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탄탄한 기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수기] 탄탄한 기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 강석우 기자
  • 승인 2010.12.10 11: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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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행복체험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보건복지부(장관 진수희)는 지난 26일 서울시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총 622편의 출품작 중 최종 11편(대상 1편, 우수상 10편)을 선정해 시상했다. 

 

다음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김서연(여, 서울시 강북구) 씨의 수기 전문이다.

 

우수상 수상한 김서연 씨의 수기 전문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탄 김서연씨와 그 가족 ⓒ김서연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우리아이 행복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탄 김서연씨와 그 가족 ⓒ김서연

 

열 달 뒤면 너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을 주었던 우리 아가.


우리를 만나기 위해 열 달 동안 잘 참아 준 것에 감사하고, 좁은 엄마의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라주어서 감사하고,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안겨주어 감사하고, 엄마보다 몇 배나 더 큰 고통을 이겨내고 무사히 우리 품에 안겨준 것에 감사한다.


하루하루 기쁨으로 살아가는 기적을 준 우리 아가야…


우리는 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단다.


품에 안기도 조심스럽던 우람이가 벌써… 15개월이 되었다.


아기는 그저 먹여주면 잘 먹고, 재워주면 잘 자고 달래주면 울음도 금방 그치는 줄 알았다.


8년이 넘도록 소아과에서 일을 하면서 초보엄마에게 열성으로 가르치며, 아기로 인해 고민과 걱정하는 엄마들에게 위로를 하며 내 아이는 정말로 잘 키울 것 같다는 자부심으로 여러 엄마들의 우상이 되었던 나인데…


배운 지식을 통틀어 우람이 에게 쏟아 부었지만 우람이는 교과서대로 따라와 주지 않았다.


기저귀 한번 갈기가 레슬링 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목욕 시키며 정작 나는 땀범벅이 되어도 맘 놓고 샤워 한번 못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잠 못자는 우람이 껴안고 짜증도 많이 내고, 수유거부, 이유식거부 할 땐 화가 나고, 고함지르며 울 땐 너무나 피곤해지고, 늘지 않는 몸무게로 인해 걱정도 되고, 변 색깔이 변하면 오두방정을 떨며 이리저리 물어보고, 육아 발달사항 검색해보려 밤새 인터넷을 뒤져본다.


엄마…


엄마가 되는 건 이렇게 힘든 거구나.


엄마가 되어서야 엄마란 없어선 안 될 존재임을 나도 우람이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우람이 엄마가 되기 전에는…


누가 나한테 토하고, 내 급소를 때리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을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는건 상상을 못했다.


누가 아플 때 대신 아파 줄 수가 없어서 가슴이 찢어진 적도 없었다.


그토록 작은 존재가 그토록 많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내가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될 줄 결코 알지 못했었다.


내 자신이 엄마가 되는 것을 그토록 행복하게 여길 줄 미처 알지 못했었다.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을 갖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몰랐었다.


그토록 많은 감정들을… 내가 우람이 엄마가 되기 전에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그 기쁨과 아픔. 그 경이로움.


그 성취감을 결코 알지 못했었다.


우람이 엄마가 되어보니…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인지 알게 되었고, 새벽2시에 깨어나 우유 달라며 앙앙 울어대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수유하고,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방귀를 뀌어도 행복하고, 더러운 똥이 손에 묻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온갖 성질부리며 얼굴을 할퀴어도, 머리끄댕이를 잡아 당겨도 웃을 수 있었다.


기저귀 발진이 생겨서 똥꼬가 빨개지면 우람이의 쓰라린 똥꼬 보다 더 마음 졸이고, 우람이의 이유식으로 인해 좋은 것만 먹이려는 마음으로 영양사가 되었고, 혹시나 입에 안 맞아 안 먹을 때면 그 보다 더 좋은 재료를 찾아내며 나 자신은 밥을 거른 채 우람이의 식단에만 신경 썼다.


