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어디가' 아빠들 성장하는 모습 보셨죠?"
"'아빠어디가' 아빠들 성장하는 모습 보셨죠?"
  • 정리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3.04.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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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 아빠에게 힘이 되는 시간

[데스크가 만난 사람]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

 

배우자와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하는 것도, 아이를 낳아 잘 기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결혼생활과 육아가 쉽지 않다는 것은 직접 경험을 해보고서야 깨닫게 된다. 결혼하기 전부터, 아기를 낳기 전부터 미리미리 준비한다면 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이가 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고선주 원장이다. 고 원장은 우리 국민들이 건강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자신의 삶을 걸고 있다. 가정생활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식과 정보를 나눠주는 고 원장을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대담] 소장섭 편집국장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은 남자들도 예비아빠 단계부터 같이 준비해줘야 즐거운 부부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은 남자들도 예비아빠 단계부터 같이 준비해줘야 즐거운 부부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개원한지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새 정부 국정과제로 제시된 것 중 하나가 바로 건강한 가족 기능 강화 등 가족지원에 관한 내용이어서 앞으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역할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지원하는 역할을 진흥원에서 수행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어떠한 곳인지 잘 모르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린다.

 

“(재)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건강한 가정생활의 영위와 가족의 유지 및 발전, 가족구성원의 복지증진, 다문화가족 및 다양한 가족의 역량강화 등을 위해 설립됐다. 여성가족부로부터 위탁받아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149개소) 지원 사업,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208개소) 지원 사업, 가족친화지원센터 지정 운영 등을 통해 건강가정을 저해하는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와 가족의 부양, 양육, 보호, 교육 등의 가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제반사업 등을 제공하고 있다.”

 

-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가족교육과 상담, 역량강화 등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을 꾸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결혼해서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교육이 제공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가족교육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 좀 부탁드린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가족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단계에 따라 예측 가능한 문제에 대해 미리 예방하고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결혼을 앞두거나 교제중인 미혼남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자신과 상대방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결혼 초기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아동과 청소년기 자녀가 있는 가족교육을 통해 자녀와의 대화, 진로 및 생활지도 등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50대 퇴직 전후의 중년부부를 대상으로는 노년생활을 위한 경제적 준비, 신체적·심리적인 변화 이해, 부부 및 부모자녀 관계변화 등의 내용으로 중년기 가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노년기 가족교육은 건강하고 신나는 노년기 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년기의 가족관계, 죽음준비, 건강한 생활, 알뜰한 소비 등 노년기에 겪게 되는 생활사건에 가족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특히 일·가정 양립과 가족생활의 남성참여 활성화를 위한 교육, 남성대상 자기돌봄 교육, 아빠교육, 찾아가는 아빠 교육 등 남성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것 같다.  결혼하고 나면 삶이 바뀌게 되는데 아이를 낳으면 삶이 더 많이 바뀌게 된다. 그런 면에서 가족교육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들이 있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알다시피 배우자의 사망이다. 배우자의 사망이 100정도 스트레스를 준다면 결혼이라는 건 50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다. 결혼은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사건이면서 어렵고 본인이 잘 적응해야 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특히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부 둘만 있을 때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두렵고 힘든 일일 뿐 만 아니라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결혼식을 위한 준비는 열심히 하면서 결혼 후 ‘부모됨’에 대한 준비는 어느 날 아내가 ‘나 임신했어’라고 통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도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몸으로 경험하면서 부모됨에 대한 준비를 하는 반면, 남성은 잘 따라가지 못하거나 준비하지 못해 부부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한쪽은 변했는데 한쪽은 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도 예비아빠 단계부터 같이 준비해줘야 즐거운 부부생활을 할 수 있다.”

