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이고 나발이고…" 금복주 사태 확산될 전망
'육아휴직이고 나발이고…" 금복주 사태 확산될 전망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6.03.2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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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근로자 부당 대우 금복주에 뿔난 시민들 운동 이어져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경북 대구시의 중견 주류 기업 금복주가 결혼을 이유로 여성 직원을 해고한 일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여성·노동 단체를 필두로한 금복주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전국민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명 ‘금복주 사태’로 불리는 이번 일은 몇 주 전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여론을 들끓게 했다. 지난해 결혼 소식을 회사에 알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다가 스스로 퇴사 수순을 밟은 A씨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근로자 차별 관행을 재확인 시키는 계기가 됐다.


A씨는 지난해 여름 금복주 설립(1957년) 이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주임으로 승진하면서 겨울에 치르려던 결혼과 겹경사를 맞았다. 하지만 몇 년 간 함께 일해 온 상사에게 청첩장을 건네자마자 “우리 회사는 결혼하면 다 그만두고 나갔다”는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 따르면 A씨의 상사와 사장 등 운영진은 “계속 직장을 다니겠다는 생각이냐”, “나갈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거다”, “바보가 아닌 이상 법을 위반하지는 않는다. 나가라고는 안 한다”, “개인이 조직을 능가할 수는 없다”는 등의 퇴사 권유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특히 “(결혼한) 여직원이 다니는 걸로 인건비 생각은 안 해봤나. 육아휴직이고 나발이고 결혼해서 애 하나 낳는 순간에 화장실에서 눈물 짜고 유축기, 수축기 들고 다니면서 (모유를) 짜고 있다”는 등 모욕을 당했다.


모욕과 퇴사 압박 뿐 아니라 회의에서 제외되고, 다른 직원들에게 함께 식사를 금지하는 등 몰상식한 대우를 당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일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금복주 운영진을 비롯한 금복주 회사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시대착오적인 금복주의 경영 방식을 두고 남녀 근로자는 물론 대학생들까지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금복주 측은 부적절한 대처로 논란에 부채질을 했다. 언론의 기사가 한참 쏟아진 다음에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A씨에 대한 사과 없이 시민연합 등에만 사과해 “일을 키우지 않기 위해 임시방편 식의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반감을 사기만 했다.


또 A씨가 고소장을 제출한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서 금복주 김동구 회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외국 출장을 이유로 늑장을 부리면서 일을 키우고야 말았다.


이에 대구시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지난 17일부터 대구시 달서구 성서로 금복주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 나가며 불매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대구시 청년 유니온은 ‘N포세대 조장상’을 주는 퍼포먼스를 펼쳐 금복주의 각성을 촉구했다.


결국 사건이 터진지 몇 주 만에 김동주 금복주 회장이 피고소인자격으로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며 조사가 시작됐다.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은 지난 25일 “김동구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늦어도 다음 달 초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의 불매운동, 시위 등 퍼포먼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시 단체와 전국 단위의 여성, 노동 단체가 오는 30일 성서공단 금복주 본사 앞에서 ‘금복주불매운동본부’를 꾸리고 불매운동을 실시하는 등 시위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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