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시설이 아니라 가정에서 자라야"
가정위탁, 입양 등 영유아 가정보호 활성화 논의
미혼모, 이혼, 아동학대 등으로 원가정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아이들을 가정에서 돌볼 수 있는 대안양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어느 시기보다 가정에서 안정적으로 자라며 애착관계를 형서 하는 0~3세 영유아들은 더욱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유아 가정보호 활성화를 위한 대책 등을 공론화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영유아 가정보호 활성화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영유아가 입양, 가정위탁 등을 통해 원가정과 유사한 형태로 가정 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공론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중앙입양원, 그룹홈 관계자 등 대안양육 관련 관계자 등이 참석해 가정보호 강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먼저 위탁가정 활성화를 통한 영유아 가정보호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시됐다.
정필현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은 “보호가 필요한 영유아가 보다 많은 가정에서 보호·양육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부예산 반영을 통한 전문가정위탁제도의 전국적인 확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관장은 “가정은 아동의 건강한 발달과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갖는다. 특히 영유아기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위해선 가정에서의 양육은 매우 중요하다”며 “UN 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영아기의 안정적인 돌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호필요 아동에 대한 가정 내 보호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정 관장은 “UN 아동권리협약 가입국인 우리나라는 현재 입양특례법 개정 시행에 따라 보호필요 아동 중 만 2세 미만 영아에 대한 가정 내 보호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돼 가정위탁보호 우선배치를 명시하고 있지만 가정위탁보호 배치된 영아 비율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정 관장이 공개한 2012년 입양을 제외한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신규 보호 배치 현황을 보면 가정위탁은 62명에 불과했다. 반면 아동양육시설이 69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공동생활가정이 54명이었다.
정 관장은 “요보호 영유아는 미혼모 아동이나 유기 아동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기 아동의 경우 가정위탁보호나 공동생활가정에서는 출생신고 및 성본창설이 되지 않아 아동양육시설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관장은 “아동이 위탁가정에 보호되기 위해 신청부터 배치까지 최소 필요 기간은 약 2주 정도인데, 이러한 소요시간과 까다로운 절차는 긴급성을 요하는 아동의 사정을 반영할 수 없어 시설보호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기아, 미아 영유아는 출생신고 및 가족관계등록 아동에 대해서만 가정위탁보호 결정이 가능하지만,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장이 출생신고 및 성본 창설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가정위탁보호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정 관장은 “각 지자체의 아동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영유아 등 가정위탁이 필요한 아동의 경우, 아동양육시설에서 가정보호로 전환하는 등 아동이 가정에서 더욱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위탁부모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 확대와 더불어 위탁부모에게 일정한 양육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가정에 가장 가까운 환경인 국내입양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현주 중앙입양원 정책연구부장은 “입양이 가장 원가정에 가까운 환경이며, 국내입양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결국 많은 아이들은 시설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입양은 한 아이에게 가정을 만들어주는 가치있는 일이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체계적인 교육 및 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부장은 “미국의 경우 가족형성은 친부모와 자녀들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가치가 보편화돼 있다. 이는 다문화 국가라는 특성뿐 아니라 지난 100여 년간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는 모든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에서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가르쳐 온 교육의 성과였다”며 “입양 교육 및 홍보는 유아교육기관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단계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연구부장은 “위탁가정은 아동에게 영구적인 가정을 제공해줄 수 없다는 점에서 입양보다 바람직하지 못한 보호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위탁가정에서 아동을 입양할 경우 위탁가정에 대한 모든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오히려 위탁가정 입양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며 “위탁가정에서 입양할 시 지원 비용이 입양 후에도 끊기지 않도록 하고, 입양절차를 상대적으로 간소화해 위탁가정에서 입양으로 전환되는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영유아는 양육시설보다는 그룹홈에 우선 배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덕 낮은나무 그룹홈 시설장은 “양육시설은 종사자와 시설장이 바뀌어 가지만, 그룹홈은 주양육자인 시설장은 잘 바뀌지 않는다. 입양을 제외하고서는 영유아들의 우선 배치는 그룹홈, 가정위탁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송준헌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대규모화된 양육시설보다는 가정에 가까운 형태로 보호받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 원가정이 아이를 바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원가정과 호흡을 같이 하는 가정위탁 등의 대안양육 고민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실천과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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