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서울시 성동구,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등 4개 구 어린이집·유치원이 다른 구와 비교해 많은 유해시설에 노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중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은 주변에 여관·호텔·단란주점 등 위락시설이 70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대학교 황세원·김효진·최정선 연구팀이 한국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 제11권 제2호에 발표한 ‘미취학 아동의 보육 및 교육시설 입지환경에 대한 연구: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서울의 서남부와 동북부에 위치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주변에 유해시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유치원은 888개를 전부 조사했으며, 어린이집은 전체 4380개 중 정원 30명 이상의 국공립 어린이집 861개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 시설 반경 200m 이내에 위치한 건축물의 용도를 구분해 구체적인 입지 현황을 살펴봤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일반시설의 합계가 98%를 넘어 대부분 주변 건축물은 크게 유해하지 않은 환경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경우 200m 이내에 유해시설이 다수 위치해 있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위락시설과 공장시설이 집중된 사례를 선정해 분석했다. 영등포구 A 어린이집의 경우 위락시설이 주변에 20% 가량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주변 347개 건물 중 15.9%인 55곳이 여관·호텔, 4.3%인 15곳이 단란주점 등의 위락시설이 있다.
구로구의 B 유치원은 주변 142개 건물 중 24.6%인 35곳이 공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치원 자체는 준공업지역 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를 조성하면서 함께 설립됐지만, 인근 지역은 공장, 자동차학원, 방치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어 유해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연구진은 “공장에서 발생되는 소음과 분진 등은 유치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성동·구로·금천·영등포, ‘유해시설 인접 어린이집’ 최다
유해시설이 주변이 입지한 어린이집이 가장 많은 구는 성동구,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순이며, 유치원은 금천구, 영등포구, 구로구, 성동구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어린이집 인접 유해시설이 많은 구와도 순위의 차이는 있으나 상위 4개구가 일치함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유해시설에 공장시설이 포함되므로 서남부의 경우 준공업지역이 지정되어 있는 금천구, 구로구에는 공장시설에 인접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다수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동북부의 경우는 창동 준공업지역의 자동차시설이 입지해 있으므로 이러한 점이 반영된 분포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취학 아동이 이용하는 보육·교육시설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주변 환경은 아동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지만 지금까지는 중요한 요소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며, “현재 보육·교육시설 주변 환경에 대해 조사 분석해 문제를 제기하고 향후 보다 나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또한 “아동은 노출되는 주거환경에서 자주 이용하거나 시각적 자극이 많은 것을 동네의 이미지 요소로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무의식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주변 환경에 대한 현황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설립돼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주변으로는 입지를 제한하는 용도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