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학대, 혹시 나도?] 정서학대 처벌? "촘촘한 법 필요"
"정서학대, 신체학대와 동일한 형량 줘야"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최근 검찰은 아동을 숨지게 한 아동학대범에 대해 최고 사형을 구형할 수 있는 보다 엄격한 범죄 처벌 기준을 내놨다. 아동학대에 관한 사회의식, 엄벌 요구가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아직까지 폭력 및 성폭력, 방임 등 물리적·신체적 학대에 대한 처벌에 편중돼 있다.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처벌 기준이 미흡할뿐더러, 있다 해도 매우 추상적이고 애매한 실정. 정서 및 심리학대에 대한 사회적 민감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차마 의식하지 못한 채 남용되는 정서학대가 만연하게 퍼져있다. 정서학대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 인식의 부재 등 정서학대를 심각한 학대의 유형으로 인지 못 하는 부모가 적지 않은 것.
부모들이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현실과 정서학대의 유형, 그에 따라 아이에게 나타날 수 있는 징후를 짚어보고, 정서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 단체, 부모가 해야 할 일들을 살펴본다.
<기사 싣는 순서>
① 당신도 '학대부모'일 수 있습니다
② 무심코 하는 당신의 행동, 보이지 않는 아동학대
③ [카드뉴스] 옆집 아이와 우리 아이, 비교해본 적 없나요?
④ "정서학대는 아이의 영혼을 갉아먹습니다"
⑤ 정서학대 처벌? "촘촘한 법과 제도 필요"
"어휴, 멍청한 신데렐라, 옷에 어서 리본을 달아! 구두는 반질반질하게 윤을 내야지?"
"너도 무도회장 가고 싶니? 너 같은 재투성이가 성에 나타나면 난리 날 걸?"
"신데렐라! 우리가 돌아오기 전까지 커튼과 이불을 모두 빨아서 널어 놔야 한다!"
'무도회장에 가기 위해 외출 준비를 서두르는 신데렐라의 계모와 두 언니. 신데렐라에게 온갖 잡일을 떠넘기며 문을 나서기 바쁘다. 게다가 말없이 빨랫감을 정리하는 신데렐라를 보며 깔깔대고 놀리기에 여념이 없는데….'
계모와 두 언니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소녀의 이야기 '신데렐라'의 한 장면이다. 신데렐라는 매일 새엄마와 두 언니의 구박에 물을 긷고 불을 때고 요리와 청소, 바느질을 하느라 몸이 건사할 날이 없다. 게다가 '멍청이', '재투성이', '네까짓 게', '너 때문에' 등 새엄마와 언니들이 쏟아붓는 원망적이고 적대적인 언어폭력에 마음의 상처는 점점 깊어만 간다.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에 따르면 과도한 노동을 시키고 언어폭력을 서슴지 않은 계모와 두 언니의 행동은 명백한 정서학대다.
매일 밤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눈물을 훔치는 신데렐라. 과연 그녀를 보호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2014년 영국에서는 신데렐라와 같이 신체적, 성적 학대가 아닌 정서적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을 지켜주는 '신데렐라법'(Cinderella law)이 제정돼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2014년 일어난 가슴 아픈 아동학대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마약에 찌든 엄마 아만다 허친이 고작 네 살인 아들 함자 칸을 방치하고 굶겨 죽게 한 일이 발생한 것. 당시 칸은 너무 말라 9개월 아기 옷을 입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영국에서는 더 강력한 아동학대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끓었고, 이로 인해 부모가 자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거나 친절하게 돌보지 않는 등 정서적 학대까지 최대 1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신데렐라법이 탄생했다.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가헤지는 체벌이나 방임은 물론이고 폭언, 모욕 등 정서적 학대 행위까지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 "정서학대 관한 법 기준 구체화해야"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방지법은 어떨까. 영국처럼 '감정적'인 부분을 민감하게 다루는 정서학대 법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긴 했지만, 이 법에는 주로 신체나 성 학대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 정서학대에 관한 조항은 극히 적다.