 

- 임신 전부터 가족이 되는 것,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교육적인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본인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고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생애주기별 교육을 통해 예비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남녀를 같이 진행하고 있다. 부모교육은 거주지역 인근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방문해서 듣거나,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교육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고는 인식하면서도 막상 교육으로까지는 투자를 잘 안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 최근 아빠의 양육참여가 이슈가 되고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다양한 교육사업 가운데 하나로 ‘찾아가는 아빠’ 교육을 하고 있다. 직접 교육을 들어봤는데 집에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놀이에 대해 단순히 놀이 방법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아빠가 즐거워야 하고, 서로 같이 놀아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놀이자세와 방법을 함께 제시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자녀 양육에 있어 아빠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육아나 가사를 말할 때 남성들이 ‘같이 한다’가 아니라 ‘도와준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육아는 같이 하는 거다. 최근에 ‘아빠 어디가’ 프로그램이 인기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빠도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빠도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아빠한테도 힘이 되고, 아이들에게도 엄마보단 아빠랑 놀이를 할 때 신체활동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래도 요새는 양쪽 부모가 같이 참여하는 쪽으로 달라지는 것 같다. 젊은 아빠들은 아빠와 함께 하는 활동이 아이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더 적극적으로 아이와 어떻게 하면 더 잘 놀 수 있는지 찾아내는 것 같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하면서도 막상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지난해부터 주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남성의 가족생활 참여 확대다. 아빠교육에서는 어떻게 아이들과 어울리고 지내야 하는지,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친밀감을 증진시키는 것과 더불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아빠 역할의 균형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참여하기를 원하나 시간상, 또는 접근성이 떨어져 참여하지 못하는 아빠들을 위해 직장 또는 어린이집으로 찾아가는 아빠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토요 가족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아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웃가족 간 자녀 돌봄과 양육을 품앗이하는 가족품앗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아빠가 양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실 내부 회의 책상에 가족, 여성, 아동 등 정부, 학계 정책 자료집들이 수북히 놓여있다. 정책 자료집 너머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이 베이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실 내부 회의 책상에 가족, 여성, 아동 등 정부, 학계 정책 자료집들이 수북히 놓여있다. 정책 자료집 너머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이 베이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육아와 관련된 교육은 건강가정지원센터나 기업들에서도 다양한 주제로 많이 진행하고 있다. 인기도 많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재는 개인이 노력을 해서 찾아야만 이러한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고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관심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누구나 가까이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좀 제도적으로 교육을 쉽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공감한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 출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현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하고 있는 교육은 아직 예산규모가 크지 않아 비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교육부분은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예산문제가 가장 큰 난항이다.

 

접근성 문제는 무척 중요하다.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혼인신고를 할 때부터 이런 교육을 들으면 혜택을 준다든지 하면 좋을 것 같다. 양육수당을 지급할 때도 정보 제공 형태로 부모교육이 같이 제공이 되면 좋을 것 같다.”

 

- 현재 정부에서 현금지급 방식의 양육수당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바우처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양육수당도 통제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돈이 제대로 쓰일 수 있게 하겠다는 건데 처음 양육수당을 수령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양육수당을 수령하기 전에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 같다. 부모들은 어떤 형태로든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이 있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은 너무나 가치 있는 일이다. 교육을 받은 후 본인도 효과가 좋다고 느끼면 지속적으로 관심 있게 찾아보면서 교육을 받을 거다.

 

양육수당 정책을 설계할 때부터 이런 교육적인 부분이 같이 검토됐어야 하는데 아쉽다.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가 정말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까지는 복지정책을 펼칠 때 경제적으로만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원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그 콘텐츠를 채우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복지의 한 단계가 업그레이드되는 건데 지금쯤이면 가능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 말씀하신 것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하는 것이 개인에 있어서 큰 사건인데 모르는 일도 많고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도 많다. 부모님 세대와 또 다르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역할이 계속 커지게 되는 것 같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아이도 많지 낳지 않고 평균수명도 늘어나다보니 자녀가 출가한 이후 부부끼리 사는 기간만도 10년이 넘는다. 그 시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배우자가 먼저 사망한 후에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가족생활을 한다고 할 때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성장해 부모 곁을 떠나고 조부모가 되는 것처럼 보편적으로 예측 가능한 사건들이 있다. 반면 살다보면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도 생긴다. 외부 충격이 왔을 때 어떤 가족은 해체되기도 하고 어떤 가족은 외부 요인을 잘 극복해 나가기도 한다. 유대관계를 잘 구축했을 경우 외부 스트레스 요인을 잘 극복할 수 있는데,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이 이러한 가정은 훨씬 더 가족생활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가족들이 이런 외부의 사건들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이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하는 일이다.”

