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띠 놔두고 왜 유모차 끌고 나왔냐고?
"10kg 넘는 아기 안고 외출하기 너무 힘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은 ‘유모차는 필수품’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친다. 하지만 버스나 지하철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유모차는 푸대접을 받는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나 지하철, 버스 등에 유모차를 갖고 가면 “왜 포대기나 아기띠 놔두고 큰 유모차를 끌고 나왔느냐”는 핀잔이 쏟아진다. 엄마들은 “유모차는 엄마, 아이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항변한다. 엄마에게 유모차가 꼭 필요한 이유는 뭘까? 유모차는 자라나는 아이에게 어떤 존재일까?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이수진(29) 씨는 만 9개월이 된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자주 밖으로 나간다. 이 씨가 유모차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의 무게 때문이다. 아이의 무게는 11.5kg. 이 씨는 “아기띠는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입을 뗐다. 아이 무게가 7~8kg까지만 해도 아기띠를 했지만, 10kg이 넘는 아들을 안고 다니기에는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간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아이만 생각했을 때의 상황이다.
아이와 가까운 곳이라도 외출하려고 하면 엄마가 짊어져야 할 무게는 아이 무게의 곱이 된다. 아이를 돌보면서 필요한 아이용품들을 한가득 담은 기저귀가방. 이 가방에는 기저귀를 비롯해 우유, 이유식, 장난감, 보온병, 물, 옷가지, 티슈 등이 들어간다.
이 씨는 “아기띠를 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앞에는 아이를 앉고 뒤에는 가방을 메야 한다. 그 상태에서 지하철이라도 타려면 교통카드에 휴대폰, 지갑 등을 꺼내느라 생각만해도 정신이 없다”며 “유모차에 딱 아이를 태우고 짐을 실은 뒤 유모차 손잡이에 간단한 가방을 걸면 다니기 편리하다”고 귀띔했다.
딱 한번 유모차를 끌고 4호선 평촌역에서 2호선 낙성대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는 그는 “오후 한시에 출발해서 오후 네 시쯤 돌아오는 걸로 해서 지하철을 타봤다. 사람들이 많으면 유모차 끌고 다니기 불편하기 때문에 퇴근시간은 피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자신과 아이를 위해 유모차를 끌고 밖으로 나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실 집에만 있는 건 아이도, 나도 답답하다. 집에만 있으면 엄마가 계속 놀잇감을 바꿔줘야 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계속 놀아달라고 징징대고 답답해한다”며 “유모차에 태워서 끌고 나가면 아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여러 가지 사물을 보면서 신기해한다. 그렇게 아이는 놀게 된다”고 설명했다.
꽃은 어떻게 생겼는지, 나무는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바깥세상은 신세계라고 할 수 있다. 내리쬐는 햇볕도, 선선한 바람도, 지나가는 사람도 아이에게는 모두 신기할 따름이다.
이 씨는 “아이가 징징대는 오후쯤에 데리고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잠도 잘 잔다”며 “유모차는 밖에서 아이 기저귀를 갈기도 편하다. 백화점은 기저귀 가는 곳이 잘 돼 있지만 보통 다른 곳은 갈 곳이 없다. 그럴 때 유모차가 있으면 바로 바로 갈기 좋다”고 전했다.
특히 이 씨는 “말도 안 통하는 아이와 단둘이 집에만 있으면 엄마들은 외롭고 우울할 때가 많다. 한 생명을 얻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엄마가 우울하면 아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산책하면서 엄마도 잠깐 쉬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유모차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아이, 엄마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모두 유모차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베이비뉴스와 뉴시스가 진행하고 있는 영유아 보행권 & 어린이 안전 캠페인 ‘유모차는 가고 싶다’의 서포터즈로 참가하는 한 엄마는 “하루하루 성장하는 우리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한다는 건 참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엄마는 “지하철이나 버스로 23개월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때면 유모차가 절실할 때가 정말 많다”며 “유모차는 정말 많은 곳을 가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포터즈 참가자는 “유모차는 제2의 남편이자 와이프이자 우리 아기의 발이다. 아기에게 보여줄 게 많다. 유모차가 어디든, 엄마들이 아기와 함께 편히 다닐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모차 이용자들이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도록 보행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뉴시스와 베이비뉴스는 지난해 8월부터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뉴시스와 베이비뉴스는 오는 9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제2기 서포터즈 소망식을 개최한다. 이 캠페인 소망식은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의회, LG전자, 유아용품 전문기업 (주)에이원과 아프리카코리아가 공식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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