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넉 달 만에 무상보육 '대혼란'
선별적 무상보육 회귀 움직임 일자 시민단체 반발

전 계층 무상보육이 시행된 지 넉 달 만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방정부와 협의하지 않는 채 정책을 실행하는 바람에 예산 고갈 사태를 맞은 것이다. 이렇게 무상보육정책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에서는 선별적 무상보육으로 회귀할 방침까지 내비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무책임한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며 들고 일어섰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보육협의회, 참보육 실현을 위한 전국보모연합(준),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다함께 중부지회, 사회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은 6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정부의 무상보육 후퇴를 규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무상보육 예산을 전면적으로 확충해 약속대로 실행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90% 이상의 보육이 민간시장에 맡겨진 현 상황에 등장한 무상보육에 대해 선거용이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보육에 대한 공공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하지만 준비 없이 시작된 0~2세 무상보육은 재정뿐 아니라 '직장맘'과 '전업맘'을 대립시키고, 부모와 교사의 협력관계를 훼손시키는 등 불안한 보육현장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만 남긴 채 선별적 지원으로 후퇴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는 어린이집을 다니지도 않고 있는 재벌가의 아이 이야기로 무상보육을 후퇴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를 시행할 수 있도록 재벌들에 대한 부자증세를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며 "미래 사회의 질을 결정지게 하는 보육정책을 단순히 재정문제에 휩싸여 휘둘릴 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된 무상보육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육 공공성 확보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도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보육 공공성에는 무상보육과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이라는 양 날개가 힘차게 움직여줘야만 공공성이 강화되고 질적으로 발전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돼야만 공적 재원이 개인·민간 주머니로 새어나가지 않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돌보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은 "무상보육 시행 불과 몇 달 만에 지자체의 재정부족을 이유로 철회하겠다는 건 이명박 정부가 보편적 복지를 실행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는 꼴"이라며 "정부가 책임을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하고 마치 복지정책 때문에 지방재정이 바닥난 것처럼 말하는데 4대강과 같은 불필요한 정책을 펼치니 지방재정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무상보육 정책이 후퇴하지 않도록 국회가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3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 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장미순 씨는 “정부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재정을 왜 우선순위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장 씨는 “정부가 공공성 운운하면서 선별 지원을 말하는데 선별적 지원에 해당하는 소득 상위 30%라고 해도 실제 상위 1~2%를 제외하고는 실제 여유 있는 중산층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의 무상보육 정책을 후퇴하는 것으로 정부는 후퇴할 생각 말고 전면 무상보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도 같은 날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획재정부 0~2세 무상보육 재검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보육 재검토는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기획재정부 김동연 2차관은 “재벌가의 자녀들에게까지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는 현재의 전면 무상보육 정책이 공정 사회에 맞는 것이냐”며 “고소득층에게 가는 보육비를 줄여 저소득층에게 양육수당을 더 주는 것이 오히려 사회정의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전 계층 무상보육에서 선별적 무상보육으로 회귀하겠다는 것.
반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정당들은 정부의 예비비와 추경예산 등을 투입해 무상보육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피력하는 등 이제 시행된지 넉 달 밖에 되지 않는 무상보육정책은 대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무상보육정책을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사이 부모들의 근심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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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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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워2012.07.07 08:20
넉달만에...
얘기가 나온지는... 시행하고 바로인것 같아요.
그때부터
까*로2012.07.07 07:18
ㅠㅠ
참 이런 기사 씁
대**스2012.07.06 20:58
참 씁쓸하네요
진짜 양날개를 달아 확실한 보육정책이 되려면 국공립 기관의 확충도 무시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