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베이비는 왜 카시트에 누워 퇴원할까?
로열베이비는 왜 카시트에 누워 퇴원할까?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3.08.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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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신생아부터 카시트 장착 생활화되어 있어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가장 위험한 게 아이들이다. 하지만 영유아용 카시트에 아이를 태우는 부모는 10명 중 4명이 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카시트 사용에 대한 인식개선이 절실하다.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한국어린이안전재단, 교통안전공단,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육아방송, YKBnC 맥시코시와 함께 ‘카시트는 아이의 생명입니다’ 어린이안전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 왕비 막시마가 세 번째 공주인 아리안느와 병원을 퇴원하는 모습. 아리안느는 간호사가 든 신생아용 카시트에 누워 퇴원했다. ⓒ맥시코시
네덜란드 왕비 막시마가 세 번째 공주인 아리안느와 병원을 퇴원하는 모습. 아리안느는 간호사가 든 신생아용 카시트에 누워 퇴원했다. ⓒ맥시코시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로열베이비인 조지알렉산더 루이스를 신생아용 카시트에 눕힌 채 병원을 나서고 있다. 유럽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카시트가 없으면 병원에서 아이를 퇴원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피앙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로열베이비인 조지알렉산더 루이스를 신생아용 카시트에 눕힌 채 병원을 나서고 있다. 유럽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카시트가 없으면 병원에서 아이를 퇴원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피앙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이트 메리 병원 앞.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사이에서 탄생한 ‘로열베이비’가 퇴원하는 모습을 담으려는 인파들로 가득했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로열베이비를 챙기는 윌리엄 왕세손의 등장에 영국인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아버지가 된 윌리엄 왕세손, 그리고 3.8kg의 ‘조지 알렉산더 루이스’라는 이름의 로열베이비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이들 부자의 등장과 함께 주목된 건 로열베이비가 있던 위치였다. 로열베이비는 아빠나 엄마의 품이 아닌, 바구니형 카시트에 편안하게 누운 채 등장해, 그대로 자동차에 몸을 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퇴원 모습은 영국의 로열베이비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네덜란드 왕비 막시마의 세 번째 공주인 ‘아리안느’도 간호사가 든 바구니형 카시트에 누운 채로 퇴원했다. 스웨덴 빅토리아 공주의 첫째 딸도 마찬가지였다. 로열베이비 모두가 바구니형 카시트에 누워 퇴원한 것이다.

 

◇ 로열베이비는 왜 카시트에 누워 퇴원할까?

 

왜 유럽의 로열베이비들은 모두 병원에서 퇴원할 때 바구니형 카시트에 누워 퇴원한 것일까? 유럽에서는 아이들의 카시트 착용을 법으로 강력하게 규정하고 반드시 카시트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생아도 마찬가지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신생아가 병원을 나서 차량으로 이동할 때 카시트를 반드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카시트가 준비되지 않으면 병원 측이 부모에게 아이를 보내지 않을 정도로 카시트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다.

 

실제 영국 도로교통법에서는 카시트 사용에 대한 법적 요구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운전자는 자동차, 밴 및 기타 화물차량에 탑승한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안전띠나 요구조건에 맞는 승인된 어린이보호장구를 착용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의 신장이 1.35m(약 4피트 5인치/또는 12세) 이하일 경우에는 제조자의 지시에 따라 아동의 체중에 적합한 베이비시트, 차일드 시트, 부스터시트, 부스터쿠션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유럽경제위원회(ECE) 안전 규정에 의거한 단계별 카시트 기준은 ECE Group 0~3으로 나뉜다. ECE Group 0은 2.5~13kg인 신생아부터 돌 전후의 영유아가 사용하며 ECE Group 1은 9~18kg인 9개월부터 만 4세 전후의 유아동이 사용한다. ECE Group 2, 3은 15~36kg인 6개월부터 12세 이전의 아동이 사용하기 적합하다.

 

교통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도 카시트에 대한 규정을 철저히 하고 있다. 독일의 도로교통법은 키가 150cm 이하인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안전벨트규정이 적용되는 차량좌석에 어린이안전장구를 사용할 경우에만 차량에 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카시트 착용률이 97%에 달할 정도로 카시트 착용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힌 상태다. 또한 영국, 스웨덴은 95%, 프랑스는 91%, 캐나다는 87%로 높은 장착률을 보이고 있다.

 

◇ 카시트 사용 안하는 우리나라 ‘위험’

 

하지만 교통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카시트 착용률은 현저히 낮다. 2011년 우리나라 유아용 카시트 착용률은 37.42%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됨에 따라 6세 미만 어린이는 카시트 등의 유아보호용장구를 장착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유아용품 업체가 임신부 658명을 대상으로 ‘유아용 카시트 인식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2.2%(212명)가 차량 내 유아용 카시트 착용에 대한 법적 의무를 모르고 있었다.

 

특히 신생아에 대한 카시트 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 육아커뮤니티에 예비엄마들이 ‘퇴원 후 차량 이동시 카시트가 필요한가요’라고 올린 글들에는 ‘카시트가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인 엄마들이 많았다.

 

한 엄마는 “카시트는 너무 일찍 사면 필요 없다. 나는 아이가 60일될 때까지 (차에서) 안고 다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엄마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카시트보단 겉싸개를 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부모들의 인식이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큰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 카시트는 신생아부터 단계별로 사용해야

 

미국 교통안전전문 기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적정한 카시트 착용 시 1세 미만의 어린이는 71%, 취학 전 아동(1~4세)은 54%까지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카시트를 착용하면 아이 머리 부분을 보호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고에 따르면 교통사고 시 어린이의 머리 부분 부상률이 카시트를 착용한 경우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3.1배 낮았으며, 성인용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보다도 1.3배 낮았다.

 

특히 신생아는 어느 때보다도 안전을 위해 카시트를 이용해야 하는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척추 전문의는 “한 살 미만의 아기는 목과 허리 근력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을 경우 특히 머리가 굉장히 심하게 흔들려 셰이큰베이비증후군(흔들린 아이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시트는 아이의 연령과 체중을 고려해 신생아, 유아, 아동까지 단계별 카시트를 사용하는 게 가장 안전한 것이다.
 
카시트의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캐나다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아이가 카시트에 탑승하지 않을 경우 신고하는 문화의식이 확산돼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천수 책임연구원은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차 중에서 아이를 앉은 채 조수석에 탄 엄마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정책도 정책이지만 카시트를 꼭 이용해야 한다는 문화 의식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카시트 착용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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