 

- 가족문화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매주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하고, 정시 퇴근해 가족이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캠페인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널리 알려지지 않아 좀 아쉬운 마음도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있으신지?

 

“현재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가족사랑의 날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데 가족사랑의 날 캠페인은 매우 의미가 크다. 아직은 많은 기업에서 참여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아쉽다. 좀 더 효과적인 캠페인이 되기 위해 TV나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를 진행하고, 더불어 SNS를 통해서도 실제적인 참여 분위기 조성이 이루어지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본다. 최종적인 목표는 정시퇴근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므로 정부와 기업 간 이에 대한 면밀한 의사소통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전 국민이 가족사랑의 날에 참여하려면 가족, 기업, 학교에서 같이 움직여줘야 한다. 중고생 자녀들이 수요일에 야간학습을 하지 않고 학원도 협조가 있어줘야 하는 부분이다. 그 정도까지 끌어낼 수 있으면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자녀의 교육이 우선이다 보니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는 참여가 잘 되는데 취학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 가족친화 환경을 만들려면 교육에 대한 관점부터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또 기업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 비해선 변화들이 일어난 거 같은데 아직 기업들의 가족친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긴 걸로 1위라고 한다. 장시간 노동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가족친화는 어렵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서는 가족친화문화가 훨씬 나아진 것 같다. 전에는 가족친화 환경 조성이나 일·가정 양립이 여성근로자에 대한 지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여성 뿐 아니라 모든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는 거고 결국은 기업의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높이는데도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

 

기업의 대표가 적극적 관심을 가지면 빠른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도 좀 보인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임금을 좀 적게 받더라도 개인 여가시간을 더 비중 있게 생각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같다.”

 

- 그런 맥락에서 새 정부에서 ‘아빠의 달’ 정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아내가 출산 시 한 달간의 출산휴가를 받는 개념인 이 정책에 대해 현실적으로 한 달의 업무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기업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모든 정책이 도입 초기에는 다 충돌이 있다. 초기 출산휴가를 도입할 때도 기업 입장에서는 임신·출산으로 인한 공백이 없는 남성 직원을 선호했다. 일·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워지다 보니 여성들이 결혼과 임신을 포기하게 되고, 출산율이 떨어졌다. 또 결국엔 기업도 좋은 인력을 구할 수 없게 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제는 일·가정 양립이라는 게 남성에게도 적용되는 것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이런 제도가 기업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는 거다. 다음 세대를 낳아 키우는 건 온 사회의 책임이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은 가족친화정책을 펼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아빠의 달을 도입해 한달간 휴가를 주는 것도 결국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은 가족친화정책을 펼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아빠의 달을 도입해 한달간 휴가를 주는 것도 결국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친화를 위한 제도가 결국에는 기업들한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야 할 것 같다.

 

“너무 단기적인 관점에서 ‘한 달 동안 일을 안 하면 공백은 어떡하지?’ 이런 고민만 할 건 아니다. 기업입장에서 전 직원을 로봇으로 만들어 퇴근도 하지 않고 출산도 안하고 아이돌보지 않는 걸 이상적인 것으로 보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기업에 제공하는 노동력은 재생산돼야 한다. 가정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이 돼야 기업에서도 훨씬 긍정적인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거다. 이런 부분들이 잘 돌아가야 기업에 도움이 된다.

 

출산할 때까지는 여성도 남성처럼 육아 아마추어인 건 마찬가지다. 여성이라고 해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르는 건 마찬가진데 여성들이 출산휴가 3개월 동안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엄마는 전문가가 되고, 아빠는 여전히 아마추어로 남아있다. 이 기간 동안 엄마는 아빠가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기회까지 독점한다.

