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명 사망케 한 옥시, 한국에서 아웃!"
시민사회, '옥시 불매' 2차 집중행동 보고대회 개최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옥시를 향해 쏘세요! 살인기업 옥시는 한국을 떠나라!"
엄마이자 아내인 여성 소비자들의 날선 목소리는 가습기살균제 최대 가해 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를 겨냥한 것이었다. 옥시 제품들이 옥시를 향한 과녁에 꽂히는 광경은 옥시의 한국시장 퇴출을 염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로 여의도에서 꽃폈다.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 등 8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옥시집중불매운동 선언 참가단체들은 지난 4월 23일부터 옥시 불매운동 전개를 선언하고 꾸준한 불매운동을 진행해왔다. 유통업체에서 옥시를 퇴출시키기 위한 활동을 비롯해 전국에서 옥시 제품 수거 캠페인을 벌여 수거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2차 집중행동에 대한 보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8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집중불매운동 선언 참가단체들은 31일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옥시불매 활동 보고 및 옥시 규탄발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도 죽일 수 있었던 제품을 아무런 제재 없이 팔아 수익을 올린 옥시를 이 땅에서 퇴출해야한다는 규탄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상임대표는 "가습기살균제는 죽지 않아도 되는 죽음들을 바라보게 했다"며 옥시레킷벤키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제 더는 나의 일이 아니라고, 추모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살인을 일으키는 제품을 만든 기업을 없애고, 사람을 죽이는 사회구조와 싸워야 한다"고 옥시 불매를 독려했다.
행복중심생협연합 안인숙 회장 역시 옥시 불매 운동에 동참했던 소감을 밝혔다.
"생협협의회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생협이 옥시물품을 수거하는 지역의 포스트로 역할을 하게 됐다. 옥시 사태에는 기업의 윤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의 깊은 슬픔이 담겨 있다. 많은 국민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한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겠다'는 공감이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진 것이다."
옥시레킷벤키저는 흔히 알려진 옥시크린, 쉐리 등 집안 생활용품만 제조하는 기업이 아니다. 개비스콘과 스트랩실 등 의약품도 만들고 있었다. 이에 전국 약사들도 옥시 불매에 힘을 보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윤미현 사무처장은 이날 전국 약국이 어떻게 불매운동을 전개했는지 보고했다.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심각성과 범국민적 운동에 대한 피해를 인식하고, 일반 위장약 개비스콘과 스트랩실 등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전국 약사들에 대한 불매운동 역시 확산되고 있다. 전국 약사들과 시민단체는 힘을 모아 함께 투쟁하고 함께 연대해 갈 것을 약속한다."
규탄발언을 마친 시민사회단체는 화학물질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정한 '7대 목표'도 이 자리서 밝혔다.
▲3차 옥시불매를 통한 옥시퇴출 실현 ▲가해기업의 처벌 ▲ 제품을 허가하고 인증서를 발급한 산자부 조사 ▲지패 구제 회피한 환경부 장관 해임 ▲옥시 피해 구제법 제정 ▲옥시 처벌법 ▲옥시 예방법 제정 등이 그 내용이다.

옥시 본사 앞에서 규탄을 마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국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쁜 물건, 안사고 안씁니다!"를 외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수거된 2000여개의 옥시 제품들을 쇼핑카트에 싣고 행진하며 시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시민들은 '화이팅'을 외치면서도 모두 '안 써본적없는 브랜드'란 사실에 혀를 내둘렀다. 퍼포먼스를 펼치며 국회에 도착한 시민사회단체는 국회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해결을 위해 나선 국회의원들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유족들과 힘을 합쳤다.

'옥시 불매' 2차 집중행동 보고대회의 마지막은 국회 앞에서 장식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국민의당 채이배, 김광수, 송기석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이정미 의원 등은 시민사회단체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유족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20대 국회의원들과 함께 선 자리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의 안성우 운영위원은 호소발언을 맡았다. 안 운영위원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실을 밝히는 길도 어려웠던 시간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얼마나 잘 살려고 그런 걸 사용했느냐'는 질타도 받아왔던 시간이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에게 직접 피해 사례를 전달하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국회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국민의 안전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이 사건이 그동안 세상에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피해자 가족을 만났지만 이 사태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실체에 대해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특위에서는 내일 관련법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피해자 지원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안방의 세월호 사건으로 전 국민적인 문제"라고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꼬집었다.
"특별법을 제정하고 청문회를 여는 것이 국가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다. 국민적 힘을 바탕으로 공조해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4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이 막바지"라며 운을 뗐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이 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되길 원한다. 5년 동안 계속 끌어왔던 일이다. 그동안 국회와 정부, 기업, 검찰 모두에게 실망해왔기 때문에 믿을 건 시민들의 불매운동뿐이다.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래야 기업과 국회, 정부들도 내세운 약속을 지키게 될 것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한편 이날 행동보고를 마친 8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는 옥시 불매운동에 이어 '옥시 뒤에 숨은 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묻는 활동', '피해자 구제와 대책마련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 활동', '화학물질 관리체계 개혁을 위한 활동'으로 운동의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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