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없으면 지원도 없다”... 복지 문턱에 막힌 미성년 청소년부모

“주소 없으면 지원도 없다”... 복지 문턱에 막힌 미성년 청소년부모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6.29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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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행정 장벽 겹쳐 복지 사각지대 지속... 제도 개선 시급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2021년 법 개정으로 청소년 부모 지원의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자립의 핵심 조건인 주거 문제와 전입신고 장벽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원 대상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베이비뉴스

A양은 임신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지만 “출산을 고집한다면 가족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집에서 쫓겨났다. 이후 청소년 지원기관의 도움으로 임대주택을 마련해 독립을 시도했으나, 전입신고 과정에서 다시 벽에 막혔다. 현행 제도상 미성년자는 전입신고를 위해 법정대리인의 동의서와 신분증 확인이 필수인데, 부모와 관계가 단절된 A양으로서는 이를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성년 청소년 부모가 ‘주소가 없다’는 이유로 복지 체계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1년 법 개정으로 청소년 부모 지원의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자립의 핵심 조건인 주거 문제와 전입신고 장벽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원 대상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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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미성년 청소년 부모의 주소 없는 삶’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청소년 부모 출생아는 총 5,403명으로 전체 출생아(23만 8317명)의 약 2.3%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15~19세 출생아는 441명, 20~24세는 4962명이다.

보고서는 주거 불안정이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어렵게 하고, 잦은 이주와 생활환경 변화로 인해 학업 중단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가정과 단절된 미성년 청소년 부모의 경우, ‘전입신고’ 단계에서부터 제도적 장벽에 직면하며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주소지가 확정되지 않으면 임신·출산 지원은 물론 공공임대주택 등 자립 지원 체계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보고서는 "제한은 단순한 행정 불편을 넘어, 청소년부모와 영유아의 생존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를 야기한다"며 "전입신고가 안 되어 임신·출산 바우처를 받지 못하면 산전 검진과 출산 준비 비용을 전적으로 개인이 부담해야 하고, 이는 불법·고금리 대출 이용, 범죄 또는 불법 노동 노출 등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원주택이나 보호시설에 입주한 청소년 부모 역시 전입신고가 되지 않아 긴급복지 의료비 지원이나 지자체 연계 임산부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고, 행정상 ‘실거주지가 없는 사람’과 유사한 상태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출산 이후에도 주민등록 주소와 실제 거주지가 불일치할 경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영유아 돌봄, 긴급생계비, 아동 관련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며, 이는 산후 회복 지연과 영유아 건강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현행 체계 내에서 미성년자가 전입할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를 지자체가 적극 수용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청소년 쉼터나 임시 보호시설에 실제 거주하는 경우 이를 합법적 주소지로 인정하는 지침을 활성화하고, 전입 접수와 동시에 주민등록표 열람 및 등·초본 교부 제한을 원스톱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공신력 있는 보호시설 공문이나 사례관리자 동행 시 담당 공무원이 즉시 전입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위기 청소년 전입 패스트트랙’ 도입도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근본적으로는 미성년자의 주거 계약 관련 행위 능력을 제한적으로 확대하는 입법 필요성도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대안으로 부상한 「한부모가족지원법」 등의 ‘서비스 제공 주소’ 도입은 청소년 쉼터나 복지 거점의 주소를 공법상 임시 주소로 인정해 즉각적인 급여를 제공하자는 취지인데, 이를 출산 임박 등 긴급 상황에 한정하여 한시적(예: 1년)으로만 적용하고 이후에는 실제 독립된 영구 거처 확보로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법안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통합 사례관리 정보망 구축과 대리 신청, 관할 외 접수 전면 허용 등 행정 절차 개선도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놨다.

끝으로 청소년 부모가 시설장 등의 확인을 통해 실제로 독립적인 거주와 양육을 하고 있음이 입증될 경우, 주민등록 이전 여부나 부모 동의와 관계없이 ‘독립 보장 가구’로 분리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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