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망자 700명, 국가 재난사태 선포해야"
시민단체와 피해자들, 피해자 찾는 특별기구 설치 촉구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아내가 죽었습니다. 원인은 가습기 물통에 타 넣은 가습기살균제 때문이었습니다. 원인인줄도 모르고 아프지말라고 더 넣었습니다. 그렇게 갔습니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던 아내를 급성 폐렴으로 떠나보낸 한 피해자 유족의 사연이다. 어느 한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덧 700여명의 유족들이 이 같은 아픔을 품고 있다.
지난달까지 정부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접수를 신청한 피해자들의 수는 1362명, 사망자는 238명이었다. 지난 2011년 정부의 1차 조사 후 밝혀졌던 106명의 사망자 수는 이제 5년 전 이야기일 뿐이다. 5년간 누적된 사망자는 701명으로 피해자는 총 3698명이 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를 비롯해 환경운동연합, 가습기살균제피해와가족모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4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까지 피해접수 후 누적 피해자 3698명 중 사망자는 701명이라는 피해자 현황을 밝혔다. 또한 사망자가 700명이 넘은 만큼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단체들은 "환경부에 접수된 피해접수 현황임에도 환경부는 공식적 브리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규탄하기도 했다.

먼저 전국 가습기살균제 피해 현황을 전한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2011년 8월 31일 이후부터 피해신고를 받지 않았던 정부가 1차 조사를 했을 당시, 피해자는 361명, 사망 101명이었다. 당시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소관이었다"며 "환경부 소관으로 바뀐 2014년 2차 조사 당시 추가 피해자는 169명, 사망자 40명으로 사망률은 23.7%에 이르렀다"고 점점 늘어나는 피해자들의 현황을 전했다.
"최근 4차 접수가 진행되면서 지난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3689명으로 그 중 사망자는 701명이다. 무고한 국민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국가적 재난으로 선포함이 맞다. 이 수치를 공개하는 것도 환경부가 직접 나서서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정부는 현황 공개를 꺼리고 있다. 약 1000만 명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 227만 명이 잠재적 피해자로 보인다. 지금 드러난 수치는 전체 피해자의 1%에 불과하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사망자가 700명이 넘었는데도 검찰은 12명만을 구속했다"며 "미진한 수사를 감추기라도 하듯 검찰수사 발표는 뒤로 미루고 있다"고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예정대로 였다면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됐어야 한다. 하지만 발표는 미뤄졌다. 검찰 스스로도 자신들의 수사가 충분하지 못했고, 발표하기에 미흡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사태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SK케미칼에 대한 수사도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90%이상 원료를 공급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진상규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염 사무총장은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높은 의지와 심각성을 내 세울 필요가 있다"며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기본법에 의거해 국가재난으로 선포해야 한다. 법에 따라 중앙안전대책 상황실을 설치해야만 한다. 국가 차원에서 체계를 갖추고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에서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하나 전 국회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회와 정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며 "가습기살균제 사태 해결이 정치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피해자와 민간단체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들도 함께해 전국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 701명에 대한 추모를 진행하며,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국가 재난사태'로 선포하고 적극적으로 진상규명과 피해구제를 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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