 

아빠의 달을 통해 출산 후 엄마의 몸이 회복되지 않은 한 달 동안 아빠도 부모로서의 능력을 배양하고, 엄마도 좀 더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빠의 달 정책은 부모역할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육아는 집중되면 부담, 나누는 사람이 많을수록 기쁨’이다. 엄마 혼자 키우면 육아스트레스가 크다. 부모가 같이 참여하고 친인척과 이웃이 육아에 동참한다면 다음 세대를 키우는 보람을 공유할 수 있다.”

 

- 전에는 마을 단위 공동체 생활을 해서 마을 안에서 육아정보도 교류하고 육아문제를 풀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족생활의 변화가 생기면서 아이를 낳으면 ‘섬’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엄마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주로 얻는 경우가 많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하고 있는 돌봄지원사업 가운데 하나가 ‘공동육아나눔터’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도 호응이 높다. 이런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공동육아나눔터는 무척 보람되는 사업이고 성과도 좋다. 과거 생존기반 자체가 노동력을 집약하는 농업중심일 때는 이웃 친인척이 다 참여하는 게 자연스러웠는데 현재는 개인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결국 핵가족단위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육아는 혼자 부담하면 굉장한 스트레스다.

 

지금은 인터넷 소통이 활발하지만 실제로 육아는 지리적 근접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인터넷 상황에서는 정보는 나눌 수 있지만 살아있는 육아를 나누는 건 어렵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지리적으로 가까운 엄마들이 함께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것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기업의 지원을 받아 공간을 확보하고 장난감 등의 물품과 정보를 나누는 형태로 하고 있다. 조금 더 발전하면 사교육도 나눠서 함께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외동으로 크는 것에 비해 또래와 상호작용을 하며 자라는 경우는 사회성 발달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공동육아를 하면서 아이들끼리 서로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엄마는 엄마대로 혼자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반응이 굉장히 좋다.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건강가정지원센터 중 공동육아나눔터가 운영되는 곳은 23곳이다. 그 외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공간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계속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아직까지는 시범사업 수준이다. 공동육아나눔터와 한부모가족 지원사업(가족역량강화 사업으로 17곳 정도만 하고 있다)을 더 늘려야 한다.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전국에 설치가 되면 모든 센터에서 이런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 최근 지역사회 내에서 육아 커뮤니티들이 많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보육정보센터를 통해서도 이와 유사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보육정보센터는 개별적인 가정이 이용하는 시스템이고, 공동육아나눔터의 경우는 주민, 이웃이 함께하며 가족끼리의 연대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즉, 육아라는 공통분모는 있지만 공동육아나눔터는 자녀에게 교육과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자 하는 가정이 모여 함께 공동으로 자녀돌봄을 함께 이루어가도록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든지 이용 가능하며, 나눔터에 비치되어 있는 장난감, 도서, 기자재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나눔터에서는 상시프로그램 운영으로 매주 하루는 부모-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소정의 대여비를 내면 장난감도 대여할 수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지역의 부모-자녀들에게 놀이공간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 미혼모나 한부모가족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들에 대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는데, 인식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국가는 어떤 가정환경에서 태어났던 간에 그 아이가 최대한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한다. 많은 종류의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게 사회적인 인식과 차별이다. 그런 게 제대로 해결이 되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부모는 두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는 훨씬 힘들다. 혼자 육아와 경제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지원이 가야 하는 게 맞다. 아직까지는 지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사회적 인식 등으로 인해 내놓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아동을 기준으로 해서 부모가 있건 없건 법적 부부사이에 태어난 아이든지 아니든지 아이는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클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좋은 사회다. 좀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는 지원해주고, 싱글맘, 조손가족, 장애인가족 이런 가족의 특성을 고려해 유형별로 다른 종류의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싱글맘의 경우엔 독자적인 가족을 꾸릴 수 있을 만큼 성장할 때까지 학업도 같이 지원해줘야 한다.

 

정책이 많이 진화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 곳곳의 허점들을 다 커버할 만큼 충분한 건 아니다. 가야할 길은 멀다.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든 아이를 하나의 존귀한 생명으로 바라보고 우리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가 보듬어 가야 한다. 아동을 양육하는 건 결국 가족이지만 가족이 갖고 있는 조건이 다 다르다 보니 자녀를 양육하는 가족환경을 고려해 거기에 맞는 지원도 함께 가야한다.”

