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뽑히지 않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경기도 고양시, 인천서 잇따라 발생한 아동학대
아이를 때리고 밀치는 교사가 적발되는 등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집을 믿고 아이를 맡기는 부모로서는 분통 터질 일이다. 최근 아동학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부모들을 분노하게 만든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정리했다.
◇ 낮잠 안 잔다고 바닥에 내동댕이

인천의 한 어린이집. 낮잠 시간이 되자 뛰놀던 아이들이 하나 둘 이부자리로 모여든다. 그런데 교사 한 명이 갑자기 아이 한 명을 머리 위까지 번쩍 들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조금 뒤에는 다른 아이를 다리가 젖혀질 만큼 무려 다섯 차례나 내던진다. 낮잠 잘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이런 황당한 이유로 보육교사가 원생을 수차례 폭행한 사건이 인천에서 일어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7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들 A(2) 군이 보육교사 B(47·여) 씨에게 폭행당했다는 부모의 신고를 접수했다.
부모는 아들이 어린이집을 다녀온 뒤 다리가 아프다며 걸음을 걷지 못하는 것을 보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뒤 다음날 어린이집을 방문해 CCTV를 확인했다. A 군은 병원에서 ‘발부분의 타박상’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CCTV 동영상에는 어린이집 교실에서 교사 B 씨가 A 군 등 원생 2명을 차례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보육교사는 아이가 선생님 말을 듣지 않고 뛰어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를 머리 높이까지 번쩍 든 후 약 1m 앞에 있는 사물함 앞쪽 바닥에 수차례 내리쳐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군과 다른 피해 아동은 이러한 방법으로 각각 6차례, 1차례 폭행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에서는 B 씨가 아이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은 뒤 아이를 자신의 머리 높이로 번쩍 들어 올렸다가 바닥까지 떨어뜨리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취침시간인데 아이들이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니자 B 씨가 화가 나 폭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의성은 없었다”면서도 폭행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 씨를 상해·아동복지법·아동학대특별법 위반 혐의로 지난 28일 불구속 입건했다.
◇ 손톱 물어뜯는 등 이상 행동 보여
한 달 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지역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지속적으로 원생들을 학대해 아이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준 사건이다.
고양시에 사는 D(38·여) 씨는 6월 아들 A(4) 군이 갑자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손끝이 빨개질 때까지 손톱을 물어뜯고 폭식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발견했다.
D 씨가 아들에게 이상 행동에 대해 묻자 아이는 “풀잎반 선생님이 너무 무섭다”며 보육교사 B 씨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B 씨가 수시로 화를 내고 머리를 세게 때렸다는 말까지 아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이는 “선생님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했다.
D 씨는 다른 부모들과 함께 CCTV를 통해 교사가 아이를 잡아채 구석으로 끌고 가고 밥을 먹고 있는 아이의 식판을 낚아채는 모습, 물티슈 한 장으로 여러 아이의 입과 코를 닦아주는 장면 등을 확인했다.
화가 난 부모들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를 고양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아들을 포함한 원생 9명의 피해 진술을 받았다. 피해 아동들은 전치 6주의 소아정신과 진단을 받은 상태다.
경찰은 6월부터 한 달간 원생 12명을 수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보육교사 B 씨와 관리를 소홀히 한 원장 E 씨를 지난달 29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이들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CCTV에는 육체적 학대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며 B 씨의 ‘정서적 학대’ 혐의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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