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아이 건강 염려···일부 지역, 어린이집 휴원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감염에 대한 공포가 지역사회를 뒤덮으며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 부모들은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 염려에 애를 태우고 있다.
3일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추가 5명을 포함해 모두 30명이라고 발표하면서 엄마들이 찾는 육아커뮤니티 등에서는 온통 메르스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확진 환자 중에는 3차 감염에 따른 환자가 포함됐으며 방역 당국이 격리·관찰하고 있는 대상자가 1300명을 넘겼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지역사회 내에 아이를 내놓을 수 없다며 불안감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다수의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은 답답함을 나타냈다.
한 엄마는 “3차 감염자 소식이 나오고 있어서 안보내고 싶은데, 안보내면 괜히 유난떠는 엄마가 되는 것 같다”며 “답답한 마음에 마스크를 씌워서 보내야 하나 싶지만, 아이가 마스크를 쓰고 가만히 있을지도 모르겠고 걱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엄마는 “오늘 아침 뉴스보니까 불안하기만 하다. 어린이집에서는 현장학습도 다 취소하고 그러는데, 우리 아이만 안 보낼 수도 없고 이런 현실이 정말 싫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엄마는 “방금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왔는데, 신발장에 신발이 반 정도만 있더라. 별 생각 없다가 그걸 보니 저만 별로 대단하게 생각 안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냥 집에만 있으면 예방이 되는 건가 싶고 언제까지 어떻게 조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당장 어린이집 등원을 중단한 부모들도 잇따르고 있다. 한 엄마는 “경기도라 더 불안하다. 우리 딸은 한 달 정도 어린이집을 쉬기로 했다. 불안하게 계속 보내느니 그냥 관두는 게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엄마도 “전업맘이라 쉬기로 했는데 아이가 호흡기도 약하고 감기도 많이 걸리는 편이라 계속 안 보낼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를 당장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가정은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한 직장맘은 “어린이집에 안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나왔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어려운데, 국가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 아이 건강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되니 답답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메르스 감염 확진 환자가 나온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집 휴원 방침까지 나온 상황이다.
경기 화성시는 지난 2일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오는 7일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휴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병원에서 격리 치료중인 의심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메르스 감염이 염려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어린이집 차원에서도 어린이집 내 혼란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는 중이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관계자는 “당장 다음 주에 있을 연합회 내 행사를 취소했으며, 메르스로 인한 어린이집 혼란이 커지지 않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차원에서도 어린이집 내 혼란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는 중이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관계자는 “당장 다음 주에 있을 연합회 내 행사를 취소했으며, 메르스로 인한 어린이집 혼란이 커지지 않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당분간은 메르스 사태를 조심스럽게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4만 3000개 어린이집의 주무부처다.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 관계자는 “현재 메르스와 관련한 문의가 종종 들어오고 있다. 복지부는 총괄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가 지역 내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공문을 보내놓은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휴원 등의 지침을) 복지부 차원에서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 어린이집 휴원은 지자체가 지역 실정에 맞게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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