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버스에 실어도 될까? 안될까?
'저상버스=장애인버스?' NO! '저상버스=모두의 버스'
지난 주 한 커뮤니티에서는 ‘유모차를 저상버스에 태워도 되느냐’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한 육아맘이 저상버스에 유모차를 들고 타면서 겪었던 불편함에 대한 글을 올리자, 이를 놓고 “유모차를 들고 타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와 “버스에 유모차를 태우는 것은 민폐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휠체어는 저상버스에 타도 되지만 아이들은 포대기나 아기띠도 있으니 유모차를 들고 타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저상버스에는 휠체어만 실을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잇단 누리꾼들의 지적에 해당 글을 올린 육아맘은 “제 욕심이 조금 컸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입장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잠시 대중교통과는 멀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처럼 저상버스는 휠체어만 탈 수 있을까? 유모차를 싣고 저상버스에 탑승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일까?

◇ '저상버스=장애인버스?' NO! '저상버스=모두의 버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장애인 뿐 아니라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도 교통약자로 명시하고 저상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해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이를 위해 해당 법에서는 저상버스를 도입, 운영하는 내용도 명시하고 있다. 휠체어 장애인뿐만 아니라 교통약자 등 모든 시민이 저상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건 당연한 권리인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도입한 것이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도 전부 이용 가능하고, 탑승 시 슬로프(승강장치)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선진국인 덴마크, 독일, 영국, 핀란드, 캐나다 등에서는 1990년대부터 저상버스가 일반화되었다. 핀란드에서는 일반 승객의 경우 앞문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타지만 유모차가 있는 경우라면 넓은 뒷문으로 타게 된다. 특히 교통선진국의 버스에는 유모차 전용석이 따로 마련돼 있어 유모차 이용이 편리하다.
◇ "모든 사람 위해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상버스=장애인 버스’라는 인식과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 등 때문에 유모차 이용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조차도 저상버스 이용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도 많이 부족하다. 장애인인권포럼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2월말 기준으로 저상버스는 전체 시내버스 3만 2552대 중 11.76%인 3828대가 도입됐다.
저상버스 도입 등을 꾸준히 촉구하고 있는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저상버스는 대한민국 국민의 25%로 추정되는 교통약자인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노약자, 영유아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정책실장은 “사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저상버스를 많이 탈 수 있진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저상버스가 필요 없진 않다. 저상버스의 원래 목적은 장애인, 유모차 이용자, 노약자 모두를 편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시스(대표 이종승)와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유모차 이용자들도 버스, 지하철, 기차 등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http://safe.ibabynews.com)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서포터즈 1000명(가족 포함 3000명)이 참가하는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 서포터즈 소망식이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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