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을 먹던 아이가 어느덧 소화력이 좋아져 진밥도 잘 먹게 됐다면 이제 유아식을 시작해야 할 때다. 밥, 국, 고기 등을 소화할 수 있는 12개월 전후부터 6~7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은데, 미각이나 신장 기능이 미완성된 아이가 자극적인 성인식에 잘못 길들어 건강을 해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유아식 시작 후 1년까지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싱겁고 담백한 반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장, 소금, 설탕 등 중독성이 강한 양념은 금세 익숙해져 점점 더 짠 것, 점점 더 단 것을 찾게 하기 때문이다.
시소와그네 인천연수구영유아통합지원센터 조정희 간호사는 "영유아 시기의 영양 공급은 성인과 별개로 다뤄져야 할 부분"이라며 "아이가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그 시기에 맞는 영양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 유아식이 중요한 이유
아이의 뇌는 만 6세까지 급격한 발달의 과정을 거친다. 영양소를 균형적으로 섭취해 뇌의 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뇌세포가 잘 자랄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할 시기다. 또 3세부터 7세까지는 아이의 키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로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밤 10시~새벽 2시에 양질의 잠을 잘 수 있도록 바른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들여야 한다.
본격적으로 아이의 식습관 버릇이 형성되는 이때 아침을 먹는 것부터 적응시켜야 한다. 밥과 반찬을 기본으로 하루에 2끼 이상을 꼭 밥으로 먹도록 해야 하는데, 아침을 먹지 않으면 간식 과량 섭취, 과식으로 인한 소아비만, 활동저하, 집중력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먹는 습관을 들인다.
◇ 부모의 음식 강요하면 안 돼
숟가락에 음식을 떠 아이 입에 넣으려는 엄마와 입을 앙다무는 아이. 유아식 시기에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나면 아이의 편식을 걱정하기에 앞서 부모가 음식을 잘못 주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유아식을 만들 때 주의할 것은 영양을 고려해 아이의 기호에 맞는 조리법을 사용하되, 부모의 입맛과 식생활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밥과 반찬을 무리 없이 먹고 소화할 수 있다고 해서 부모의 음식이 바로 입맛에 맞는 것이 아니고, 부모가 정해준 음식의 양이 아이가 체감하는 식사량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고루 준비하되, 양은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 좋다.
또 아이의 편식은 부모의 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부모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이지 않아 맛의 경험을 다양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 편식으로 이어지므로 부모의 편식을 먼저 고치도록 해야 한다.
조 간호사는 "아이는 집중력이 짧아 음식에도 싫증을 잘낸다.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까다롭지가 아니라 삶아도 보고 구워도 보고 쪄보기도 하면서 아이의 기호를 맞춰보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 아이에게 참여를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접 주먹밥처럼 음식을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내거나 모양틀로 찍어내다보면 음식에 대한 흥미가 생겨 맛에 대한 호기심도 돋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골고루 먹이고 싶다면
특히 3세부터는 식사 기호에 대한 변화가 심한데, 이 때 영양을 고르게 섭취하지 못하면 소아당뇨병, 빈혈, 소아비만 등 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거부하는 음식은 억지로 먹이려고 하기보다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아이의 기호에 따라 조리해주는 방법을 쓰도록 한다.
고기나 생선, 채소를 먹지 않는다면 잘게 다져서 다른 재료와 섞어 전 등으로 부치거나 우유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우유와 달걀을 입힌 프렌치 토스트를 해주는 식으로 조리 방법을 바꾸고, 알레르기를 보이는 음식은 아이의 체질을 살펴 시기를 두고 먹이도록 한다. 평소 잘 안 먹는 음식을 먹었을 때는 칭찬해주고, 간식을 불필요하게 많이 먹어 밥맛을 떨어트리지 않게 해야 한다.
소화가 잘 되고 다음 식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간식은 생과일, 과일주스, 생야채, 유제품 등으로 튀긴 음식이나 자극적인 맛이 강한 음식을 피하면 된다. 라면이나 탄산음료 등 가공식품 섭취는 규칙적인 식사 방해뿐 아니라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키므로 최대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조 간호사는 "요즘 문제가 되는 소아빈혈 등 문제는 음식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 영양소를 고루 맞춰 먹이는 것은 어렵지만 해가 되는 음식을 먹이지 않고 나쁜 식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과정은 꼭 유아식 시기에 거쳐야 한다. 이 시기에 드는 식습관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것"고 덧붙였다.
무조건 강요를 하기보다 약간만 생각을 바꾼다면 아이도 편하고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