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열 날 때, 해열제는 신중하게 쓰세요
강한 해열제 투여는 피하는 것이 좋아
【베이비뉴스 박윤 기자】
추운 겨울이나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한다. 바이러스 감염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발열이다. 아이가 열이 나서 붉게 상기된 얼굴로 누워 있으면 빨리 해열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 강한 해열제를 투여하면 질병을 연장시켜 바이러스 감염을 중증화시킬 우려가 있다. 열성 경련의 예방 효과도 없기 때문에 소아 발열시에 강한 해열제 투여는 피해야 한다.
발열이 무엇인지 의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의외로 어렵다. 독감이나 감기 등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에 한정하면, 몸이 기본 온도를 37도에서 약간 올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체온을 올리는 목적은 면역 체계가 싸우는 상대인 바이러스가 고온일 때 성장이 느려져 싸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체온을 올리는 성분 자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성분은 체온이 높을 때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즉 체온을 올리는 것은 바이러스 때문이라기 보다도 신체의 방어 반응의 결과이다.
해열 작용은 이 높아진 체온을 원래대로 돌리고, 또한 온도를 올리는 성분의 생산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열은 바이러스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또 바이러스와 싸우는 성분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러스 감염에 해열제를 사용함으로써 질병의 치료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열성 경련은 발작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예방을 위해 해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발열을 동반할 때의 뇌의 일시적 변화는 해열해도 빨리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소아과에서 열성 경련의 예방에 사용하는 것은 경련예방약이지 해열제가 아니다.
40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면 신경에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발열이 장애의 원인처럼 생각되기 쉽지만, 발열 성분이 직접 신경에 작용한 결과로, 원인은 아니다. 일부 해열제는 반대로 이 발열 성분의 생산을 강화하고 뇌의 장애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한다.
시판중인 종합 감기약의 성분표를 보면 대부분 아세트 아미노펜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아세트 아미노펜은 소아과에서 어느 정도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는 해열제이다. 그러나 아세트 아미노펜의 해열 작용은 약하기 때문에 실제로 해열보다는 더 이상 발열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 예를 들면 체온이 38.5도로 높아졌다면 그 보다 더 높아지지는 않게 하는 정도인 것이다. 그러므로 강한 해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의사가 강한 해열제를 처방해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집에 일정 이상으로 발열한 아이를 맡길 수는 없으므로, 아이가 발열하면 부모가 아이에게 강한 해열제를 처방해주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발열할 때마다 부모 중 한 쪽이 결근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나름의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대부분의 해열제는 체내에서 바로 분해되어 효과가 길게 지속되지 않는다. 몇 시간밖에 효과가 없고, 다시 발열하게 되어 조퇴한 부모가 데리러 가기 일쑤다. 물론 결근과 조퇴는 다르므로 차라리 조퇴가 낫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의사 입장에서도 처방을 거절하면 환자가 더 오지 않게 되므로 어려운 선택이 된다.
부모가 우선 해열제의 매커니즘과 부작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아플 때마다 아이에게 강한 해열제를 투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주변의 양해와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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