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엄마가 쓰면 명품? 엄마 유혹하는 '강남 마케팅'
육아에 부담 지우는 프리미엄 마케팅 성행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강남유모차 #유모차계의벤츠”
“#강남분유 #명품분유”
“#강남젖병 #젖병계의 샤넬”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육아용품 앞에 ‘강남’을 붙여 쓰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알고보면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고 싶은 엄마들의 심리를 이용한 프리미엄 마케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만들어진 키워드가 아니라 육아용품 회사가 돈을 주고 진행한 바이럴 마케팅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 강남엄마는 정말 명품만 사는 걸까
'강남 + 육아용품' 키워드들은 육아용품 회사나 홍보대행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치밀한 회의를 거쳐 탄생한 키워들은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서 블로그, 카페, SNS 등으로 확산된다. 그 이후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기사가 되면, 마치 기정사실인양 굳어지는 것이다.
육아용품 시장에서는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고 싶은 엄마들의 심리를 이용한 프리미엄 마케팅이 오래 전부터 성행해왔다. “육아 산업은 프리미엄 마케팅이 통하는 얼마 안 되는 분야”, “엄마들을 통해 ‘좋은 제품’이라고 입소문이 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라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육아커뮤니티, 블로그, SNS에서는 “강남엄마들이 요즘 ○○○ 많이 쓴다더라”는 말과 함께 ‘강남유모차’, ‘강남카시트’, ‘강남아기띠’, ‘강남분유’, ‘강남젖병’ 등의 단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강남 마케팅이 실제 강남 엄마들이 많이 쓰는 제품인지, 좋은 제품으로 인증 받았는지에 대한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에서 수입된 수입분유, 수입유모차, 수입카시트, 수입아기띠 등이 강남엄마들이 쓰는 육아용품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실제 '강남유모차', '강남카시트'로 유명세를 치른 제품을 포함한 여러 육아용품에 관련 소비자 조사를 수차례 진행하며 육아용품 가격에 상당 부분 거품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국내 최고가를 호가하는 수입 유모차의 경우는 2012년 품질 평가에서 6개 등급 중 4번째 등급인 ‘미흡’으로 평가됐고, 역시 국내 최고가를 호가하는 수입 카시트는 2015년 안전성 평가 부문에서 ‘더 안전하다’고 인정받을 만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가격이 비싸다고 반드시 품질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의 심리를 이용한 기업의 행위가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육아에 부담 지우는 프리미엄 마케팅
국내 유아용품 업계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7조 원. 저출산이라는 국가 사정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는 강남 마케팅 등 기업의 프리미엄 전략이 한 몫을 크게 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기업에 의한 이러한 시장 분위기 주도가 계속되면 결국 대중에게 육아와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실제 육아정책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육아품목의 가격수준이 품질성능 대비 비싸다”, “육아품목의 지출과 구입이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답한 영유아부모가 “비싸지 않다”, “가계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라고 답한 영유아부모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유, 유모차 등 육아소비재와 내구재가 다른 육아 소비품목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가계에 더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영유아 부모가 많았다.
최윤경 육아정책연구소 팀장은 “현재 높은 육아물가지수에는 고가의 신제품 출시가 가격 상승폭을 견인하는 육아품목의 시장가격 형성이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육아용품 비용 부담으로 인한 저출산 기조가 강화되지 않도록 적정 수준의 품질이 유지, 관리되는 착한 가격과 착한 기업의 비용 구조가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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