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4남매 다둥이맘의 하루
바쁘다 바빠! 4남매 다둥이맘의 하루
  • 칼럼니스트 원혜진
  • 승인 2011.05.31 21:27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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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즐거운 시간, 지금을 마음껏 즐기자!

[연재] 우리집 보물 넷, 사람 만들기

 

6시에 남편 출근, 8시반에 큰아들 등교, 9시반에 둘째 셋째 등원, 하나씩 챙겨 보내면서, 바쁜 아침 나절에 빨래를 두번 돌려 널었다. 아기빨래는 발효세제에 하루밤 담가뒀다가 아침에 돌려 널었고, 둘째가 밤에 실례(^^)한 이불도 돌려 널었다.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고 너는 것보다 마른 빨래를 개서 서랍에 넣는 것이 더 큰 일. 오늘은 3시에 귀가한 첫째, 4시에 귀가한 둘째과 함께 빨래를 갰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상으로 초콜릿도 나눠먹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야 주로, 하지 마라, 이렇게 해라, 야단을 친 거지만, 아이들이 개 놓은 거 어차피 내가 다시 다 개야했지만 말이다.)

 

청소는 아이들 오기 전에 거실 정리하면서 한번 쓸었다. (아기 때문에 청소기를 돌리지 못한다.) 그리고도 계속 오가며 정리를 해야 한다. 그래도 빨래를 개자마자 갖다 넣었으니, 오늘은 양호한 편이다. 아침에 남편이 설겆이 한 번 하고 음식물쓰레기 내다버렸고, 그 덕분에 나도 아이들 방까지 대충 청소할 수 있었다. 쓸고, 책 정리, 책상 닦기 정도까지. (이불은 맨날 아이들이 개서 넣어 이불장을 열면 쏟아지기 일쑤지만, 아이들이 돌아오면 이불 꺼내 뛰고, 이불장 안에 들어가 놀고 하기 땜에 아예 포기.)

 

셋째가 5시반에 돌아오기 전 아이들과 견과류 간식을 조금씩 먹고, 쌀을 씻어놓았다. 첫째 둘째가 방에서 블록갖고 노는 사이 셋째가 돌아왔다. 귀염둥이 셋째, 아직 아기인데도 엄마가 힘들어서 어린이집에서 낮잠까지 자고 제일 늦게 온다. 조금 대화를 나누고, 배고프다고 난리치는 셋째를 위해 얼른 저녁을 했다. 미역국을 데우고, 물김치를 꺼내주고, 사다뒀던 차돌박이 굽고, 참기름장을 준비했다.

 

이 바쁜 참에 딱 맞춰 넷째가 깨줘서, 대야에 물 떠다 기저귀를 시원하게 갈아줬다. 천기저귀를 해줬더니 연속으로 쉬 하고 울고, 응가 하고 울고, 세 번을 갈아주고는, 종이기저귀로 갈아줬다.

 

자기도 아기면서 아기가 너무 이쁘다는 셋째. 2011년 3월 13일. ⓒ원혜진
자기도 아기면서 아기가 너무 이쁘다는 셋째. 2011년 3월 13일. ⓒ원혜진

 

세 오빠들이 막내를 들여다보며 놀아주는 사이 얼른 밥상을 차려주고는 막내 재우기. 막내가 저녁시간에 잠투정을 좀 해서 요 때가 가장 힘들다. 그래도 그리고나서 잠들면 세 시간에 한번씩 젖만 주면 잘 잔다. 다행이다.

 

방에서 듣자하니, 밖에선 셋이서 뛰고 떠들고, 우당탕탕, 밥을 먹는지, 운동회를 하는지 모르겠다. 간간히 엄마, 누가 때렸어요, 밀었어요, 고자질을 하러 와서 아기를 깨우기도 한다. 아기 젖을 먹이고 트림을 시키느라 배에 얹어서 등을 토닥토닥하며, 밖의 소리를 무시하려 애썼다. 아기가 잠이 들면서 나도 가물가물 잠이 왔다. 잠깐이지만 꿀같이 단 잠을 잤다.