질질 흐르는 콧물에 걱정하며 맨손으로 닦아내는 것쯤이야!!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아파도, 허리가 끊어질듯 아파도 잠 못 이루는 우람이를 위해 등에 업고 서 있어야 했고, 나약한 나였는데도 어깨가 내려앉는 고통에도 서서 잠들 수밖에 없는 강한엄마가 되었다.


행여나 모기에 물리까봐 기나긴 여름밤 밤잠 설치며 너를 지켜야했고, 너의 신체에 모기물린 자국을 발견 할 때면 자책 하며 너에게 진정한 사랑을 쏟아냈다.


따뜻한 분유만 먹는 고약한 성질을 다 받아주며 먹는 도중에 땡깡을 부리면 부리나케 분유를 데워서 다시 먹이시는 고생에도 한번 도 얼굴 찡그리는 일이 없었다.


우람이가 신나서 춤을 출 땐 그 어떤 날 보다 환한 미소를 보이게 되었고, 미소 한방 날려주면 힘든 것이 힘든 줄 모른다며 너스레를 떨며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소중한 내 아들 라며 팔불출이 되곤 했다.


밥을 먹을 때에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눈은 우람이에게로 꽂혀있고, 빨리 먹기 위해 밥알만 입안에 가득 넣어 쑤셔 넣기 바쁘고, 항상 우람이 침으로 범벅이 된 얼룩 묻은 옷을 입게 되고, 목소리 큰 엄마는 마음 놓고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없었다.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없었고, 늦도록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없었다. 화려한 화장은 커녕 립스틱 한번 바르지 못했고, 참으로 게으른 엄마도 집을 치우게 되었다.


장난감에 걸려 넘어지고, 아기동요를 배우게 되고, 자장가를 개사해서 불러주고, 아빠 밥 챙겨주는 것보다 우람이 이유식에 더 신경 쓰게 되고, 예방 주사 접종시기에 악착같이 맞춰대며 우람이가 깰까봐 언제까지나 두 팔에 안고 있었고, 단순한 웃음에도 그토록 기뻐하게 되었다.


우람이 엄마가 되어보니… 슬픔보다 기쁨이 더 많았고, 힘들어도 행복하였고, 우람이를 위해, 나 자신을 더 아끼게 되었다.


나는 우람이 보호자이니까…


나는 우람이 엄마이니까…


엄마는 너로 인해 세상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고, 너로 인해 함박 웃는법을 배웠고, 너로 인해 아낌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며, 너로 인해 행복이 무엇인지 배웠다.


방긋 웃는 그 미소 하나만으로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로 인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매순간 순간이 감동 그 자체였다.


너무나도 부족한 엄마와 아빠에게 찾아와주어서 너무 고마운 사랑하는 우리 아가.


너에게 늘 완벽한 엄마 아빠가 되어주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우람이가 엄마 아빠에게 늘 감동이 되어주는 것처럼 우리는 늘 너에게 든든한 기둥이 되고 늘 사랑을 주며 너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줄게.


- 가족의 나무 -


아빠랑 엄마랑 긴 연애 끝에 (애정)이라는 화분을 가지고 ,
아빠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사랑)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엄마가 가지고 있는 지극한 (정성)으로 씨앗을 뿜고,
엄마와 아빠는 (기다림)으로 열매가 맻혀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소중한 우리의 새싹이 피어나고,
(희망)이라는 봉우리를 가진 우람이가 태어난다.
(기쁨)과 (감동)으로 풍성한 나무가 되고,
(미움)과 (슬픔)의 꽃잎은 싹둑 잘라버리고,
(가족)이라는 널따란 들판에 옮겨 심고,
(행복)과 (화목)이란 열매가 피어나고 ,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깊은 뿌리 아빠(송윤석)와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는 나뭇가지 엄마 (김서연)로
탄탄한 기둥 (송우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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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ys**** 2011-04-30 17:34:00
엄마가..
되고서야 보이는 것들.. 느껴지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정말

sc**** 2010-12-13 12:25:00
공감합니다
정말 엄마가 되어보니 쉬운게 아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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