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많이 낳으라면서…' 다자녀가구 정책 후퇴
'아이 많이 낳으라면서…' 다자녀가구 정책 후퇴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2.12.21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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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3자녀이상, 유치원 입학 우선순위 적용해달라' 청원 올라와

다음 포털 아고라에 3자녀 이상의 다자녀가구에 대한 보육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다음 포털 아고라에 3자녀 이상의 다자녀가구에 대한 보육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유치원 다자녀입학우선순위를 적용해주고 어린이집 입소순위 우선대상에 셋째자녀 이상 다자녀가정을 적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음 아고라 캡쳐사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보육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3자녀 이상의 다자녀가구에 대한 보육정책은 후퇴시키고 있어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다자녀가구들의 목소리가 뜨겁다.

 

지난 2일 다음 포털 아고라에는 다자녀가족 친목도모 카페인 '다자녀 가족행복만들기' 카페운영자가 올린 '다자녀가정 아이들은 유치원 어떻게 가라구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우리 카페 회원들은 '낳기만 해라, 키우는 건 나라에서 알아서 하겠다'는 정부의 말에 위안을 얻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정부당국에서 하는 요즘 실태를 보면 더 이상 다자녀가구가 행복하단 말을 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해당 카페에는 구립어린이집과 병설유치원에서의 3자녀이상 가구 입소혜택이 약화됨에 따른 보육정책 지적이 들끓고 있다. 7살 아들과 18개월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아빠 A 씨는 다자녀가구의 우선입학 대상범위에 대한 불신을 강력하게 드러냈다.

 

A 씨는 "내년 3월 쌍둥이가 24개월이 되면 인근 구립어린이집 3세반에 보낼 생각이었다. 아이를 키워주는 온 가족이 내년 3월만 되면 한숨 돌리겠다며 기다렸다. 하지만 올해 8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내년에 어린이집을 보내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3자녀이상 가구에 한해 어린이집 우선 입소가 가능했다. 하지만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영유아(만 5세 이하) 2자녀 가구까지 우선입소 대상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3자녀이상 가구의 어린이집 우선 입소 가능성이 좁아진 것이다.

 

A 씨는 "시행규칙에 따라 만 5세 이하 2자녀 가구 중 저희 쌍둥이들보다 생일이 빠른 가정들에게 순위가 밀리게 되면서 입소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입소가 불가능할지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구립 어린이집 경쟁이 치열해 보통 아이 임신이 확인되면 임신 확인증을 발급 받아 어린이집에 입소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A 씨의 쌍둥이 자녀는 4월생이다. 만약 1~3월생인 5세미만의 2자녀 가구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먼저 신청하게 되면 신청이 더 늦은 3자녀이상 가구 자녀들의 입소순위가 밀려난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5세 미만의 두 자녀를 키우는 것을 배려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5세미만 어린이 2명을 포함한 3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구가 같은 조건의 2자녀 가구보다 양육이 더 어렵지 않냐“며 "5세미만 2자녀가구의 우선순위는 그대로 두더라도 3자녀이상 가구의 혜택은 별도추가 우선 항목을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 씨는 "물론 5세 미만 자녀가 2명이 안 되는 3자녀이상 가구와 5세 미만 아이가 2명인 2자녀가구를 비교한다면 가치 판단을 해야한다"며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을 바로 잡아 달라"고 촉구했다.

 

연년생인 4명의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엄마 B 씨도 "당장 내년에 아이들이 갈 유치원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B 씨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병설유치원의 다자녀 우선입학이 폐지됐다. 기존에는 다자녀가 전원 우선 입학 대상이었고 입학정원의 30%만 우선 입학으로 축소되더니 급기야 폐지됐다"며 "추첨에서 떨어지면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B 씨는 여느 엄마들처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선택할 때 교육 질, 급식 질 등을 살피지 못한다. 그저 아침 7시 30분에 아이를 받아주고 저녁 7시 30분까지 아이를 보살펴줄 수 있는지만 보고 결정해왔다.

 

B 씨는 "어떤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도 아무 소리도 못한다. 무상보육으로 대기자가 늘어나며 대기자가 줄을 섰기 때문"이라며 "큰애가 내년 7살이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아이를 보낼 유치원은 종일반이 있는 병설 유치원밖에 없다. 그런데 우선입학이 폐지되면 이젠 어떡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글쓴이는 "주변 분들은 다자녀가정이라 하면 나라에서 모든 혜택을 줘 공짜로 키운다고 하지만 실제 소득인정액 기준 때문에 혜택이 없다"며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양육 질이 떨어지고 아이들의 학습기회도 줄어든다. 특히 엄마들은 아이 양육으로 전업주부가 되는데 이는 맞벌이 부부에 밀려 어린이집 우선순위에서도 밀린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청원을 통해 "유치원 다자녀입학우선순위를 적용해주고 어린이집 입소순위 우선대상에 셋째 자녀 이상 다자녀가정을 적용해 달라"며 "아이들이 많아 행복한 세상, 저출산·고령화문제로 고민하지 않는 세상이 되는 일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해당 글에는 160명이 서명한 상태다. 서명에 참여한 누리꾼들은 "아이 많이 낳으라는 소리만 하지 말고 다자녀 혜택을 늘려라", "두 자녀엄마인 제가 생각해도 2자녀가구에 다자녀혜택을 같이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다자녀 혜택을 더 많이 주진 못할 망정 이건 아니다. 이러니 저출산 국가가 되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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