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난 사람] 새누리당 현영희 국회의원
지난 19대 총선에선 유아교육계 최초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30여 년간 유아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면서 치열하게 살아온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앞으로 저출산 문제와 함께 대두된 유아교육 및 보육 문제에 중점을 두고, 4년간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각오를 하고 있는 현 의원을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신관 의원실에서 만났다. 그녀의 진솔하면서도 당찬 포부를 들어보자.
<대담> 소장섭 편집국장
소장섭 : 늦었지만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드린다. 유아교육계 최초의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으셨다. 유아교육계의 기대가 매우 큰 것 같다. 국회에 입성한 소감이 어떤가?
현영희 : 감사하다. 유아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만큼 유아교육이 기초교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교육의 중요성과 어려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비, 처우개선 등을 호소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아무리 소리쳐도 메아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단 생각을 했고 법을 입안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국회의원이 되고나니 감회가 새롭다.
소장섭 : 초선 의원으로서의 기개가 엿보인다. 하지만 국회 개원 한 달이 돼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 원 구성은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의원님께서 활동하실 상임위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염두하고 계실 것 같은데.
현영희 : 희망상임위원회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다. 항상 소신대로 움직이는 편인데, 출마할 때부터 이미 마음을 정했다. 또 여성가족위원회를 겸임위원회로 생각하고 있다. 보좌진도 교과위와 여가위를 염두하고 꾸린 상태다.
소장섭 : 마음을 굳히고 만반의 준비를 하신 것 같다. 그동안 부산유치원총연합회장을 역임하는 등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면서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국회에 입성하면 ‘이건 반드시 내가 해내고 말겠다’라는 생각도 있을 텐데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현영희 : 유아교육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유아교육은 초중등교육의 일부였다. 유아교육과 초중등교육은 아이들의 발달 특성에서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아교육을 위한 별도의 법률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현장과 학계가 함께 유아교육법을 준비해 통과시킨 경험이 있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사들의 교권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 모든 교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마음껏 자신의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도록 떨어진 권위를 회복시킬 계획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한다. 열정을 갖고 소신 있게 일하기도 힘든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이원화된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다. 3~5세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모두 돌볼 수 있는 중복적인 요소다. 유보통합이 쉽지는 않겠지만, 일원화를 통해 보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 다만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청회든 토론회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유보통합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
더불어 임신, 폭력 등으로 인해 소외된 아이들이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으며 생활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인가 대안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도 구상 중에 있다. 현재 이 아이들은 제도권 밖에 있는 미인가 대안학교로 보내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장섭 : 유보통합을 말씀하시는 걸 보니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5세 누리과정’에 대해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다. 정부는 내년에 3~4세까지 누리과정을 확대할 계획으로 관련 공청회도 열었다. 즉, 3~5세의 교육과 보육의 통합이 된다는 것인데, 이러한 흐름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현영희 : 0세 영아는 보육과 교육 중 보육의 비율이 100%로 돌봄에 신경을 썼다면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점차 교육의 비중이 확대된다. 특히, 3~5세는 교육과 보육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기로, 이때 유보통합이 이뤄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중복(어린이집 0~5세, 유치원 3~5세)된 연령에 대해서는 유보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이때 교사의 질적 제고 및 교사 연수가 동반돼야 한다.
대신 보육이 우선되는 영아를 위한 영아전담어린이집을 따로 운영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복되는 연령에 대해서는 유보통합을 이루고, 돌봄이 필요한 영아에 대해서는 따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소장섭 : 보육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유보통합이 필수요소라는 말씀인 것 같다. 그리고 작은 것부터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말이 유독 와 닿았다. 현재 성급한 정책 추진 등을 이유로 무상보육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무상보육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
현영희 : 있는 사람에게 20만원은 아무것도 아니다. 진정한 복지는 여러 가지로 여건이 어려운 사람이 살기 좋게 만드는 것 아닌가? 어려운 사람에게 40만원을 주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원을 안 해주면 그게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취약계층에게 더 많이 지원하는 선별적 복지가 아직 우리 현실에선 옳다는 생각이다. 질적으로 업그레이드 한 후 양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도 늦지 않다.
이번 무상보육도 마찬가지다.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에게는 시설과 아이 모두 합쳐 75만 5,000원(만0세 기준)의 지원을 해주는 반면,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는 10~2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니 집에서 키워야하는 0~2세 마저 시설에 보내지고, 대기 아동 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이를 보고 정부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시설 확대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엄마의 돌봄이 필요한 0~2세 만큼은 집에서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아무리 시설에서 잘 돌본들 엄마가 돌보는 것만 하겠나.