아동권리보호 기관 굿네이버스 고완석 과장은 "아동학대 특별법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정서학대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줄 뿐이고 매우 선언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행 '아동복지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살펴보면, 정서학대에 관한 내용은 '아동의 정신건강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한 문장마저도 모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정서적', '해를 끼치는' 등의 표현들이 추상적이고, 정신건강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 행위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개념, 판단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
고완석 과장은 "우리도 가능하다면 정서학대 법이 제정돼야 한다. 우선 선진국처럼 정서학대에 관한 법 기준이 구체화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로 일본의 '아동학대 방지법'은 신체 및 성 학대, 방임 외에도 정서적 학대에 해당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아이에게 위협, 협박을 하는 것 ▲아이를 무시하거나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 입힐 수 있는 언행을 하는 것 ▲다른 형제와는 다르게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 ▲아이 앞에서 배우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 등을 정서학대의 범주에 넣고, 특히 '언어폭력은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너 때문에 내 인생은 엉망이 됐다", "너 따위 죽어도 상관없어" 등이다'는 식으로 자세한 예시까지 들고 있다.
신의진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은 "정서학대에 관한 법을 제정하려면 정서학대의 유형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정서학대의 흔한 형태가 무엇인지조차 잘 모른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GDP가 3배인데, 아동학대 예산은 무려 72배에 달한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흔한 형태의 정서학대 유형을 연구하고 이를 체계화시키기 위한 작업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국장은 "아이들을 위해 정서학대에 대한 법도 엄격할 필요가 있다. 정서학대에 관한 사례를 많이 축적한 다음 구체적인 가이드, 법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정서학대, 신체학대와 동일한 형량 줘야"
미흡한 법 내용과 더불어 적은 형량에 대한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정서학대범에게 최대 3년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반면, 영국은 최대 10년까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 권태훈 팀장은 "영국은 정서학대가 아이들의 정신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법적으로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때려서 멍이 들고, 어디가 부러지고 다치는 등 증거에 기반을 둔 사법처리를 하기 때문에 정서학대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처벌 또한 경미하고 낮다"고 진단했다.
이에 신의진 회장은 "아동에게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 폭력이상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꼭 영국과 형량이 같을 필요는 없으나 정서적 학대도 심각한 경우 성학대, 신체학대와 동일한 형량을 줄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검찰청은 정서학대 사건과는 달리 아동을 숨지게 한 아동학대범에 대해서는 최고 사형을 구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법조인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015년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경찰 및 검찰수사에 들어간 234건의 정서학대 중 형사처벌은 단 5건. 정서학대는 '정서학대와 신체학대', '정서학대와 방임', '정서학대와 성폭행' 등 중복학대에서 간신히 인정되는 실정이다. 대법원 관계자도 "정서학대를 따로 떼어 놓고 분류하긴 힘들다"고 털어놨다.
고완석 과장은 "구체화된 법도 중요하지만, 법조인들도 정서학대가 추후 신체학대, 방임, 성학대와 같이 중복학대로 발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정서학대 인정 범위를 넓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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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모두 보기조*선2017.12.25 23:29
학대의 범위에 대해 좀더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이 필요할거 같아요..그리고 아이에게 정서적 학대라는 것이 개인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육아스트레스와 환경적인 영향도 있다고 보아요.. 아이를 기르는것에 사회와 동네가 함께 키운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맘충이네 몰아붙일것이 아니라 육아스트레스 해소와 육아부담을 줄여주는 사회적인 부분도 필요하다 생각되어 의견적어봅니다
송*나2017.12.25 22:20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
두루뭉술하게 한문장으로 적혀있으니
오히려 정서학대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적용하거나, 남용해서 악용하는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은*김2017.12.25 18:48
맞아요.. 저도 우리 큰 아들,, 정말 수없이 말해도 안 들으면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립니다. 그리곤 해서는 안될 가슴 아픈 말들을 해 놓고,, 미안한 맘에 밤새도록 뒤척인 적도 있었죠..~~ 정서학대...! 그게 저랑은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처음이 어렵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그러니 저 스스로를 토닥이고,, 우리 아이들에게 행여나 아동학대를 하지 않았나 촘촘히 되돌아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어릴적 부무님의 속을 무척이나 썩혀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맞기도 많이했죠.. 내가 엄마, 아빠한테 맞고 자랐으니 우리 아이들도 맞으면서 커야해,,!라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것 같아요.~ 진~~~짜 힘들겠지만 오늘도 참을忍으로 이겨냅시다
이*용2017.12.25 13:46
아이들 정서학대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예방하기 위해서는 누구 한사람이 아닌
국가와 단체 부모에 이르기까지 모두함께 힘써야 하는 일임을 깨닫게 되네여
당신도 학대부모일 수 있습니다라는 글이 내가 내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부모가 아닐까? 여지껏 그러면서 살아온것은 아닌가 생각속에 반성도 해보게 되는거 같아여
법의 개선 뿐만 아니라 학대 가해자가 될수 있는 어른들에게도 전문가의 교육이 필요한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여
강*진2017.12.25 10:18
아이를 위해 많이 노력 해야겠어요 !!
