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부모 면접교섭권 인정 '최초 사례'
사망한 엄마 대신 손자 기른 조부모의 권리 인정
사위의 재혼 때문에 자신이 기른 손자를 만나지 못하게 된 외할머니의 면접교섭권 허용 청구 소송을 법원이 승소 판결했다.
지난 22일 서울가정법원 가사 22단독 제갈창 판사는 외할머니 A 씨가 사위 B 씨를 상대로 낸 손자 면접교섭권 청구에 대해 “B 씨는 A 씨가 매달 두 차례씩 손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민법 837조에 의해 규정된 부모의 면접교섭권이 조부모로 확대된 첫 사례다. 해당 면접교섭권 조항에서는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과 자녀는 서로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손자를 자식처럼 아이를 키워 온 외할머니 A 씨가 B 씨의 재혼으로 인해 손자와 강제로 떨어지게 되면서 빚어졌다. A 씨의 딸이자 B 씨의 아내였던 C 씨는 지난 2012년 아이를 낳다가 사망했다.
B 씨는 A 씨와 함께 살며 아이를 키우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지난해에 재혼을 결정하고 재혼가정에 아이를 데려가 키우기 시작했다. 이에 A 씨가 낸 소송에 B 씨는 “새엄마에게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시점에 아이가 외할머니를 만나고 친엄마의 죽음을 알게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면접교섭권은 가정 해체에 따른 애착 관계 단절이 아동의 복리와 건전한 성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숨진 친모 대신 외할머니가 3년 가까이 양육하며 깊은 유대와 애착 관계를 형성했을 때 이를 끊는 게 아이의 복리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이 경우 외할머니라도 예외적으로 면접, 교섭을 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가정 법원에서 이뤄진 이번 판결은 B 씨의 항소 여부에 따라 최종 결과가 결정된다.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는 현재까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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