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책임 없다? 사법부의 치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재판부 판결 규탄하고 나서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법원은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부끄러워하라!”
3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국가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한 것을 정면으로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단체들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국가의 관리감독 책임이 없다는 재판부의 1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안임에도 정부가 알 수 없었다는 점만을 들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대응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재판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가 국가여야 한다는 점을 판결을 통해 명시해야 한다”며 “설사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였다 할지라도, 사후적으로 그 사안이 참사에 준하는 심각한 사안이고, 사전에 예방 조치가 취해졌어야 하는 사안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확보, 그리고 발생한 피해 대책 차원에서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지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부장판사 심우용)는 지난달 29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자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가습기 제조업체를) 관리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에 유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당시 가습기 살균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 관리에 대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선 안전사회시민연대 최창우 대표는 “세월호 이후에 안전이 온 국민, 국가의 화두가 되고 국민 모두가 안전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절규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원 스스로가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국가의 존재 이유마저 부정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국민이 죽어갔고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판결을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마지막 남아있는 안전바이러스마저도 살균하는 판결을 해버렸다”고 염려했다.
최 대표는 “안전바이러스는 널리 퍼지고 강화돼야 한다. 국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곧 기업에게도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 선진국에서는 가당키나 한 것인가”라며 “국가의 책임, 법원 스스로의 책임도 면죄한 이상한 판결은 두고두고 사법부의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국회는 빨리 특별법을 입법해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지수집노인복지시민연대 봉주헌 대표도 “언제까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방임할 것이냐”며 “4년간 피해자들의 고통을 방치한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나서야 한다.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피해 제도나 피해보상대책을 수립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판결문을 보면 사람 몸에 흡입한 가습기 살균제를 청소용품으로 관리했고 의약외품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며 국가책임이 없다고 한다. 또한 당시 호주나 선진국은 진행했던 유해물질 규제를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알 수 없었다며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며 “이걸 어느 피해자가 받아들이겠냐. 어느 국민이 국가를 믿겠냐. 어이없는 판결에 대해 재판부가 재고해주길 강력 촉구한다”고 전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재판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가 국가여야 한다는 점을 판결을 통해 명시하라 ▲약정부와 기업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피해에 맞게 피해구제 및 보상에 나서라 ▲정부와 기업이 사회적 기금을 조성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구제 및 보상에 나서라 ▲가해기업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사과 및 재방방지 대책,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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