소장섭 :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엄마가 직접 돌보는 게 가장 좋다는 건 알지만,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의원님께서도 세 자녀를 키우면서 계속 일을 하신 워킹맘들의 선배이시다. 엄마와 아내, 직장인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워킹맘들을 대변해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실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현영희 : 워킹맘이 되려면 남편이 도와줘야만 가능하다. 남편에게 미리 협조를 구해 남편이 많은 부분을 도와줘야만 워킹맘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남편이 많은 부분을 도와줬다. 그러나 셋째를 출산하고 나서는 많이 힘들었다. 결국 교사로서 일을 하는 것보다 자식교육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퇴직을 선택했다. 하지만 나 같은 여성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내가 유치원을 설립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0~2세 영아는 엄마가 직접 키워야 한다. 엄마와 아이간의 신뢰감과 애착관계가 형성되는 시기이고, 모유수유를 통한 정서적인 안정감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들이 아이를 낳고 다시 일터로 나서야 한다. 아이가 2세가 될 때까지는 엄마가 직접 돌볼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기간을 확대하고, 엄마가 받던 월급의 70%까지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시설이 아닌 엄마에게 직접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수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소장섭 :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들의 처우가 상당히 열악하다. 그래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현영희 : 어린이집 교사나 유치원 교사를 보면 젊은 사람이 많은데, 그들의 소득을 보면 저소득층 수준도 안 된다.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월급이 60만 원까지 차이나고, 유치원도 사립과 공립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대학을 나와도 공립과 사립의 대우가 다르다는 게 문제다. 교사들에게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직장이다. 직장인에 대한 기본적인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나?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교사의 수준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교사 교육(연수) 자체를 체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말이다. 적어도 2년 이상은 교사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돼야 하는데 6개월 만에 교사가 되는 등 문제가 많다. 교사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만들고 싶다. 공립과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각각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질적 수준이 차이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싶다. 교육과정과 보육과정의 통합과 함께 교사제도도 하나의 틀을 만들어 운영하며 그에 따라 근무환경 개선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장섭 : 교사의 질적 향상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 불법 리베이트,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잇따라 터지며 부모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아동학대 방지 및 권리보장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원님께서도 특별위원회에 합류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현영희 : 학대의 근본적인 문제는 부모들이 제대로 된 부모교육을 받지 못한 데 있다. 그동안 발표된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가장 많은 학대가 이뤄지는 곳은 집이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습관적으로 신체적 학대는 물론 정신적ㆍ사회적 학대가 집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은 실수를 하는 게 당연하며,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 인지발달은 물론 정서발달도 실수한 경험을 통해 습득하고 이뤄지는 것이다. 0세라고 자존심이 없는 게 아니다. 단지 표현방법이 울고 옹알이하는 것밖에 없을 뿐이다.
학대는 부모-교사-사회인식 순으로 개선돼야 한다. 부모교육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힘든 현실이다. 부모가 되기 전, 부모가 된 후에도 끊임없이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 시ㆍ도 차원에서 부모교육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교과부에 건의할 생각이다. 부모가 바로 서야 아이가 바로 서고, 아이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 문제의 경우, 처우문제도 있겠지만 교사의 자질 문제라고 본다. 교사론을 보면 교사는 성직자관, 전문직관, 노동직관 등 3가지 입장에서 일을 한다. 처우 개선도 물론 중요하지만, 교사는 무엇보다 성직자관이 우선돼야 한다. 사랑과 봉사, 희생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학대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시설장의 철학이 매우 중요하다. ‘장사를 할 것이냐’와 ‘교육을 할 것이냐’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육하는 데 있어 사업적으로 접근한다면 제제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한 법안 마련에도 힘쓰겠다.
소장섭 : 유아교육계 출신 최초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하실 일이 무척 많으신 것 같다. 다소 민감한 문제인 유보통합부터 부모교육, 아동학대 예방 등 임기 내내 바쁘실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임산부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 보육ㆍ교육 종사자 등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영희 : 옛날에 비해 정책이 많이 좋아졌다. 저출산 문제, 여성의 결혼 기피 현상 등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 시설 모두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중심이 돼야 제대로 된 정책이다. 잘못된 것은 빨리 수정해 바로잡고, 아이의 행복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자. 국민이 있기에 국회의원이 있는 것이며, 국민들이 잘 살게 해달라고 우리를 이 자리에 세운 것이다. 그 생각을 갖고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하루하루를 가치 있게 보내 4년을 알차게 채우겠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테니 지켜봐 달라.
4세 아이를 둔 직장맘입장에서 엄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교사의 자질, 교육 내용 이런게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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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유치원을 보내야할지 아니면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 1년 더 다녀야 할지..
어린이집은 공립도 많은 반면 유치원은 초등학교 병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대분이 사립이라서, 원장님의 재량권이 많은거 같아요.
이 때문에 유치원에서 원비 이외에 지출해야하는 비용이 워낙 다 다르게 되는 거 같구요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옮길 수도 없고..
통합과정이 된다면 이런 부담에서 많이 자유로워질텐데요..
그 전에 통합과정이 이뤄지려면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