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저는 30년 넘게 하루 24시간, 주 7일, 휴일과 명절도 없이 아이들과 살고 있지만, 주 5일 하루 8시간 일하는 공무원 중 급여가 가장 적은 공중보건의 1년 차보다도 급여가 적습니다. 그룹홈 사회복지사들은 주는 것만 먹고 생계만 하는 개, 돼지가 아닙니다. 마지막 봉사의 심정으로 단식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안정선 (사)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5월 1일부터 7일간 진행되는 어린이주간 첫날, 단식을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지난 4월 9일부터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위치한 광화문 1번지에 ‘아동그룹홈의 정상화와 차별철폐’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안 회장은 “3주 넘게 천막농성을 하며 온갖 호소와 애걸을 해도 힘없고 배경 없는 우리의 처절한 외침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약한 자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인 자기를 갉아 먹어 호소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단식농성에 들어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아동그룹홈 종사자 급여는 적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그룹홈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인식에 절망감을 나타냈다.
안정선 회장은 “2004년 법제화 이후부터 국가에서는 그룹홈의 사회복지사들을 시설종사자로 관리하며 공무원과 같은 처벌규정을 두고 감독하고 있으나, 지원은 같은 아동복지시설인 대규모 양육시설과 차별하고 있다. 그룹홈은 최저생계비 수준에서 15년간 기재부 사무관이 호봉도, 직급도 없이 매해 임의로 지정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룹홈은 대규모 양육을 탈피해 가정형으로 아동을 돌보는 가정형 양육시설이다. 사회복지사와 상담치료사가 7명 이하의 아이들과 함께 작은 가정을 이루고 사는 곳이다. 종사자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젊은 사회복지사가 들어와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아동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이 좋은 어른과 함께 하는 것이란 것을 인식하고, 좋은 어른들이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게 해 달라. 그룹홈이 없어지고 아이들이 다시 대규모 양육시설에 보호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안 회장은 “사회복지사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과 비정상적인 그룹홈 운영 상황 개선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단식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