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인정을 발판 삼아, 그 다음을 물어야할 때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인정을 발판 삼아, 그 다음을 물어야할 때
  • 기고=노성훈
  • 승인 2026.09.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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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모든 아동의 의료·보육·교육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 남부지역본부 노성훈 본부장. ⓒ노성훈
세이브더칠드런 남부지역본부 노성훈 본부장. ⓒ노성훈

최근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이 국내법에 따라 출생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헌법재판소 설립 이래 국회의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해 위헌을 확인한 두 번째 결정으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제도 마련이 단순한 정책적 선택이 아니라 국가가 이행해야 할 헌법적 의무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아가 국적이나 부모의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태어난 즉시 자신의 존재를 공적으로 기록하고 증명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출생등록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아동이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첫 관문이다. 출생 사실이 기록되지 않으면 아동은 자신의 이름과 나이, 가족관계를 공식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워지고, 학대·유기·범죄 등 위험 상황에서도 필요한 보호체계에 연결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출생등록은 외국인 아동에게 대한민국 국적이나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번 결정은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 상태가 아동이 자신의 존재를 등록하고 보호받을 기회까지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동은 자신이 태어날 나라나 부모의 체류자격을 선택할 수 없다. 그럼에도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조건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공적으로 증명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시작점에서부터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실효성 있는 제도로 완성하는 일이다. 국회와 정부는 외국인 아동의 국내 출생등록이 실제로 가능하도록 등록 절차와 담당 기관, 필요한 서류 및 개인정보 보호 원칙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 아동과 가족이 제도를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다국어 안내와 통역, 상담 등 현장 지원체계도 강화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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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출생등록 제도가 마련되고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아동이 등록 절차의 진행 여부로 인해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응급의료,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서비스 등 일상에 필요한 지원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기관 간 협력과 실무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발견했을 때 어떤 지원을 안내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지역 단위의 협력체계도 중요하다.

출생등록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종착점이 아니라, 아동의 존재를 확인하고 권리 보장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다. 이제 그 다음 단계로,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기본적인 보육·교육·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실천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 모든 아동의 출생 사실과 신분을 공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다. 

출생등록의 인정이 서류 위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아동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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