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는 끝났는데 자살을 생각하는 국민들의 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이후 국민 정신건강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0년 3월부터 본 조사를 시행해왔다.
이번 조사는 특히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실시한 조사로, 그간의 국민 정신건강 현황과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우울위험군은 16.9%로 나타났다.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지만, 3.2%에 불과했던 2019년과 비교했을 땐 여전히 높고 위험한 수준이다. 가장 위험한 연령대는 30대였고, 남성(15.3%)보다 여성(18.6%)이 우울위험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감소한 집단의 우울위험군은 22.1%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집단(11.5%)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복지부는 "경제적인 문제와 정신건강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1인 가구의 우울위험군은 23.3%로 2인 이상으로 이뤄진 가구(15.6%)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배우자가 있는 사람(14.3%)보다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더 많이 우울했다(20.6%).
우울위험군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떨어졌지만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3월 1분기 조사 당시 자살생각은 11.5%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2.7%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에는 9.7%였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4.6%였다. 자살을 가장 많이 생각하는 연령대는 30대가 18.8%로 가장 높았으며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남성이 13.5%로 여성(11.9%)보다 자살생각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일반적으로 자살생각은 여성이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꾸준히 남성의 자살생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감소한 경우, 1인 가구, 배우자가 없는 경우 역시 그 반대의 경우 보다 자살생각을 더 많이 했다.
현진희 책임연구자는 "두려움과 불안은 시간이 지나며 적절히 감소하고 있으나 우울 감소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라며 "이는 국민들의 우울감 감소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소득 감소, 고립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정신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자살이 증가할 우려에 대비하여, 경제적‧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실시한 조사에서 우울, 불안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다른 한편 자살생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라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누적된 경제, 정신, 신체 건강문제가 일상회복시기 자살 위기로 분출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국민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 (정신건강서비스 안내)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심리상담 핫라인 1577-019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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