 

- 저소득층에만 지급하던 양육수당이 올해부터 전 계층으로 대상이 넓어졌다. 학계 등에서는 부모의 소득계층이나 부모생존여부 등 어떤 조건과 상관없이 아동 한 명당 매달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아동수당’에 대해 오래전부터 얘기를 해왔고, 지난 대선 때도 잠시 얘기가 나왔다. 아동수당은 아이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안전망이라고 봤을 때 현재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먼저 우리나라의 아동복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아이에 대해 어떻게 접근을 했냐면 6.25 당시 전쟁고아들이 많이 생기면서 아동복지의 관점에서 그 아이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지면서 취업여성의 자녀들을 지원하려다 보니 보육지원이 시작됐고, 또 어린이집을 다녀야만 지원을 받다보니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돼 집에서 키우는 경우에는 양육수당을 지급하게 된 거다.

 

아마 이 다음 단계는 결국에 보편적인 아동수당이 될 거다. 복지정책이 만들어지려면 긴급하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이어서 사회적 합의가 빨리 이뤄지거나, 아니면 정부의 강력한 제안이 있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선택해야 할 때 우선순위에서 아동수당이 후순위로 가게 된 것이다. 아동수당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 안에서 분배라고 했을 때 지금 이 시점에서 이것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긴급하다고 보는 다른 부분들을 고려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보편복지로 가는 가장 큰 걸림돌은 재원이다. 제가 재원을 배분하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아동수당에 많은 지원을 하게 되면 다른 부분에는 지원이 갈 수 없으니 지금 상태론 어려울 것 같다. 아동수당을 선택할 수 있으려면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동은 아동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집단이 없다는 게 문제다. 아동은 부모가 대변해 줘야 하는데 부모들이 하나의 세력으로 이익집단화 하기에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도 언젠가는 지원될 것이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가끔 언론보도를 통해 생활고 등으로 인해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동반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갑갑하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되는 살인행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식이 부모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는 어떻게든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내가 없으면 아이는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부모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이런 일들을 저지르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자살에 허용적인 문화이긴 한 것 같다. 사람들이 이런 소식을 접하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생각한다. 만약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성금을 보낸다던지 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언론에서도 이런 소식을 미담으로 쓰는 것도 문제다.

 

공감을 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자녀의 생명을 부모가 결정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의 자식이나 내 자식 모두 마찬가지다. 이건 부모능력이 없는 거다. 모든 부모가 자녀를 잘 키워야 하는 의무가 있다. 만약 이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회가 부모 역할을 대신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 초기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이제는 초등학생이거나 많이 자랐다.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어느 정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들 가정에 대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징적인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한국어교육과 방문상담, 임신-출산-육아에 이르는 생애주기별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언어발달이 지연되고 있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언어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그 외 특성화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결혼이민자 상담원이 한국생활 정보와 다문화가족서비스를 총 10개 국어로 지원하는 다누리콜센터(1577-5432)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폭력피해 등 시간 외 긴급사례는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1577-1366)으로 자동 연결된다. 또 대한변호사협회와 연계해 월 1회 변호사 전화법률상담과 다누리 온라인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은 초기에는 결혼이민자 여성을 중심으로 접근이 됐다. 그랬다가 지금은 가족 중심으로 바뀌어 다문화 가족이 처한 생애주기별로 지원이 된다. 조금 더 메인 타켓은 아동으로 많이 가고 있다. 이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한국인이었고 이 아이들이 어떻게 크느냐가 전체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수도 있다. 양쪽 문화의 장점을 가진 인재로 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문화 아이들은 언어장애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한국어 발달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이 아이들에게 언어발달지도사가 언어발달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교육이 굉장히 효과가 좋다. 어찌 보면 참 슬픈 일이다. 이렇게 조금만 자극을 줘도 금세 언어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데 집에서 언어자극을 주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다.

