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나 편의점 음료 매대를 찾으면 ‘0kcal, 무설탕, 제로’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단맛은 즐기고 싶지만 건강 때문에 망설였던 사람들이라면 단맛은 그대로인데 설탕과 열량을 줄인 제로 음료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로 음료는 정말로 우리 몸에 덜 해로우며, 꾸준히 마셔도 괜찮은 음료일까요?
엄밀하게 제로 음료는 설탕을 아예 쓰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 에리스리톨 같은 인공 및 천연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낸 것입니다. 이들 감미료는 설탕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내지만 당류와 열량은 거의 없습니다. 즉, 혀에서 단맛은 충분히 느끼지만 실제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에너지와 당은 올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우리 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요?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감미료의 단맛과 실제 에너지 섭취 사이의 관계, 그리고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신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감미료를 섭취했을 때 뇌 영역의 반응이 달라지거나 배고픔에 대한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관찰됐습니다. 다시 말해 단맛을 감지한 뇌가 보상을 기다리지만 열량이 충족되지 못하면서 뇌가 혼란을 느끼게 되고, 이런 불일치가 지속될 경우 우리 몸은 단맛을 더 갈망하게 되거나 가짜 배고픔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제로 음료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장내 미생물입니다. 수크랄로스와 사카린 같은 일부 대체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의 구성이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감미료를 섭취한 뒤 장내 세균의 구성이 달라지거나 혈당 변화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물의 대사와 면역 반응, 혈당 조절 등 다양한 생리 과정에 관여합니다. 그런데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일으켜 염증이나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당뇨병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인공 감미료 섭취량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질병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제로 음료에 들어 있는 감미료를 ‘위험한 물질’로만 봐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스파탐은 2023년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됐습니다. 이에 대해 WHO에서는 아스파탐에 대한 재연구에서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체중 1kg당 40mg으로 제안했고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안전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스파탐이 200~300mg 정도 들어 있는 다이어트 탄산음료의 경우, 체중 70kg인 성인이 다른 음식에서 아스파탐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하루 9~14캔 이하는 안전 기준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스파탐이 완전히 안전한 성분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발암 물질에 해당하는 것이며, 아직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위험성까지 고려할 경우 섭취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따라서 제로 음료를 꾸준히 마셔도 적정선을 넘어가지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설탕이 들어 있는 일반 음료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대체제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제로 음료라고 하더라도 하루 한 캔 이상은 먹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놓고 이와 더불어 제로 음료를 대신할 만한 건강 음료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음료보다는 물이 가장 좋지만, 물만 마시기 부담스럽다면 레몬이나 라임을 띄운 차나 생강차, 보리차, 현미차 등 자신에게 맞는 차를 음료 대신 활용하면서 조금씩 설탕이나 감미료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노력하면 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물을 대신할 음료는 없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갈증이 날 때는 물을 마시는 습관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 몸을 위한 가장 건강한 선택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