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장관 "가습기살균제 피해 유감"
피해자들과 공식 첫만남 갖고 정부 입장 전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7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 “다시 한 번 피해를 입은 가족들, 당사자, 사망하신 분께 정말 유감이라 생각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 오피시아빌딩 5층 온실가스정보센터 대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피해가족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의 급한 부분은 도와드리되, 나중에 소송에서 책임이 있다고 밝혀지면 그 원인 기업에게 이를 구상해내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만약 (기업이) 책임이 없다면 국민 세금으로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장관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만난 것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발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은 “기본 방침에 따른 조건에서 피해자들에게 예산을 지원해주려고 기재부와 얘기하고 있다”며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가 확증이 되면, 지원해드리고 피해자 가족들과 증거자료를 수집해서 (기업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과 정부가 계속해서 힘을 합쳐 나갈 부분”이라고 전했다.
윤 장관은 특히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이 가습기살균제 제조·유통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피해) 이후에 유사 사례들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번에 소송을 이기면 (가습기살균제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법률 규정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고,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면책되지 않고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그널을 분명하게 제조사에게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 예산안이 크고 작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소송을 이겨서 구상하는 게 제일 중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 지원도 할 수 없다”며 “이긴 다음에는 정부 지원 외에도 기타 피해 부분을 2차적으로 소송을 걸어서 기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정부 예산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기재부와 계속 얘기하고 있고 확정할 순 없지만 예결위 쪽에서 예산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07억 7600만원으로 국회에 제출된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 예산안은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요양수당, 장의비, 특별유족조의금이 포함되면서 32억 6000만원이 증액, 최종 140여억 원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윤 장관은 “화학물질이 쉽지 않다. 모든 관련 국가가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텐데, 그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한 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하위 법령을 잘 만들어 촘촘한 화학 안전망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당사자와 피해자 가족 8명이 참석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아이를 잃은 백승목 씨는 “아주 상식적인 일을 상식적이지 못하게 풀어왔다. 피해자들 입장에선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관리책임이 있다. 500명 가량의 피해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장관이 한 일 중 꼭 기억에 남는 일을 해주면 좋겠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지원을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피해가족들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피해자및가족모임은 이날 환경부 장관에게 ▲피해자 가족을 포함한 지원 방안 마련 ▲피해자들을 포괄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의료적 지원 및 질환에 대한 모니터링 기관 마련 ▲향후 의료비 지원신청 절차 등 행정절차의 간소화 등을 담을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폐질환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라고 밝혔는데도 기업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공식적으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라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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