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근로자는 출산하지 말까요?"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개정안 시행으로 출산·육아 지원 중단 위기
김은실 기자eunsil.kim@ibabynews.com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개정안이 올해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립대병원 소속 여성 노동자들이 출산휴가 급여와 육아휴직 수당을 받지 못할 처지가 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 노동자의 모성 보호를 후퇴시키는 개정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주최 측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3월 1일부터 국립대병원 직원들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에 가입된다. 문제는 연금에 가입하면 고용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는 자동으로 탈퇴된다는 점이다.
출산휴가 3개월간 지급되는 통상임금 중 2개월 분은 사업장이 지원하고, 마지막 1개월 분은 고용보험 기금에서 지급한다. 또한 육아휴직 1년간은 매달 최대 100만 원의 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도 고용보험 기금에서 지급하는 것이다.
즉 고용보험 대상자에서 제외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고용보험 기금으로 주는 출산휴가 급여, 육아휴직 수당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현재 출산휴직 중이거나 육아휴직 중인 노동자들도 당장 3월부터 지원이 끊어질 형편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출산?육아 수당 지급이 중단되면 국립대병원 여성 노동자들의 출산과 육아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14년 동안 국립대병원에서 육아휴직을 낸 노동자는 총 1987명이다.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동요구안을 작성해 국립대병원과 교육부에 모성 보호 대책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 박경득 분회장은 “아이를 낳으면 생활비가 더 든다. 급여를 주지 않으면 휴직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분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1년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노동자가 200~3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부가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분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산율을 올리겠다고 공약했으면서 육아와 출산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정책 오류”라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박해철 부위원장은 “권리 침해를 구제할 수 있는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성 보호 외에 임금피크제 도입과 비정규직 문제도 언급됐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개정안의 시행으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독려하면서 정작 무기계약직은 비정규직으로 분류해 사학연금 가입 대상자에서 제외한 점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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