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메운 유모차 부대…"유모차는 가고 싶다"
유모차 이용자들 "교통약자 위한 행사, 더 많아졌으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합니다."
1600여대의 유모차를 포함, 시민 5000여명이 9일 낮 서울광장에 모여 영유아 보행권과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대표이사 김현호)와 육아전문신문 베이비뉴스(대표이사 최규삼)가 주최한 '유모차는 가고 싶다-제2기 서포터즈 소망식'에 참가한 가족들은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시와 시의회가 영유아 보행권 보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박 시장과 박 의원은 유모차를 직접 끌고 단상에 오르내리는 시연을 벌여 호응을 얻었다. 계단이 아닌 경사로를 이용하면 유모차 보행이 한결 수월하다는 것을 몸소 느낀 것이다.
유모차는 스스로 걸을 수 없는 영유아에겐 다리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나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은 지하철역이 아직 많고, 저상버스 보급이 원활하지 않아 버스 탑승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박 시장과 함께 단상에 오른 가족들은 사회적 인프라와 시민정신 부족으로 유모차를 끌고 밖으로 외출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며 한 목소리로 "유모차는 가고 싶다"고 크게 외쳤다.

이날 서울광장은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였다. 아이들은 광장을 놀이터 삼아 마음껏 뛰어 놀았고, 가족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아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서 제공하는 간식을 먹으며 한가로운 한때를 보냈다.
강동구에서 손자·손녀와 함께 왔다는 김창호(62) 할아버지는 "솔직히 무슨 행사를 하는지 잘 모르고 손주들을 데리고 왔지만 막상 와보니 유익한 시간이 됐다"며 "서울시와 정부가 영유아 보행권을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전 행사로 열린 난타 동아리 '리듬 앤 스쿨'의 축하 공연을 지켜보던 한 아이는 아버지의 손을 끌더니 목마에 올라탔다.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한 아이의 표정은 여느 때 보다 행복해보였다.
오프닝공연에는 방배어린이합창단의 축하무대가 펼쳐졌다. 색동 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올라 앙증맞은 율동과 함께 꾀꼬리 같은 노래 실력을 뽐냈다. 언니, 오빠들의 열띤 공연에 흥이 오른 아이들은 리듬에 맞춰 폴짝폴짝 뛰었다.
이날 캠페인 홍보대사로 참여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는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뽀로로 옆에 찰싹 붙어 사진을 찍던 아이들의 표정은 청명한 햇살만큼 환했다.
강서구에서 온 이미현(33·여)씨는 "아이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며 "영유아 보행권을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주최측과 서울시에 고맙다. 교통약자를 위한 이런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제2기 서포터즈 대표 김순영(37·여)씨는 "도봉산을 유모차로 가려다가 길이 없어서 못 간 적이 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며 "계단이 아닌 경사로와 저상버스, 유모차를 실을 수 있는 택시 등이 마련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포터즈는 영유아 보행권을 침해하는 사회의 불편사항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제보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더불어 영유아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모든 교통약자들의 보행권 보장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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