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변호사 강제휴직시킨 로펌 대표 벌금형
재판부 "휴직 통보 남녀고용평등법상 차별에 해당"
임신한 변호사에게 휴직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모 로펌 대표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임신한 변호사 황아무개(32) 씨를 강제 휴직시킨 혐의(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J법무법인 대표 임아무개(48)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임 대표는 황 씨가 좋지 않은 업무 실사 평가를 받은 직후 '휴직이 최선이며 가급적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적힌 메일을 보냈다. 당시 당시 임신 2개월이었던 황 씨는 근무하기 어려운 조건이 아니었고 휴직 시기를 미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임 씨는 다른 대안없이 일방적으로 휴직시기, 기간, 내용 등을 정했다"며 "임 씨의 일방적인 메일 통보는 권고가 아니라 실질적 휴직 조치나 명령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변호사가 휴직을 원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만약 임신하지 않았다면 휴직권고는 없었을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며 "임 씨의 휴직 통보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명숙)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임신한 변호사에게 휴직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법무법인 대표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여성변회는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와 한국여성변호사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변호사들은 남성 중심적 근로환경 속에서 고용·승진 과정에서 차별받고 일·가정양립 지원 미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변호사 업계에 만연한 차별과 어려움을 타개하고 여성변호사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변회는 "이번 판결을 동력으로 법조계 내에서 여성·모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립과 사회적, 제도적 차원의 개선책 마련을 위해 앞장 설 것"이라며 "법조계 전반에 이 같은 논의와 대책 마련이 활발히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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