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를 왜 부끄러워해야 하나”… ‘성적 수치심’ 용어 손질 나선 국회

“성범죄 피해를 왜 부끄러워해야 하나”… ‘성적 수치심’ 용어 손질 나선 국회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6.3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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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향엽 의원, 현행법 10건서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 추진… “피해자 낙인 해소 기대”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권향엽 더불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 ⓒ권향엽 의원실

권향엽 더불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회의원은 다수의 현행 법률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성적 불쾌감’으로 일괄 변경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정 대상은 「남녀고용평등법」, 「노인복지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대부업법」, 「사회서비스 이용권법」, 「청소년성보호법」, 「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활동법」, 「항공보안법」 등 총 10개 법률이다.

그간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느껴야만 성범죄피해자다’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용어 변경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성범죄피해자가 느낀 분노, 공포 등의 감정은 배제되고, 피해자를 ‘부끄러운 일, 창피한 일을 당한 사람’으로 낙인 찍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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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법원은 일명 ‘레깅스 촬영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유죄취지 파기환송하면서 “성적 수치심의 의미를 협소하게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분노·공포, 무기력·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2년 10월부터 양형인자 중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모두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해 적용하고 있다.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가 정조 관념에 기초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떳떳하지 못한 느낌을 받아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국회에서도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성폭력처벌법과 철도안전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다른 법률의 ‘성적 수치심’ 용어도 일괄하여 정비함으로써 해석상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표명했다.

권향엽 의원은 “이번 법안 발의로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일괄 변경하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인식에 변화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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