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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점 넘는 어린이집이 74%나 된다고?

김현숙 의원,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부실 지적 실제 확인 점검해보니 12%만 90점 이상 기록

ky@ibabynews.com

 

어린이집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보육진흥원이 주요 업무로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 2005년 첫 시행 이후 현재(8월 31일 기준) 전체 어린이집 4만 2527개소 중 68.3%인 2만 9051개소가 평가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인증이 정말 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인지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평가인증 심의의 공정성, 평가인증 사후 관리 등 내실화 있는 제도 개선 없이는 허울뿐인 평가인증제도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짙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진행한 한국보육진흥원 국정감사에서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질의가 쏟아졌는데, 특히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평가인증심의위원 구성을 보니 어린이집 원장이 25%를 차지하며 상당히 많다. 어린이집 원장도 심의에 필요한 건 이해하지만 (어린이집에 대한) 온정주의 등으로 평가인증 점수를 (높게) 줄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2013년 9월 현재평가인증 심의위원 현황’에 따르면 심의위원에는 지자체 보육담당 공무원 85명, 영유아 관련 학과 교수 80명, 어린이집 원장 51명, 보육정보센터장 28명으로 총 244명이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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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교수 따로 보육정보센터장 따로 해서 점수 주는 걸 보고 점수 평균이 어떤지 봐야 한다. 경쟁관계에 있지 않으면 (점수 책정에) 인센티브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 원장 등의 어떤 집단이 지나치게 높다 그러면 제가 말한 게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인증통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어머니가 볼 때 98점이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90점 이상인 어린이집이 74%를 넘고 있다”며 “문제는 확인점검 결과는 (처음 인증점수와는)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난다. 실제 무슨 문제 때문에 처음 인증 점수와 나중 확인 점수가 차이가 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29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육진흥원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와 관련해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29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육진흥원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와 관련해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김 의원에 따르면 ‘2011년~2013년 8월 현재 인증 통과 어린이집의 점수 분포’를 보면 인증 당시 점수가 90점 이상인 어린이집은 1만 9739개소로 74.19%를 차지했다. 85점 이상~90점 미만은 5444개소로 20.46%, 80점 이상~85점 미만은 1332개소(5%), 75점 이상 80점 미만은 92개소(0.35%)다. 그러나 이후 2012년부터 실시한 확인점검 결과를 보면 761개소 중 90점 이상을 기록한 곳은 단 91곳으로 12%에 불과해, 사후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장은 “처음 받을 당시는 1년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인증 날을 기다리면서 하니까 만발의 준비를 갖췄고 확인점검은 매달 어디를 점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시점검을 하니까 관리된 상황과 조금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조금 차이가 아니다. 미리 준비했을 때와 불시점검의 차이에서 오히려 (어린이집) 현실에 가까운 건 불시점검 결과다. 결국 처음 인증을 준비하는 작업이 일상적이지 않은, 굉장히 특수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무진장 노력해서 인증을 받고 풀어져 버리는, 이 부분에 대해 진짜 고민해야 한다. 이래서 어머니들에게 90점 이상이 70%라고 리포트할 수 있겠느냐. 불시점검을 자주 하고 스팟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이 부정수급 등의 문제를 일으킨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평가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부정수급이나 아이 사망 등의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스템이 없다. 평가인증 받고 사건 사고가 있는 어린이집을 물어보니 모른단다. 지자체에 일일이 물어봐서 취합해야 한단다”며 “그렇게 해서 무슨 평가인증을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느냐. 이런 부분의 시스템이 연결되지 않으면 보육서비스의 질적 개선은 굉장히 요원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사회복지통합관리망 행복e음에 있는 부정수급 등의 위험군을 보육진흥원과 공유하고, 그런 곳을 불시점검 나가야 한다”며 “실제 평가인증 받은 다음에 온갖 일이 발생해도 여전히 평가인증이 유지되고 있다면 평가인증의 실효성 자체를 뒤집는 것이기 때문에 행복e음과 연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공공형어린이집의 선정기준이 완화된 것과 관련해 평가인증제도의 변별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올해 개정된 공공형어린이집 선정기준을 분석한 결과, 커트라인이 85점에서 80점으로 낮아졌으며 가점 부분을 12점에서 25점으로 상향 조정해 상대적으로 작년에 비해 공공형어린이집 선정이 쉬워졌다. 또한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평가인증점수에 따른 배점은 90~92.49점은 25점에서 28점, 92.5~94.99점은 28점에서 30점, 95~97.49점은 30점에서 32점으로 각각 상향조정됐다. 97.5~100점만 35점으로 바뀌지 않았다.

 

건물 소유·이용 형태에 대한 배점은 임대 복합의 경우 0점에서 5점으로, 임대 전용어린이집은 5점에서 10점, 자가복합어린이집은 10점에서 15점으로 각각 배점이 상향됐으며 월 임대료 및융자금 상환액에 따른 감점 폭도 줄었다. 취약보육서비스 운영여부 역시 2012년 10점이던 배점을 2013년 5점으로 낮추었고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도 6점에서 4점으로 낮아져, 취약보육서비스 운영 여부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됐다.

 

김 의원은 “이는 평가인증의 의미를 굉장히 축소하는 것이고 평가인증의 변별력을 낮추는 것이다. 2013년 3월 (이 같은) 지침이 마련돼 내려갔는데 이걸 알았느냐. 이걸 찬성했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인 원장은 “진입이 워낙 높아서 처음 시작보다 커트라인을 낮췄다. (이 부분에 대해) 따로 복지부에 견해를 표명하진 않았고 나중에 내용을 숙지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평가인증을 담당하는 원장이 어떻게 이걸 그냥 넘어갔느냐. 이건 복지부에 말했어야 했다”며 “공공형어린이집 선정 100점 만점 중 평가인증이 35점을 차지하는데 (세부기준을) 선정 시 보육진흥원 사람이 아무도 안 올 수 있느냐. 이건 공공형어린이집이 너무나도 부실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평가인증을 어렵게 도입하고 그 많은 기관들이 착실히 받게 하고 있는데, 외형상으로만 그렇지 이 결과를 국민들, 어머니들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평가인증 등을 둘러싼 문제점에 대한 보육진흥원의 역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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