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열풍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쌍둥이 열풍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 심우리 기자
  • 승인 2015.10.15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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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열풍으로 돌아본 저출산 시대의 현주소

【베이비뉴스 심우리 기자】

 

대한, 민국, 만세 '우리는 국민삼둥이랍니다'. KBS 2TV'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배우 송일국의 세쌍둥이 아들은 '쌍둥이'열풍을 일으킬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KBS
대한, 민국, 만세 '우리는 국민삼둥이랍니다'. KBS 2TV'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배우 송일국의 세쌍둥이 아들은 '쌍둥이'열풍을 일으킬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KBS

 

대한민국은 요즘 쌍둥이 열풍이다. 쌍둥이가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TV는 물론, 주변에서도 쌍둥이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주말 저녁에는 쌍둥이들의 활약이 더욱 도드라진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국민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비롯해, 서언, 서준 역시 국민 쌍둥이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그뿐이랴, SBS ‘오! 마이베이비’에 출연하는 라희, 라율이의 좌충우돌 성장기 역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최근에는 축구선수 이동국의 쌍쌍둥이 네 자매까지 가세해 개성 넘치는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대세도 이런 대세가 없을 만큼 쌍둥이들이 연일 화제에 오르며 쌍둥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임신을 준비하는 기혼여성들은 쌍둥이 임신을 되레 반기는 분위기일 뿐만 아니라 쌍둥이 임신법 등을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쌍둥이에 대한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톱스타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쌍둥이 열풍의 주인공들. ©KBS,SBS
톱스타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쌍둥이 열풍의 주인공들. ©KBS,SBS

 

◇ 쌍둥이 출산율은 10년 새 3배 늘어

 

실제로 쌍둥이 출산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수는 감소한 반면, 쌍둥이(다태아)는 1만 4728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3.49%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보다 0.2%, 10년 전보다는 57%나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전 국민을 ‘쌍둥이 바보’로 만들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쌍둥이 열풍에 대해 우려의 눈길도 적지 않다. 쌍둥이 출산율 증가야 말로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우선 쌍둥이 출산율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난임 부부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7만 7039명이었던 난임 진단자는 2013년에는 20만 1589명으로 나타났으며, 5년 동안 14%나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복지실태조사’(김승권, 2012)를 보면 15~49세 유배우부인의 난임진단 경험률은 무려 33.1%에 이르렀다. 즉 가임기 부부 3쌍 중 1쌍은 난임 문제를 겪고 있는 셈이다.

 

쌍둥이 출산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난임부부 증가율과 비례한다. 이는 청년실업, 주택문제, 결혼에 대한 인식변화 등과 무관하지 않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쌍둥이 출산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난임부부 증가율과 비례한다. 이는 청년실업, 주택문제, 결혼에 대한 인식변화 등과 무관하지 않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이렇게 난임 부부가 늘고 있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도 동시에 늦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실업, 주택문제, 결혼에 대한 인식변화 등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최대 난제인 환경호르몬이다. 이 역시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에서 증가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셋째, 난임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각종 스트레스 또한 난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쌍둥이 열풍, 과연 좋기만 할까?

 

쌍둥이 열풍이 우려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산모와 태아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의학회 조사에 따르면 쌍둥이 임신부는 약 40%가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임신 기간 동안 단태아 임신부보다 300㎉ 이상의 열량이 필요하고, 2.5배의 엽산과 철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쌍둥이의 경우 단태아를 낳을 때보다 조산율이 월등히 높고, 저체중으로 태어날 확률이 높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불러올 수 있다.

 

◇ 산모와 태아 건강 위협하는 과도한 배아 이식

 

이러한 쌍둥이 열풍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화제를 낳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시행한 배아이식 수술 중 62%가 3개 이상을 이식, 최대 6개 이상을 이식한 사례도 있었다.

 

국내 난임부부의 과도한 배아이식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다태아임신부의 경우 단태아임신부와 비교해 조산률이 15배가 높고, 임신중독증과 임신성 당뇨의 위험성도 높다. ⓒ베이비뉴스
국내 난임부부의 과도한 배아이식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다태아임신부의 경우 단태아임신부와 비교해 조산률이 15배가 높고, 임신중독증과 임신성 당뇨의 위험성도 높다. ⓒ베이비뉴스

 

과도한 배아이식으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을 받는 부부 3쌍 중 1쌍 꼴로 쌍둥이(다태아)를 출산하고, 이로 인해 쌍둥이 조산율과 미숙아 출산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국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현재 과도한 배아이식에 대한 감독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스웨덴은 이식배아 수를 1개로 제한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2개, 독일의 경우는 38세 이하의 경우에 2개 이하로 제한하고 어길 경우 3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산장려정책에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한 정책이 포함돼야 한다. 자율성 보장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면 최소한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여성에 한해서라도 배아이식 수를 제한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 김명원 의원)

 

이에 대해 정부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9월 2일 보건복지부는 35세 미만은 최대 2개, 35세 이상은 3개까지만 배아를 이식할 수 있도록 한 ‘인공수정 및 체외수정 시술 의학적 기준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또 난임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연임신을 유도하기 위해 시술기관이 체외 수정 시술 전 여성은 배란기능 자궁강 및 난관검사, 남성은 정액 검사 등 기본적인 생식건강 검사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했다.

 

◇ 쌍둥이 열풍의 이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물론, 쌍둥이 열풍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더 많은 것이 요즘 추세다. 한편에서는 TV 속 쌍둥이들을 보며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쌍둥이 열풍 속에서 우리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쌍둥이 임신·출산의 기쁨과 즐거움만큼 현실적인 어려움도 제대로 알아야하는 점이다.

 

사회문제로 인한 난임 부부의 증가, 단태아보다 15배가 높은 쌍둥이 조산율, 임신중독증과 임신성 당뇨로 인한 산모의 건강 위협 등 쌍둥이 열풍 이면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는 “쌍둥이 임신 시에는 산모와 태아의 합병증, 임신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어 일반 임신부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며 “난임 병원의 경우 쌍둥이 출산을 막기 위해 이미 배아 이식 제한을 실시하고 있지만, 환자의 경우에 따라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배아 이식에 대한 전체적인 가이드 라인 제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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