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추가 발견
[단독]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추가 발견
  • 신세연 기자
  • 승인 2011.10.19 15:33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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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기자회견 이후 27건 추가 피해자 확인 베이비뉴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격 인터뷰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9월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9월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지목된 원인미상 폐질환 피해자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집계결과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4명의 영유아가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9월 20일 임산부 피해자 외 영유아 피해사례까지 총 8건(영유아 6건 중 5건 사망사례, 산모 2건 중 1건 사망사례)의 사례를 공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피해사례를 조사한 결과 ‘원인미상 폐질환’ 추가 피해사례는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27건(의심사례 포함)에 이르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기자회견 이후 홈페이지(www.eco-health.org)를 통해 발표한 27건의 피해사례 중 어린이를 포함한 영유아 원인미상 폐질환 피해사례만 12건이고, 이중 사망사례는 4건이나 됐다.

 

베이비뉴스는 영유아 피해자 가족 중 지난 3월 원인미상 폐질환으로 아들을 잃고, 현재 아내와 막내까지 간질성 폐질환으로 투병 중인 남편 이아무개 씨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온 가족을 잃을 위기에 놓인 이 씨는 “정부나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가족 중에 우리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렇게 그렇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가습기 살균제 추가 피해자 전격 인터뷰 전문.

 

- 피해자의 가습기 사용기간 및 발병 시기, 투병 과정, 진단명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영수증을 살펴보니 매달 1개 이상씩 사서 썼던 것으로 나왔다.

 

2007년 10월생인 둘째 아이가 올 초 계속 내과, 소아과, 소아병원에 다녀 정확한 발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차도가 없어 3월 7일 대전의 소아병원에서 엑스레이(X-ray) 촬영을 했는데 폐가 보이지 않아 바로 충남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튿날 8일 오전에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흉부외과로 전과 후 혈액체외순환, 폐이식 상담, 2차 감염(패혈증)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3월 30일 우리 곁을 떠났다.

 

진단명은 '상세불명의 폐렴'에서 '상세불명의 호흡곤란증후군'으로 바뀌었고, 2차 감염은 패혈증 등으로 쓰여 있었으며 기타 여러 가지가 쓰여 있었다.”

 

- 가족 내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둘째를 떠나보내고 올 4월 돌이 채 안된 막내(작년 5월 출생)가 아파 을지대학병원에 갔다. 폐렴과 기관지염이라 했고, 모유수유 중이니 닷새가량 약만 잘 먹고 잘 쉬면 나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또 차도가 없어서 4월 23일 다시 갔더니 폐렴이 심하니 입원을 하라고 했다.

 

을지대학병원을 신뢰할 수 없어 전원의뢰서를 받아 바로 강남세브란스 병원으로 갔다가 3일 후 24시간 소아과 전문의가 대기하고 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다.

 

입원해 있는 동안 상태가 위중해 중환자실로 가야한다고 했지만 아이가 모유수유 중이고 워낙 어린아이라 엄마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일반실에서 진료 받았다.

 

전원 후 스테로이드제, 항암제 등 부작용을 수반하는 약물치료를 계속 받았고 6월 13일 퇴원해 계속 통원치료 중이다.

 

아내는 자꾸 어지러움 증을 호소해 처음에는 둘째를 잃은 충격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정신과 상담만 권했다. 어지러움증 약만 먹었는데 차도가 없어 6월 30일 CT를 촬영했더니 간질성 폐질환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막내의 통원치료 겸 7월 1일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갔고, 의료진이 곧바로 입원해야한다고 해서 입원진료 받은 후 8일 퇴원해 현재까지 막내와 통원치료 중이다.”

 

- 둘째 아이 투병 당시 의료진의 입장과 상황은 어땠나?

 

“당시 소아과에서는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말만하고 닷 새 만에 흉부외과로 전과시켰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말을 아끼는 태도였고, 폐렴상태보다는 호흡곤란증후군에 초점을 맞췄다. 생사를 장담할 수 없고 생존율이 높지 않다고 했다.

 

의료진이 폐이식을 권해 강남세브란스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강남세브란스 교수는 나이가 어려(당시 39개월반) 폐이식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의심이 되며, 동일한 연령대의 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9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여성환경연대가 녹색소비자연대, 위더피플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덕수, 법무법인 백석, 법무법인 정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규명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9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여성환경연대가 녹색소비자연대, 위더피플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덕수, 법무법인 백석, 법무법인 정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규명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8월 질병관리본부 발표를 접한 심경은 어땠나?

 

“허탈할 뿐이었다. 올해 1~2월에 감기, 폐렴이 다른 해보다 많아 가습기를 많이 틀었고, 청소도 여느 해보다 더 열심히 했었는데, 그것이 원인이라니 허탈할 뿐이었다. 모르고 한 일이지만, 내가 내손으로 아이를 떠나보내게 한 셈이 됐으니….”

 

-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일 거라고 상상은 했었나? 혹 의료진이라도 의심 가는 원인을 말해줬나?

 

“없었다. 상상도 못했다. 그랬다면 둘째가 그렇게 아픈데 막내한테 가습기를 계속 쓰지 않았을 것이다.”

 

- 영유아 피해가 많았음에도 정부의 임산부 중심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마도 피해규모 등이 정확하게 발표되면 자신들의 입지(자리보전, 승진 등)에 큰 타격을 입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선거(서울시장,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가 줄줄이 있으니 부정적인 이미지의 발표를 피한다는 생각도 들고…. 자기 자식이 가습기 살균제로 떠나갔다면, 그런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들고….”

 

- 피해자 모임을 통한 움직임이나 앞으로의 계획은?

 

“병원에서 봤던 남자가 TV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아이를 잃었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봤다.

 

둘째를 먼저 보내고, 막내와 아내까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소송을 같이할 사람을 찾기 위해 카페에 가입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향후에 그 것이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카페회원들과 공동으로 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그 동안 언론에서 보도됐던 내용들인 2007년 모대학병원 논문, 3년 전 가습기 살균제가 위험하다는 보건복지부 내부문건 등이 사실로 밝혀지면 보건복지부와 제조사는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목숨이 달린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방치․은폐시킨 것에 대한 책임으로 피할 수 없을 것이며 보건복지부의 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한 문서 은폐가 사실이라면, 그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한 것이므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혐의도 물을 것이다.

 

또한 국가를 상대로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물론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는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물품을 제조․판매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배상을 요구할 것이다.”

 

- 정부나 기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나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가족 중에 우리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렇게 그렇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와 기업의 관련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사용에 동일한 조건(넓은 주택이 아니라 나 같은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과 동일하게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서도 간질성 폐질환에 걸리지 않는다면 모든 소송을 취소하고 사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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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i**** 2011-10-24 12:48:00
우리도 사용하던거 갖다버렸어요
큰일날뻔 했지 몹니까!!!

피해사례에 대한

aaa**** 2011-10-21 13:20:00
곰팡이균 쉽게 해결
sbs 가습기 살균제 "산모 및 영유아 5명 사망 기사를 보고 참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만은 자칫잘못하면 PR하는것 같아서 묵묵히 어린이집 같은데는 공문을 보냈지만 한곳도문의가 없는것을 보고 정말 한심스러운 세상이구나 생각하였고요, 이번

gottkfgo**** 2011-10-21 05:36:00
이런....
세상에 어떻게 이런일이

maybe**** 2011-10-20 22:45:00
정말 무섭네요
조심해야겠네요....건강을 위해서 가습기쓰

wo**** 2011-10-20 14:57:00
무섭네요.
이런일들은 정말 떠들썩하게 세상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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