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대통령 권위가 땅바닥, 시궁창에 처박힌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부모로서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이런 참담한 심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집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엄마는 18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엄마와 함께하는 시국대화’에 참석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현 국가 상황에 대한 심정을 전했다.
이 엄마는 “아들이 ‘엄마, 그네가 안 움직인대. 그네가 왜 안 움직이는 줄 알아? 순실이가 없어서 그렇대’라고 하더라”며 “아이들까지도 아는 상황이면 이 나라의 권위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모든 엄마들은 굉장히 허탈하고 비통하다. 어디에 의지해야 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엄마는 “불신이 조장되는 상황에서 언론도 믿지 못하겠다. 정치권에서는 중심을 잡고 나서줄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좋겠는데, 저희 엄마들이 보기엔 정치권조차도 박 대통령의 문제를 가지고 유리한 위치로 가려고 하는 욕심들이 보이지 않나 싶다”며 정치권의 책임을 촉구했다.
다른 엄마는 “국민들의 요구가 이번만은 꼭 이뤄지길 바라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앉아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시국대화는 문재인 전 대표와 동작구 지역 초등학생 및 중·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엄마 30여 명의 대화로 진행됐다.
문재인 전 대표는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어제 수능이었는데 성실하게 노력한 보통의 아이들, 보통의 부모들은 더더욱 분노가 컸을 것 같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며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광장으로 나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뜻을 보낸다. 이런 촛불민심에도 꿈쩍하지 않는다면, 100만이 아니라 200만, 300만 촛불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보다 더 못한 것 같다. 이승만 대통령은 독재자였지만, 국민들의 하야 민심이 확인된 순간 그 뜻을 받아들이며 떳떳하게 물러났다. 독재자였지만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압도적인 하야 민심, 지지율이 5%밖에 없는 가운데서도 대통령직을 붙잡고 권력 뒤에 숨어서 수사를 회피하고 진실을 말하지 않고 버틴다. 이것은 정말 추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는 국민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정말 국가와 민족을 생각한다면 마지막에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깨끗하게 민심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래도 역사 속에서 국민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함께 촛불을 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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