김*향2017.12.25 09:17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아동학대는 해서는 안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폭력만이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것 항상 염두해두어야 할 것 같아요
김*정2017.12.25 09:00
이런글 볼때면 나도 내 소중한 아이에게 혹시 정서학대를? 나도 처벌받아야하는 사람인건가?라는 불안한 생각하게되요
남이 내아이에게 뭐라고하면 기분나빠 펄펄뛰고 어린이집 보내기 무섭다고 호들갑인데
정작 내아이 입장에서는 그런곳 보다 엄마가 더 무서운 존재일지도 모른단 생각하니 마음을 다시 고쳐먹게되네요
나도 내아이 정말 애지중지 키우고싶은데 24시간 같이 지내다보면 이렇게 정서적학대를 알게모르게 하게되는거같아요
그게 내가 부모라는 이유로 학대인가 아닌가 긴가민가 싶은데 아이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저는 정말 많이 반성해야할거같아요
곧 아들둘맘 되는데 지금부터 아이들을위해 제가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원*신2017.12.25 02:54
조금더 아이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말을 가려가면서 해야 겠네요
항상 웃음 가득한 아이를 만들고 싶어요
박*아2017.12.25 00:55
대법원 관계자도 정서학대를 따로 떼어 놓고 분류하긴 힘들다고 하니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거같아요.
아동학대없이 모든 아이가 살기좋은 나라,
아이가 행복한 나라가 되길 희망합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꿈나무입니다♡
이*희2017.12.25 00:12
아이를 키우면서 좋은 말만은 할 수 없는거 같아요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고 엄마의 기쁜 마음이 아이를 따뜻하게 키울 수 있는거 같아요
김*정2017.12.25 00:04
정서적학대 진짜 기준잡기 애매한것 같아요.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정서적 학대를 한건 아닌가 걱정이되네요..아이에대한 학대에 대한처벌은 정말 좀더 촘촘한 처벌이 필요한것 같아요.최근들어 학대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이*연2017.12.24 16:37
기준잡기가 참 애매한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화를 내지 않으면 좋지만.. 정말 한번도 화를 내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 싶고.. 조심해야지 하다가도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상처를 줄수 있는데..인식이 바뀌어야 하는거겠죠??
김*화2017.12.24 12:50
아기의 정서적학대로 인한상처가 훗날 아이자신에게도 그렇지만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한것같아요
최*희2017.12.24 11:34
기사읽으며 그동안의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소중한 아이의 건강한 마음을 위해 항상 조심해야겠어요
박*화2017.12.22 15:13
기사를 보고 반성합니다.
저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정서적 학대를 하고 있었네요..
비교하는말.. 무시하는말.. 실수라도 절대로 하면 안될것 같아요..
박*혜2017.12.22 11:30
아동학대 의무신고자입니다. 신체적 학대 신고했다고 찾아와서 행패 부리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어요. 명백한 증거 없는 정서적 학대로 신고하면 오죽할까요. 기사처럼 법적인 보완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부모를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짜증이 날 때 자칫 아이에게 불똥이 튀기 쉽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함께하는 육아로 주양육자의 육아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가족의 노력, 주양육자의 끊임없는 마음 관리로 정서적 학대 받는 아이들이 없어지길 바랍니다~!
장*정2017.12.22 10:59
저부터 조심해야겠네요 아이가 다 보고 배울테니.. 좋은 부모교육들도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 좋을 것 같네요
권*진2017.12.21 20:03
아이들에게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도록 항상 돌아보고 조심해야겠네요
민*진2017.12.21 17:50
우리나라 법은 ...너무 빠져나갈 구멍도 많고 해석할때도 허술한점이 많은거같아요 ㅠㅠ
황*경2017.12.21 08:42
아동학대에 관한 사회의식, 엄벌 요구를 촉구합니다. 정서학대에 관한 법도 확대하고, 일본처럼 아동학대 예산도 늘려서 학대 유형을 체계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