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교통사고 안전규정이 대부분 성인기준에 맞춰져 있어 어린이들이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병호 민주당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사고율이 제일 많은 시간대가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 사이로 나타났다. 이 시간대는 유치원 및 학교가 끝나는 시간과 일치한다.
특히 이 시간대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부상·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8년 오후 2~8시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9659건으로 전체 1만 7874건 중 54%를 차지했다. 2009년엔 9833건(54%), 2010년 7234건(51%), 2011년 7061건(52%), 2012년 6433건(51%)이 발생했다. 5년간 총 7만 5881건 중 53%인 4만 220건의 교통사고가 이 시간대에 일어난 것이다.
대부분의 어린이 교통사고는 보행중 사망사고로 이어졌다. 동반자 없이 혼자 걸어 다니는 어린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의 안전 확보 미흡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8년 전체 사망자 중 보행 중 사고는 90명(55%), 2009년 96명(62%), 2010년 79명(62%), 2011년 49명(61%), 2012년 54명(65%)이었다.
이밖에 자동차 승차중 사고, 이륜차 승차중 사고, 자전거 승차중 사고 등으로 5년간 총 236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9만 3607명에 달했다.
문병호 의원은 “승용차 운전자들의 주시태만과 과속 등의 나쁜 운전 습관이 어린이 교통사고의 사망사고로 이어지고 있어 안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승용차를 탈 때나 어린이 단독 보행 시, 또는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어린이 안전문제에 각별한 교통안전교육과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운전면허 규정 또는 학교과정에 별도의 어린이 교통사고 대비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며 “어린이 탑승객 안전 평가, 어린이 보행자 발견 시 교통안전 기준 마련, 시간대별 안전운전 규정 강화, 어린이 보행구간 세이프존 확대 등 보다 강화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