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최근 ‘싱글세’ 논란이 뜨겁다.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가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싱글세’ 도입을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결혼하지 못한 싱글들은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는 사회”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복지부가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복지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시작됐다. 한 매체는 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지난 11일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싱글세(1인가구 과세)’를 매겨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발언한 내용을 보도했고, 이 내용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양육수당, 육아휴직 등의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76명을 기록한 이래 10년째 1.3명을 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도 싱글세 부과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정부 관계자가 ‘싱글세’를 언급했다는 것은 싱글세 도입 시기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싱글세’ 도입 방안은 2005년 추진된 바 있다.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세금을 걷어 저출산 대책 재원을 사용하겠다는 방안으로 일정한 나이를 넘기도록 결혼하지 않거나 결혼 후 아이가 없는 부부 등을 과세 대상에 담겠다는 것이었으나, 사회적 반발에 해당 방안은 취소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11일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보건복지부, 한국방송 등의 후원을 받아 ‘2013 전국 대학생 인구토론대회’를 열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싱글세(1인 가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제로 찬반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싱글세가 거론되면서 이른바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 누리꾼들은 “싱글세로 저출산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 자체가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예”라며 “싱글세 거론하며 여론 분위기 살피지 말고, 왜 결혼하지 못하는지, 왜 아이를 낳지 못하는지, 저출산 국가의 오명을 십년째 벗지 못하는 근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심각하게 고민해봐라”고 비판했다.
30대의 한 여성은 “누구는 연애, 결혼, 출산까지 포기하고 싶어서 포기했느냐”며 “돈 없고 빽 없는 이 나라에서 학자금 대출 갚으며 아등바등 살았다. 또 결혼하려면 집이라도 장만해야 하니 악착같이 돈 모으고 있다. 이게 우리들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정부 관계자들은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어린이집 보육료도 지원 못한다 하는 판국에 어느 누가 애를 낳겠냐”며 “저출산 문제를 한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려 하지 말고, 국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고민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만들어라”고 지적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복지부는 12일 “현재 복지부는 ‘저출산 보완 대책’을 마련 중이며, 결혼·출산․양육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여러 과제들을 검토 중”이라며 “‘싱글세’ 등과 같이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싱글세는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한 말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의 해명에도 온라인에서는 ‘싱글세’ 논란이 뜨거운 상태다. 누리꾼들은 “결혼 못한 것도 서러운데 싱글세까지 내야 하냐”, “싱글세 도입한 다음은 의무 임신제인가? 대통령부터 임신해라”, “결혼했다 이혼한 사람도 세금 매길거냐”, “이러니 아기를 못 낳겠다는 거다”, “생각이 있으니 말이 나오는 것” 등이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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