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터지는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에는 소극적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 심포지엄 열어 예방대책 마련 논의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지는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 자극적인 학대 내용과 아동학대 관련자의 처벌 여부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을 뿐, 피해자인 아동에 대한 관리, 향후 대처 등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동학대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육아정책연구소는 이 같은 문제와 관련해 육아정책 분야의 주요 과제별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27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미래세대 아동, 보호체계 강화에서 창의력 증진까지’라는 주제로 2018 육아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은설 육아정책연구소 기획조정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아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강은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아동의 창의적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환경 조성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토론회에서는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윤혜미 교수(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안재진 교수(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순기 부장(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김호 교수(경인교육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성은현 교수(호서대학교 유아교육학과)가 참석해 주제 발표에 이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 “아동학대 예방위한 현행 법체계와 대응체계 미흡”
김아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에서 헌법 개정을 통한 아동권 수용을 제안했다.
김아름 부연구위원은 “현행 헌법에서 아동과 관련된 조항은 그 명칭이 ‘자녀’로 표현돼 있으며(헌법 제31조 제2항), 양육과 교육영역에서도 법적 주체가 아닌 수동적 역할만 수행하는 ‘교육대상’으로 규정돼 있다. 이런 규정에서 아동권을 유추 해석해 도출하는 정도이지, 아동의 권리보호를 위한 명확한 규정이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아동권리 보장의 근거를 헌법상 마련해 그 기반을 온전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선, 헌법에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명시하고 구체화함으로써 아동의 더욱 적극적인 권리보호가 가능하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 부연구위원은 “보건복지부 관할의 ‘아동복지법’과 법무부 관할의 ‘아동학대처벌법’, 그 외 보건복지부의 ‘영유아보육법’, 교육부의 ‘유아교육법’ 등 아동학대와 관련해 규정하고 있는 법률은 개별 부처마다 규정과 내용의 정도에 차이가 있고 관계가 모호한 점이 있다”며 “약칭 ‘아동학대방지에 관한 기본법’과 같은 하나로 정리한 새로운 형태의 통합된 법체계 형성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아름 부연구위원은 현장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아동학대 범죄와 신고 및 발생건수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예산과 인력, 수요를 따라가기 버거운 인프라는 아동학대 예방이라는 본질적 문제 해결에 다가서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점을 전했다.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단일화(아동보호전문기관 법적 성격에 대한 검토, 컨트롤타워 기능강화), 일반회계예산으로의 전환, 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원에 대한 사법경찰권 부여, 아동학대사건에 대한 신고 및 관리체계의 일원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강화를 제안했다.
특히, “현행 아동학대 대응체계는 그 책임소재를 특정 기관에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지금의 복잡한 체계를 단순화해 권한과 기능을 집중하고 필요한 예산의 마련과 인력의 확충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아동학대 대응체계 공공성 강화 방향은?
이순기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부장은 토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아동보호 공공성 강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지 아동학대 관련 분야 전문가(아동보호전문기관 실무자, 유관기관 공무원, 관련 학자)를 대상으로 델파이조사를 실시한 결과, 43명의 전문가들로부터 5가지 범주 20개의 개선과제가 도출됐다고 소개했다.
아동학대와 관련된 국가정책 및 책임강화, 인프라, 관련기관 및 인력 운영방식, 아동보호 실천과정에서의 절차보완, 수행인력 전문성까지 모든 부문에서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는 것.
이순기 부장은 “개선과제 시급성에 있어 학대피해아동 시설확충(연령별, 특성별)과 아동학대 관련 예산확보 아동보호전문기관 증설 및 인력확충 등과 관련된 내용이 높은 순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동학대 분야 현장전문가들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어 그는 “아동학대 사건이 이슈가 될 때마다 발표된 대책은 현장의 필요와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힘들다. 우리나라 아동학대 예방사업에는 ‘단발성 대책’만 있고 ‘온전한 정책’은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정책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보다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중장기로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미래아동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 중 하나 ‘창의성’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아동의 생존권과 보호권에서부터 미래 세대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까지 폭넓게 다뤘다. 저출산 사회에서 출산도 중요하지만 태어난 아동을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 잘 키울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2030년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아동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일까? 강은진 연구위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30년 미래사회 대비하기 위한 학생 역량으로 창의력, 자기관리, 문제해결력, 협업, 의사도통, 시민의식 등을 제안했다”며 “특히 전문가 델파이 조사에서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공통적으로 미래의 아동에게 필요한 역량 중 하나로 ‘창의성’이 제시된 점을 볼 때 무엇보다 필요한 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은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창의성은 각 나라의 생산성과 혁신성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로서, 마틴경제발전연구소에서 해마다 전 세계의 ‘글로벌 창의성 지수(Global Creativity Index: CG)’를 발표한다. 2015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창의성 지수는 139 개국 중 31위. 기술부문에서 1위인 것과 비교하면 편차가 크다”며 미래사회에서 창의적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은진 연구위원은 김영삼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주요 정책의 방향, 시도교육청의 아젠다 분석, 초등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창의적 역량 향상이 교육의 중요한 목표였음을 확인시켜줬다.
강 연구위원은 창의적 역량 제고를 위해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위해 유치원 만 5세와 초등학교 4학년 만 9세 아동을 대상으로 창의성 검사(창의적 사고력, 창의성향, 창의적 교실 분위기)를 실시한 결과, “제도적 지원이 있는 교육과정우수유치원과 연구학교 아동이 일반유치원이나 일반초등학교 아동보다 창의적 성향이나 창의적 교실분위기의 일부 요인에서 우수했고, 창의적 사고력의 일부 요인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교사와의 인터뷰 분석을 통해 창의적인 기관(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창의적인 기관은 기관장의 리더십, 구성원의 협조, 수업혁신에 노력을 기울이는 교사, 교육과정의 재해석과 재구성, 물리적 환경 개선과 변화, 교사의 격려와지지,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강은진 연구위원은 창의성 증진을 위해 개선할 점에 대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공통으로 창의적 분위기, 창의적 교수학습방법, 교사의 창의적 역량 증진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유치원과 초등학교 아동의 창의력 증진을 위해 중요한 점과 관련해서는 “교사의 창의적 역량이며 이를 가능하게 해줄 창의성 프로그램과 관련 교육 및 연구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아 관련 수업 확산과 전문가의 초빙 등 창의적 수업을 위한 타 학제 전문가의 인력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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