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학원 '뺑뺑이', 괜찮은가요?
초등학교 1학년 학원 '뺑뺑이', 괜찮은가요?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18.12.1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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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놀이의 중요성

Q. 저희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유치원보다 일찍 끝나는 초등학교 탓에 본의 아니게 학원 '뺑뺑이'를 돌고 집에 옵니다. 제가 일을 하니 학원을 안 다니고 집에 일찍 와서 있는다고 해도 할머니랑 놀아야 하고, 친구들도 모두 학원을 다니니 결국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놀고 싶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잠자리에 누우면서도 더 놀고 싶어서 아쉬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짠합니다. 아이가 자라는 데 공부와 놀이가 밸런스를 맞춰야 잘 자라줄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놀 시간이 없네요. 이렇게 키워도 괜찮을까요?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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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왜 우리나라 아이들은 놀 시간도 없이 공부하러 학원에 가야 하게 되었을까요? 공부를 잘 하게 하기 위해서 학원을 보내시는 건가요? 아이를 혼자 놀도록 내버려두지 못하는 엄마의 불안 때문에 이런저런 학원에 다니는 것은 아니지 한번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원해서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돈낭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 놀이는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기표현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살펴봅니다. 아이들은 어른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도 합니다(경우에 따라 할 수도 있지요. 요즘 아이들은 말을 참 잘해서요). 아직 인지가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신의 무의식이나 전의식 단계의 감정을 의식적인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놀이’입니다.

또한 아이들은 자기 마음속의 여러 가지 갈등을 놀이상황에서 구체적인 인물이나 사건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아이들의 놀이에서 전투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이지요. 자기 마음속의 공격성이나 충동성, 불안을 놀이에서는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놀이로 표현하지 못하면 마음속의 갈등이 쌓여 일상에서 부적응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지요.

놀이는 자기에게 위협을 가해온 장면을 아동이 극복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차 사고를 보고 놀란 아동이 이후 놀이상황에서 자동차를 충돌시켜보는 놀이를 반복하는 것을 통해 안전한 장면에서 사고를 재현함으로써, 이전의 외상경험을 새로운 안정된 정서로 바꾸어놓을 수 있습니다.

◇ 선택은 아이가 하도록 합시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였거나, 학원의 분위기나 선생님이 좋으면 그럴 수 있지요. 하지만 원하지 않는 학원을 억지로 다니도록 하는 것은 돈도 아깝지만 아이와의 관계도 나빠지는 지름길입니다.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고,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절충하도록 합시다.

◇ 바쁘더라도 하루에 한 시간은 아이와 놀아주세요

하루 종일 학원 뺑뺑이를 돌고 저녁에 집에 와서 밥 먹고 씻고 잠이 들어야 한다면, 아이는 엄마와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시간이 없겠지요. 그래서 유치원 선생님한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한 지인의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어렵고 힘들었던 감정을 털어놓을 대상이 없게 됩니다. 그것이 마음속에 남아 문제행동을 표현될 수도 있고요.

그러므로 저는 반드시 하루에 한 시간은 얼굴을 보고 놀아주는 시간을 갖도록 권합니다. 자녀의 연령과 관계없이 하루 단 5분 '핸드폰을 끈 채'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함께하라는 '퀄리티 타임(Quality Time)' 이론도 있지만 하루에 5분은 아이가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아서요.

한 시간이 힘드시면 10분이라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놀이는 엄마와 아동 사이에 좋은 관계를 맺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하셔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고 솔직히 털어놓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함께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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