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사태 '슬픈 도미노', 아동 성범죄·학대 증가
에볼라 사태 '슬픈 도미노', 아동 성범죄·학대 증가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6.17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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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구호단체들, 시에라리온 아동 대상 ‘에볼라 영향’ 조사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지난해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Ebola) 사태가 시에라리온의 아동 노동착취와 폭행, 10대 임신율까지 악화시켰다는 보고가 나왔다.

 

국제구호 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플랜 인터내셔널, 월드비전은 시에라리온 9개 지역의 7세부터 18세 아동 1193명을 대상으로 에볼라가 미친 영향을 조사해 ‘에볼라 피해 아동들의 일상으로의 회복에 관한 조사 (Children’s Ebola Recovery Assessment)’를 발표했다.

 

시에라리온은 인구의 절반이 18세 미만 아동이다. 그러나 3500명이 사망한 에볼라가 창궐한 이후 아동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연구는 이뤄진 바 없다. 이번 조사는 시에라리온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에볼라 피해 대응 전략 (Ebola Recovery Strategy)’에 아동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뤄졌다.

 

지난해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Ebola) 사태가 시에라리온의 아동 노동착취와 폭행, 10대 임신율까지 악화시켰다는 보고가 나왔다. '에볼라가 미친 영향'을 주제로 시에라리온 아동이 그린 그림. ⒸSave the Children
지난해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Ebola) 사태가 시에라리온의 아동 노동착취와 폭행, 10대 임신율까지 악화시켰다는 보고가 나왔다. '에볼라가 미친 영향'을 주제로 시에라리온 아동이 그린 그림. ⒸSave the Children

 

조사 결과 에볼라는 매우 다양하고 깊숙한 방식으로 아동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들은 ▲학교 폐쇄 ▲심리적 불안감 ▲낮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 ▲생계유지 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에 응한 아동 대부분은 9개월 동안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에볼라 이전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아동 노동과 착취에 내몰리고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폭력에 노출됐다고 답했다.

 

실제로 조사에 응한 아동 151명 가운데 91%가 또래 소녀들 가운데 임신한 소녀의 숫자가 에볼라 이전보다 더 늘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전체 응답 학생의 10%는 10대 임신율이 늘고 있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에볼라로 가족을 잃은 소녀들이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을 얻기 위해 성매매를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로 인해 가족과 친척이 목숨을 잃고 이로 인해 생계 수단이 막막해지자 궁여지책으로 성매매를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동을 보호할 학교마저 휴업에 들어가면서 아동들이 생계의 최전선에 내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가족이 목숨을 잃는 것을 목격한 아동들의 심리적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들 대부분은 ▲에볼라 감염에 대한 두려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가족과 친구의 사망 모습 목격 등으로 인한 정서적 충격을 호소했다.

 

열악한 의료 시설은 아동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에볼라 창궐 이후 대부분의 의료시설이 에볼라 치료에 동원돼 5세 미만 영유아나 임산부가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동들은 “병원에서 에볼라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병원에 가기 두렵다”며 더 많은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조사에 참여한 아동들은 ▲에볼라 종식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 도입 ▲아동의 교육 접근성 확보 (에볼라로 인해 가족과 친척을 잃은 아동, 특히 부모를 모두 잃은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 등록금 지원과 장학금 제도 도입) ▲보건 시스템 강화 및 지방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의료시설·의료진 확충 ▲아동 노동 및 착취 중단 (아동 노동에 대한 부모와 지역사회 인식을 제고하고 적절한 생계 수단을 제공해 아동이 생계를 위한 노동과 성매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시에라리온 정부에 건의했다.

 

조사를 진행한 3개 단체는 각국 정부와 전 세계 후원자들에게 시에라리온의 에볼라 피해 대응 전략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이작 오코 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사무소장은 “에볼라 복구 정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아이들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아동 모두가 교육받을 기회를 얻어야 하며 근 일 년간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됐던 것도 복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슬리 스콧 시에라리온 월드비전 회장은 “이번 보고서에서 아이들은 교육과 의료서비스,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장 중요한 세가지 요소로 꼽았다”며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으니 이제 행동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케이슬리 콜맨 플랜 인터내셔널 시에라리온 사무소장은 “이번 보고서는 에볼라가 아이들의 삶에 큰 상처를 입혔으며 그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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