【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뵌다면 치매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기를 권한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 수는 84만 명으로 조사됐으며 노인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을 정도로 치매는 이제 흔한 병이다. 심각해지면 가까웠던 가족도 못 알아보는 무서운 병이지만, 초기 진단으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부모님이 옛날 일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하더라도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오래된 기억은 유지하면서 최근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 하는 기억장애가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최근 같이 경험했던 기억에 대해 육하원칙을 적용해 물어보자. 누구와 함께,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자세히 물어본다. 최근 함께한 행사가 없다면 뉴스에 나온 큰 사건이나 시사 문제를 물어본다. 기념일 날짜를 물을 때는 년, 월, 일, 요일 등을 상세히 물어본다.
입맛이 변하는 것도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증상이다. 부모님과 식사하면서 잘 안 드시던 기름지고 달며 짠 음식을 많이 찾는지, 음식의 간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한다. 치매는 후각과 미각에도 영향을 미쳐서 맛을 잘 못 느낄 수 있다. 좋아하던 음식을 한두 숟갈만 뜨고 마는지, 짜게 된 요리가 많아졌는지 살핀다.
평소 온화하던 부모님이 갑자기 짜증을 내거나 화를 자주 내는 것처럼 성격이 변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하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치매 초기에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면서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우울하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서 취미 생활을 그만두거나 아예 사람을 만나지 않아 치매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부모님이 즐기던 취미 생활과 사교 생활에 대해 어디서, 누구와 같이,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해보자. 대답을 피하거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다면 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다. 집 청소와 요리, 논밭 관리, 은행 업무처럼 평소에 하던 일상이 유지되고 있는지도 살핀다.
박재경 힘찬걸음한의원 대표원장은 “치매의 종류는 70여 가지에 달한다. 이중 치료가 가능한 치매가 있고, 완치는 어렵더라도 병세를 늦춰 생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치매도 있다. 부모님이 자존심과 두려움 때문에 초기 증상을 덮어두기 쉬운 만큼 명절을 맞아 자녀들이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잘 살펴보자”고 말했다.
이어 “초기 진단이 제때 이루어지면 약물 처방과 인지재활이 가능하고, 판단력이 온전할 때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치매 진단이 빠를수록 치료 비용이 줄어든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위와 같은 간단한 자가진단 후에는 정확한 진단과 관리를 위해 반드시 의료 기관을 방문해 전문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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