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데 100% 정답은 없다
아이를 키우는 데 100% 정답은 없다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8.10.18 14: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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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공동의 목표로 아이 키우기
아이들은 부부갈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위협을 느낀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부부갈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위협을 느낀다 ⓒ베이비뉴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부부가 되어 함께 살면서 갈등을 겪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고 흔한 일이다. 또 아이를 낳은 후에는 아이의 양육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갈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부가 항상 평화롭고 사랑하는 모습만 보이고 싶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발생한다. 육아에서 부부 갈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유아에게는 부부갈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이자 정서적 위협으로 느껴진다. 또한 갈등상황에 있는 부모는 자신이 느끼는 어려움 때문에 자녀에게 반응적이지 않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자녀를 양육하게 된다. 이는 유아의 행동장애, 불안, 공격성을 포함한 아동의 부적응 문제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 유아는 부부갈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어느 한 해, 유아 외부 숲활동 체험부스에서 유아들 활동을 도운 적이 있다. 자연물로 만들기를 하는 부스였는데, 체험부스 앞에서 계속 머뭇거리고 있는 유아가 있어서 나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며, 아이가 하고 있는 활동을 함께 살짝 같이 거들었다. 그러자 부모가 “저는 아이의 작품에 절대 손을 대지 않아요” 하며 정색을 하며 나를 가로막았다.

자녀 작품 활동의 의도를 최대한 존중하려는 부모의 교육 철학인 것 같았다. 내가 아이 작품에 손을 댄 것에 매우 불쾌함을 나타내기에, 그럼 다시 하라고 체험부스용으로 준비된 잘라진 용지를 주었다. 그랬더니 "저는 크기를 제한해주지 않아요, 너 마음대로 오려서 써"라고 하며 잘라지지 않은 A4용지 크기 한 장을 통째로 가져다가 자기 아이에게 가져다주는 것이다.

유아의 작품에 성인의 의도를 주입시키지 않고, 공간이나 크기 등을 한정하여주지 않는 게 유아교육적으로 적절하다. 그러나 나는 이런 부모의 태도를 보며, 안타까움이 생겼다. 그것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조정능력,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대한 태도이다.

부모들이 범하는 오류가 자신의 육아원칙이나 철학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감정이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일으키는 갈등 문제이다. 위의 에피소드와 같이 문제 상황을 다루는 것이나,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고전적 육아방식과 대립하면서 겪는 갈등, 부부가 육아문제로 겪는 갈등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육아원칙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키는 오류이다.

◇ 아이는 부모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을 배운다

요즘은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육아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아이교육에 있어서 준전문가 수준의 유아교육이론을 갖고 있는 부모들도 많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고 교육방식이 있다. 교육이론도 다양한 교육이론학자가 있는 것처럼 아이를 키우는 데 절대적인 것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육아원칙으로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약간 어긋났다고 해도 타인과 감정적으로 대립하거나 맞서지 않고 한 발 양보할 수도 있는 것이 더욱 사회적인 기술을 발휘하는 부모의 모습이다.

서양의 어느 학자가 “Good enough Mother”라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육아 원칙에서 조금 어긋나기도 하고, 교육이론과 조금 달랐다 하더라도 기본을 충실히 지키면서 키우면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이 말은 한편으로 100퍼센트 정답이 있는 육아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기의 육아방식을 고집해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적당히 중재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여 한 발 양보하며 키우는 것이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비유에 적당할 것 같다.

아이들은 부모가 부부 간에, 타인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 과정을 보고 자라고, 또 그렇게 행동할 것이기 때문에, 편안한 방식으로 순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배운다.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생각이 다를 때 어떻게 서로 조정해 나가는지를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은 교육적 원칙을 일방적으로 고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

◇ 부부갈등에 더 취약하고 영향을 많이 받는 남편

연구에 의하면, 부부관계가 지지적인 원만한 관계이면 아버지는 긍정적인 양육행동을 보이지만, 부부관계가 불만족스러우면 자녀양육에도 소홀하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배우자와 협력적인 관계가 형성되면 아버지는 배우자를 부모역할 수행을 위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지각하게 되어 아버지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부부의 결혼만족도에서 아빠는 아내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만약 부부가 100을 기준으로 약 30 정도의 낮은 결혼만족도를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내보다 남편은 더 많은 영향을 받고 행동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남편은 자신을 무력하다고 느끼며 자녀에 대하여 무관심한 태도와 행동으로 표현하는 등 부부 갈등이 있을 때 아내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자녀 및 가족에게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

예를 들어, 불만족이나 갈등상황에서 남편은 자녀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심리적 편견으로 자녀의 중요한 행동적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여 자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육아에 있어서 갈등상황을 오래 지속할수록 아이들에게 아빠의 부정적인 영향력도 오래 갈 것이기 때문에 갈등해결을 위해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자 의지를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가정에서 엄마로서의 역할이 더 크고, 더 지혜롭게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을 주도해 나가야 할 수도 있다.

결혼만족도가 높은 남편이 육아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거나 육아를 함께 하는 것이 유아 발달에 긍정적인 가정이다. 부부갈등 해결 방식의 문제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부모의 갈등 해결방식을 바라보면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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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love**** 2018-10-18 15:20:38
아내로 엄마로 역할이 참 크게 느껴지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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