 

아이는 엄마 혼자 키우는 게 아니라 가족이 같이 키우는 거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이의 한국어 자극은 아빠나 다른 가족이 시켜주면 된다. 그런데 다문화가정을 들여다보면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거야. 이 아이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어로 키워야 해’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특히 나이 드신 시부모님이 이렇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엄마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로 키우다보니 아이의 한국어 발달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아빠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는 한다.

 

아빠가 한국어를 가르치고, 엄마는 모국어를 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면 아이는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동남아 시장이 굉장히 커질 텐데 두 문화에 익숙하면 나중에 커서 취업도 잘 되지 않을까 싶다. 국가에서 인재를 키워볼만 할 것 같다.

 

또 최근 다문화쪽에서 관심을 갖는 게 이주여성의 경제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남편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조만간 이주여성들이 가족을 부양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예산으로 다 책임져야 하는데 복지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게 된다.

 

다문화가정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차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데, 그래도 백인에게는 우호적인 반면 동남아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다. 결혼을 하더라도 이주여성들에게는 경제권을 주지 않는다던지, 자녀의 학부모상담에서도 소외시킨다던지, 물건을 구입 후 환불이나 교환을 잘 해주지 않으려 한다든지 등 제도적인 것 이외에도 사소한 일상생활에서 겪는 차별도 커서 이러한 것들을 개선하기 위한 인식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은 다문화가족 아이들에게 조금만 언어적 지원이 이뤄져도 곧바로 효과가 나오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은 다문화가족 아이들에게 조금만 언어적 지원이 이뤄져도 곧바로 효과가 나오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학교 내 왕따 문제가 심각하다. 생김새가 다른 것 때문에 다문화 가정 아이들도 놀림 받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인식개선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래서 올해 주력사업이 어린이집 보육교사 대상 교육이다.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 게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다문화가정 아이에게 상처가 되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에 조류독감이 유행했을 때 선생님이 ‘이 병은 외국에서 옮겨오는 거다’ 툭 내뱉었을 때 아이들은 다 엄마가 외국인인 아이를 쳐다보고 이 아이는 조류독감을 옮기는 아이가 돼 버리는 거다. 그래서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도 배워야 한다.

 

절대로 다문화가정 아이를 따로 분리하지 말고, 이 아이들에 대해 다른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엔 교육청에서도 다문화사업을 위한 예산을 학교에 내려 보내면 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 따로 모이라 해서 이 아이들을 데리고 덕수궁이나 경복궁 같은 곳으로 전통문화 체험을 간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사는 한국아이들이다. 굳이 이 아이들만 따로 모아 전통문화를 체험하러 갈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필요한 건 부모 모두가 한국인인 아이들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 가족유형이 다양화 되면서 이에 따른 특성화된 가족지원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앞장서리라 기대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가족친화적인 지역과 일터를 조성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미션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가족정책전달기관인 지역센터와 가족정책 협력기관과 함께 다양한 가족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기관의 첫 번째 목표는 법정법인화가 되는 것이다. 현재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민간단체로 재단법인 형태로 되어 있는데 조금 더 장기적 고민을 하고 운영을 원활히 하려면 기관이 법정법인의 지위를 가져야 한다.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전국에 있는 건강가족지원센터와 다문화지원센터는 법에 근거해서 국비와 지방비가 매칭돼 각각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위탁체를 선정해 각각 운영을 하고 있다. 진흥원은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지원센터의 중앙관리를 하는 기능만을 여가부가 다시 위탁했기 때문에 그곳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통제하는 기능은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전국 센터의 프로그램 개발, 시범사업 운영, 종사자 교육, 센터 평가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거다. 매년 그렇게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업이 아이돌봄사업 등 10개가 넘는 걸 하고 있다.

 

진흥원 입장에서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도록 법에 근거가 돼 있고 법정법인이 돼야 우리 일을 할 수 있는 거라서 매우 중요하다. 건강가정기본법에 진흥원이 명시돼야 한다. 이번 정부 내에 가능할 거라고 믿고 있다.

 

또 현재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아직은 전국적으로 다 있지 못해 센터가 없는 지역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전국에 설치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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