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마저 갑질 옥시, 통보 배상 중단하라!"
"합의마저 갑질 옥시, 통보 배상 중단하라!"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6.08.09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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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피해자들, 최종 배상안 발표 규탄 집회 및 기자회견 개최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안심한 제품이라고 소비자 현혹시키더니, 배상안에서도 갑질의 태도로 피해자 기만하는 옥시는 대한민국 시장을 떠나라!”

누군가의 앞에 나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호소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앞에 서서 한마디 하기도 어려운 일반 시민들은 아이와 가족을 잃고, 건강도 잃은 채 사람들 앞에 섰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국정조사에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바로 옥시 레킷벤키저가 만든 옥시 싹싹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들이다.

9일 오후 평범한 시민이었던 피해자들은 여의도 옥시 레킷벤키저 앞으로 나와 마스크를 쓰고 피켓을 들었다. 가해 기업 옥시를 향한 날선 규탄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피해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제2의 옥시를 막자 전국 서명 운동 캠페인의 자발적 참여로 이어졌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참여연대 장동엽 선임간사는 “지금 옥시 앞에 나와 있는 피해자들 말고도 수많은 국민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다. 또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피해자들도 많다”며 “부도덕한 기업이 한국사회에 존재한다. 시민들의 힘으로 옥시를 내보내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집회로 시작된 피해자들의 외침은 기자회견으로까지 이어졌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3개의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은 피해자들은 배제된 옥시 배상안에 대한 규탄과 옥시가 국정조사에 제대로 임할 것을 촉구하는 자리가 됐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함께 9일 오후 옥시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IFC 빌딩 앞에서 옥시 최종 배상안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의 최종배상안 철회와 국정조사,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함께 9일 오후 옥시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IFC 빌딩 앞에서 옥시 최종 배상안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의 최종배상안 철회와 국정조사,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먼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최승운 대표는 “가피모, 유족연대, 가습기참사넷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뜻 깊은 자리다. 3개 단체는 이 자리에서 공동으로 옥시의 파렴치한 만행을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오늘 집회를 시작으로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옥시가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일으키고도 옥시는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피해자들의 합의서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옥시는 여전한 갑질을 행하고 있었다. 옥시는 배상안을 내밀기 보다는 검찰조사와 국정조사를 성실히 받아야 할 것이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공동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총장도 자리에 함께해 피해자들 편에 설 것을 약속했다.

안 사무총장은 “가피모와 유족연대 등 피해자들은 기업의 기만과 정부의 외면까지 갖은 고통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국정조사와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도 3, 4등급 피해자들은 외면당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옥시가 제대로 된 사죄를 해도 죽은 자는 살아 돌아오지 않고, 건강도 돌아오지 않는다. 기만적인 태도를 남발하는 옥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 옥시가 제대로 처벌 받을 때까지 움직이겠다. 국회 특위도 오는 12일 열리는 옥시 2차 조사에서 제대로 추궁하고 따져 물어주길 바란다.”

옥시를 맡기 전부터 사회 재난 관련법을 맡아오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강문대 사무총장은 “세월호, 옥시 등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반복적으로 사건이 일어날 때는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는 점을 지적했다.

“가해 기업 책임자에 대해 실질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옥시의 경우, 한국 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본사에서 까지 나서 책임져야 맞다.”

또한 “배상문제를 안 짚을 수가 없다”고 말한 강 사무총장은 “배상은 가해자가 주고 싶은 만큼 주는 게 아니다. 피해자들과 합의를 통해 적절한 배상을 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사무총장은 “우리 사회가 재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예방조치를 해놨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사건이 터진 이상 시스템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민변도 피해자 측에 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함께 9일 오후 옥시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IFC 빌딩 앞에서 옥시 최종 배상안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의 최종배상안 철회와 국정조사,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함께 9일 오후 옥시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IFC 빌딩 앞에서 옥시 최종 배상안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의 최종배상안 철회와 국정조사,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한편 오는 22일부터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는 영국 현지조사에 돌입한다.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영국 현지조사에 일부 피해자들도 함께 자리하기로 했다”며 “피해자들이 함께 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가 더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해 한 살배기 딸을 잃은 엄마 피해자는 “5년이 지났지만 지옥 같은 순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옥시는 성실히 국정조사에 임하고, 기업의 지난 과업을 인정하고 사죄하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이날 규탄집회 및 기자회견장에는 옥시 배상안에서 제외된 3, 4등급 피해자들도 함께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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