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범’ 서울의 숙제? “보육의 질은 교사 노동환경과 직결”
‘전국 모범’ 서울의 숙제? “보육의 질은 교사 노동환경과 직결”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4.26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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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시의회 공보육 공공성과 서비스 질 정책토론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양적성장에 있어 전국 모범이 되는 서울시 공보육, 23일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에서 서울시 공보육의 과제를 논의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양적성장에 있어 전국 모범이 되는 서울시 공보육, 23일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에서 서울시 공보육의 과제를 논의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 위치한 어린이집은 3만 9171개. 이 중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9.2%를 차지하는 3602곳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서울시 어린이집 6008곳 중 24.7%인 1481곳은 국공립어린이집이다. 이용아동의 비율도 35.1%로 전국 대비 2배 정도 높다.

서울시 공보육의 방향은 시설 확충을 넘어 보육 서비스질 향상으로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3일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은 서울시 보육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하고 향후과제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영실 의원(중랑1)이 좌장을 맡고, 김송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보육팀장과 최은영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의 발제 후, 이한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정미경 서울시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부회장·서진숙 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공동사업단 단장·변경옥 서울시 사회서비스혁신추진반장·이미숙 서울시 보육담당관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공보육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에 전문가 모두 동의했다. 질적인 확대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로 다수가 ‘보육교사의 노동환경 개선’을 짚었다. 교사의 근무환경이 보육의 질과 직결하기 때문이다. 

김송이 팀장은 부모가 느끼는 교사 근무조건 만족도보다 교사 본인이 느끼는 만족도가 낮다는 점을 들어 본질적이고 실질적인 노동환경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은영 교수는 보육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교사 근무여건 개선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학습기회 확대, 업무 집중도 증대, 직무성과 보상 구조 구축 등을 제안했다.

서울시 공보육의 과제를 논의한 23일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에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이 참석해 자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시 공보육의 과제를 논의한 23일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에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이 참석해 자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보육교사 노동환경 개선 위해 노동감수성 재고·노동주기별 정책 마련”

‘서울시 보육정책의 성과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송이 팀장은 서울시 공보육의 성과를 지리적 접근성 제고와 교사 전문성 향상으로 정리했다.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부모의 일·가정 양립, 아동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으로 교사들도 보육교사 근무환경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무시간과 업무량, 휴가나 휴직 사용, 역량강화 지원에서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부모 조사결과와 비교했을 때 만족도 점수가 차이가 나고, 상대적으로 만족도 응답이 낮게 나타났다. 교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김 팀장은 “보육교사는 서비스 질의 핵심요소”라며, 역량 강화나 노동환경 개선이 질 향상에 주요한 요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사회서비스원 설립도 이런 맥락에 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보육교사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서울시가 정부보다 진일보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보조교사 지원이나 소통방 운영은 보완적인 측면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보육교직원 노동환경 실태를 분석했을 때도 보육교사의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점을 인용하며 보육교직원의 노동감수성을 재고하고, 노동주기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서울보육 공공책임제 시행을 위한 보육정책 추진계획’에서 보육교직원 노동기본권 보장을 세부정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정책들이 노동환경과 관련한 기준안을 마련하는데 그치고 있어 확산과 적용에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구·동별 지역균형성을 고려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영유아기 전연령을 포괄하는 국공립어린이집 운영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충북대 최은영 교수는 23일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에서 서울시 공보육의 과제로 교사의 노동환경 개선을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충북대 최은영 교수는 23일 열린 정책토론회 ‘서울시 공보육의 공공성과 서비스 질, 향후과제는?’에서 서울시 공보육의 과제로 교사의 노동환경 개선을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보육서비스 품질향상 핵심은 '교사'… 소진 예방하고 승진 체계 만들어야”

최은영 교수는 “저출산·고령화에 처한 한국사회는 돌봄 영역에 대한 요구는 늘어나지만 가족이 갖는 돌봄 역량은 떨어진다는 딜레마가 있다”면서, 한국 복지의 특징을 ‘민간시장과 위탁방식에 대부분 의존해왔다는 점’으로 설명했다. 국가가 복지 욕구를 인지하기 전까지는 민간 탁아소나 복지관이 그 역할을 떠맡아왔고, 이들은 위탁관계로 존재한다는 것에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최 교수는 사회서비스의 구조를 ‘국가와 이용자, 기관 간 3자관계’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복지는 “여태까지 국가가 이용자에게 무엇을 해주겠다 결정하면 공급자는 뒷받침할 뿐”이었다며 동등하지 못한 3자관계를 지적했다. 공급자의 역할을 세우지 않으면 서비스 질은 높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보육서비스의 품질평가를 위해 평가인증을 도입했다. 최 교수는 “평가인증 항목은 물리적인 기준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는 품질평가의 잣대는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품질평가의 핵심은 교사에 있다”며 교사에 대한 투자는 곧 보육서비스 품질향상과 직결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교사를 양성하고, 교사 대 아동비율을 낮추고, 교사 근속연수를 높여야 품질향상으로 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교사가 현장에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업무소진을 예방하고 업무스트레스를 경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교사 직종 중 상대방과 계속 같이 있는 시간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 보육교사”라며 “한국의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은 선생님의 업무과중을 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교수는 “직무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보상으로 연결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래 일해서 뭐 할건지’가 없어 교사들은 평가인증 시즌이 오면 그만 둔다”며 “운영자 역량 훈련 투자 개념의 중간관리자 사다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회서비스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육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규모의 경제’가 효과 있는 규모를 찾는 작업을 사회서비스원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한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와 서진숙 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공동사업단 단장은 아동을 주체로 하는 보육정책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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