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화났다' 대한민국 엄마대회
'엄마들이 화났다' 대한민국 엄마대회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5.04.1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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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엄마 혼자 집회에 참여하는 게 맘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안가면 안돼? 집에 있으면 안돼?'라고 묻는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참 많습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에게 한혜영(42·경기도 성남시) 씨는 엄마의 작은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떤 아이가 어떤 아이를 때리고 있어. 가만히 두고만 본다면 강한 아이는 약한 아이를 계속 때리겠지. 하지만 사람들이 '저게 무슨 일이지?'라고 봐주기라도 하면 함부로 때리지 못해. 엄마는 지켜볼거야." 그제서야 아들은 엄마를 이해하고 배웅했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거리로 나섰다. 엄마의노란손수건, 차일드세이브 등 총 21개 단체 소속 회원들과 아무런 소속도 없지마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바라는 대한민국의 엄마들이 대한민국 엄마대회 추진위원회라는 이름 아래 뭉쳤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지났지만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세상 모든 아이들을 위한 행동에 엄마들이 나설 것이라는 선언을 하기 위해서 18일 서울 도심에서 엄마들의 손으로 '대한민국 엄마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대한민국 엄마대회는 서울역에서 시작됐다. 지하철과 버스 곳곳에서 노란색 플래카드를 유모차에 두르고, 머리에는 꽃 모형을 쓰고, 가슴에는 노란색 리본을 맨 엄마들이 서울역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거리로 나선 엄마들은 노란 물결을 이뤄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시몹은 이렇게 완성됐다.

 

엄마의 노란손수건, 참교육을 위한전국학부모회, 세월호와 함께하는 서울학부모모임 등 21개 시민단체와 엄마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1주기를 즈음해 '세상 모든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다' 대한민국 엄마대회를 갖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엄마의 노란손수건, 참교육을 위한전국학부모회, 세월호와 함께하는 서울학부모모임 등 21개 시민단체와 엄마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1주기를 즈음해 '세상 모든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다' 대한민국 엄마대회를 갖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엄마를 따라와 노란 깃발과 꽃을 흔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엄마들의 행진은 서울광장까지 이뤄졌다. 서울역에서 시청광장까지 노란 물결 속 엄마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서울광장에 다다른 엄마들은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임을 가슴 깊이 새기며 416연대와 엄마의노란손수건 공동대표인 정세경 대표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작년 오늘, 수학여행에 떠난 아이들이 돌아오는 날이었다'며 말문을 연 정세경 대표는 "나라가 지키지 못한 아이들을 이제 대한민국 엄마들이 나서서 지키겠다"고 소리쳤다.


"지난 1년 대한민국 엄마들은 안녕하지 못했다. 무능한 정부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작은 일상조차 지켜주지 못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6만 명의 조문객이 왔었지만 상주는 없었다. 더 이상 대한민국 엄마들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날 발언에 참여한 세월호 유가족, 2학년 6반 신호성군의 엄마 정부자씨는 "적극적이던 아이에게 가만히, 얌전히 있으라고 가르치는 부끄러운 엄마"였다며 "지난해 수학여행에 보낸 아들이 하루아침에 없어져버렸다"고 담담히 마이크를 잡았다.


"아들을 떠나보낸 후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이에게 정말 부끄럽고 할 말이 없다. 착하게만 살으라고 교육했던 어리석은 엄마였다. 1년이 지났는데 서럽기만 하다. 먼저 보낸 아들에게 죄책감도 든다."


담담히 발언을 전하던 정부자 씨의 눈에서 눈물이 터지는 순간, 서울광장에 모인 대한민국 엄마들은 박수와 함께 손수건을 꺼내 함께 눈물을 훔쳤다.

 

엄마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서울광장으로 현수막을 펼쳐 들고 생명 평화 퍼레이드 행진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엄마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서울광장으로 현수막을 펼쳐 들고 생명 평화 퍼레이드 행진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서울광장에는 세월호 참사 외에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주제의 발언도 이어졌다.


경남무상급식 중단을 지적하고 나선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최은순 회장은 "계절이 4번 바뀔동안 자연은 변화와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새도 없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야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엄마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을 때 가장 속상하다. 그것이 부모 마음이다. 잘 먹어야 잘 자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인의 이해타산으로 아이들의 급식을 중단시킨 경남 도지사 때문에 아이들이 밥을 먹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이에게 '이상한 어른 때문에 우리 엄마가 피켓을 든다'라는 말을 들은 최 회장은 "무상급식 중단으로 인해 가난한 학생의 가슴에 멍이 들었다"며 "급식은 교육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지고 학교급식법을 개정해야 한다. 엄마들이 힘을 모아 안전하고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교육감 탄압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 서울형혁신학교네트워크 오인환 공동대표도 이날 발언대에 서 손을 부들부들 떨며 말을 이어 나갔다.


"엄마, 아빠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6월 수많은 진보교육감을 탄생시켰다. 창의력과 인성을 중시해 엄마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조희연 교육감이 부당한 기소 속에 재판을 앞두고 있다. 나눔과 협력의 교실이 커지고 아이의 창의, 인성을 이루는 교실을 이 나라는 왜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참여한 차일드세이브 최경숙 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이 국민의 안전보다 권력과 이익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핵발전소 역시 국민의 안전보다 '돈'이라는 이유로 언제터질지 모르는 노후원전을 재가동시키려 한다"며 "엄마로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 노후 원전의 위험성과 핵발전소의 민낯을 알게 된 이상 핵발전소를 허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3개의 핵폭탄을 안고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최 대표는 "이대로는 아이에게 행복한 미래를 꿈꾸라는 말을 할 수 없다"며 기본적 안전조차 위협하는 노후 원전 폐기를 강력히 요구했다.


'엄마와 꽃 별들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인형극과 대한민국 엄마, 아빠들의 투쟁영상이 상영되자 엄마들의 코끝은 빨갛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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