 

아기가 푹 잠들고, 정신을 차리고 나와보니, 난장판!! 밥상을 보니, 그래도 밥은 거의 다 먹었다. 셋이 방에 들어가 블록놀이에 한창 몰입 중이다. 큰아들이 셋째 밥을 자기가 먹였다며 자랑을 한다. 어느새 9시가 넘었다. 8시면 잘 준비해야하는데, 아빠가 늦는 날은 일정도 늦어진다.

 

아이들 양치시키고, 이부자리를 봐주고, 책을 한 권씩 읽어줬다. 책을 더 보겠다는 아이들에게 그만 자라고 하고 문을 닫아주며, 엄마가 힘들어 짜증내서 미안해, 사랑해, 잘자, 하고 인사를 했다. 큰아들은 어, 엄마, 괜찮아, 하고, 둘째아들은 엄마, 언제 짜증냈어? 안 냈는데, 하고, 셋째아들은 형아 따라서, 엄마, 괜찮아, 한다.

 

엄마 한번 안아보자, 하며 큰아들이 와서 안아주고 뽀뽀도 하니, 덩달아, 둘째 셋째도 와서 안아주고 뽀뽀하고 안녕히 주무세요, 인사도 한다. 아이들끼리 자라고 하고 문 닫고 나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머님께서 몸조리 해주시는 동안 아이들끼리 자게 했더니, 밤시간이 한결 여유롭다. 첫째 둘째는 피곤해서 금방 골아떨어질 것이고, 셋째는 조금 뒹굴거리다 물 한번 먹고 잠들 것이다.

 

잠 참 잘 자는 우리 막내. 이쁜 아가씨. 2011년 5월 24일. ⓒ원혜진
잠 참 잘 자는 우리 막내. 이쁜 아가씨. 2011년 5월 24일. ⓒ원혜진

 

막내만 자도 훨씬 한가한데, 마음이 이렇게 여유로운데, 아기 울고 삼형제 통제가 안 되면 나도 감정 추스르기가 힘들어서 자꾸 소리를 지르게 된다. 웬만한 건 그냥 넘어가야지, 하다가도, 화가 확 뻗칠 때가 있다. 아직 출산 후 2개월밖에 안 돼서 그런가보다,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위안하기.

 

그래도 오늘은 양호했다, 하며 스스로에게 후한 평가를 해 본다. 매일매일 바쁜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힘들 때마다 생각한다. 아이들은 금방 큰다, 금방 큰다, 자, 지금을 즐기자. 이렇게 어리고 예쁜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더는 크지 않았음 좋겠다고 생각 들 때도 있으니.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 지금을 마음껏 즐기자.  

 

*칼럼니스트 원혜진은 3남 1녀(04년, 06년, 08년, 11년생)를 키우는 주부이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학원, 도서관 등에서 논술 강사로 일해왔으며, 커가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전업주부로 전향할 계획이다. 홈스쿨링과 자연 속에서의 삶을 꿈꾸며, 집안일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책 읽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철없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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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2011-07-02 15:12:00
와우~
저도 다둥이 가족인데 이런글

s**** 2011-06-17 18:27:00
진짜 멋지시당..
진짜 멋지셔요~근데 넘 힘드실듯..그래도 그만큼
행복이 또 따르겠죠? 넘

movielov**** 2011-06-14 13:24:00
부러워요..
지금은 정신이 없겠지만 나중에는 진짜 행복하시겠어요..
둘째 계

junglim**** 2011-06-12 16:13:00
한명인데
한명인데 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징징대고 잔소리하고 그랬던게
쑥수러워지네요^^;;
너무

ahka**** 2011-06-07 13:12:00
세아이맘으로써
이해가요....
정말 아이키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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