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보육현장,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가 답"
"아수라장 보육현장,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가 답"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9.09.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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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8일 제4회 전국보육노동자 한마당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28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네 번째 전국보육노동자 한마당의 핵심 퍼포먼스 장면.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낮 12시 열린 네 번째 전국보육노동자 한마당의 핵심 퍼포먼스 장면.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네 번째 전국보육노동자 한마당의 핵심 퍼포먼스 장면.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낮 12시 열린 네 번째 전국보육노동자 한마당의 핵심 퍼포먼스 장면.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아동의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보육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동권이 보장되는 보육현장을 만들기 위한 첫 단추,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를 제안합니다!”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라고 적힌 상자를 한 사람씩 가지고 무대에 나와 탑을 쌓는다. 탑은 곧 뻥~ 하고 찬 발길에 쓰러져 내렸다. 2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네 번째 전국보육노동자 한마당의 핵심 퍼포먼스 장면.

풍물놀이로 시작을 알린 이날 행사는 100여 명의 보육노동자를 포함한 부모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보육한마당의 주제는 ‘나는 존중받는 중입니다.’ “아이는 행복하게 자랄 권리, 교사는 행복하게 일할 권리, 부모는 행복하게 키울 권리”라는 구호를 다 함께 외치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들은 아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근본적인 보육정책의 변화를 위해 ‘보육교사 대 아동비율의 전면 축소’ 시행을 주장했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나와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 싹을 틔우자는 의미에서 참석한 어른들의 머리에 새싹 머리핀을 꽂아줬다. 배경음악으로 ‘모두 다 꽃이야’라는 노래를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불렀다.

이날 행사는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교사회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 ▲어린이집상담전문밴드가 주최·주관했으며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어린이집상담전문밴드 ▲장애아동지원교사협의회 ▲정치하는엄마들 ▲참보육을 위한 부모연대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의 단체가 후원했다.

◇ “보육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 아니다”

교사 대 아동 비율 전면 축소의 싹을 틔우자는 의미에서 아이들이 어른들 머리에 새싹머리핀을 꽂아줬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의 싹을 틔우자는 의미에서 아이들이 어른들 머리에 새싹 머리핀을 꽂아줬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현재 교사 대 아동비율 안에서 양질의 보육을 담당하라고 하고, 인권이 살아 있는 보육을 하라고 한다. 보육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 아니다. 8시간 혹은 그 이상의 대면보육, 잠깐 눈 돌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 교사들은 초인적인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일상을 그만 했으면 좋겠다.”

박영혜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교사회 전체대표의 현장 발언이다. 20년 차 교사인 박 대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 마주치며 보육하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갔으면 좋겠다. 교사 대 아동비율을 낮추는 것만이 그 해답은 아니지만 조금 더 나은 보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 대 아동비율 축소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보육교사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한 해를 보내고 있을까. 이현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 대표지부장은 이날 투쟁발언을 통해 “매년 매월 걸려오는 상담의 내용은 조금씩 바뀌지만 어린이집 생활만큼이나 규칙적이고 동일하다”면서 시기별 상담주제를 설명했다.

“3·4월에는 아이 적응문제로 부모 항의, 원장과 동료 교사와의 갈등, 5월에는 과도한 행사 및 신학기 때부터 축척된 초과근무로 피로감 호소, 6월~8월엔 물놀이 행사를 비롯해 휴가 문제, 9월~12월 행사로 인한 초과근무 및 부모상담으로 인한 갈등, 1·2월에는 해고.”

이 지부장은 보육교사들의 강도 높은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돌봄 또한 효율을 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3월부터 실시되는 보육지원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이 지부장은 “연장보육 교사 인력수급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원장이든 보조교사든 누구든 담임을 할 수 있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기존의 교사들이 채울 수 있다는 (개편) 내용에 식겁을 했다. 매번 정부의 신박한 말장난에 웃음을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지부장은 “우리 교사들은 바보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 시작한 일이지만 아이들을 좋아하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에 많은 교사들이 365일 몸과 마음을 다쳐가며 버티고 버티다 떠나간다. 좋은 교사가 없다고 탓하지 말고 지금 현장이 그런 교사들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설계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들과 같이하는 부모님이 있어 현장에 희망이 있다"며, "함께 목소리 내보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 “보육정책 만들 때 현장 소리를 듣는 이가 없다”

이현림 보육지부 대표지부장은 보육교사들의 강도 높은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함께 목소리 내보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이현림 지부장은 보육교사들의 강도 높은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함께 목소리 내보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해마다 늘어나는 보육예산,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보육 정책, 보육교사 16년 차인데 보육현장은 왜 16년 동안 그대로 멈춰 있을까요?”

어린이집상담전문밴드를 운영하는 16년 차 문경자 보육교사의 현장발언 질문에 주변이 조용하다. 문 교사는 그 이유에 대해 “보육정책을 만들 때도 누리과정을 만들 때도 현장 소리를 듣는 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문 교사는 보육교사 쉴 권리와 관련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현재 교사 대 아동비율은 초과보육까지 최대치로 올려두고 보조교사 투입해서 다 맡기고 쉬라고 한다”는 것.

“보조교사는 3개반당 한 명이고, 4시간 근무, 보육 보조업무를 하시는 분이다. 매뉴얼도 없는 보조교사, 대체교사들은 보육교사 휴게시간 보장하려 돌아가며 이 반 저 반을 한 시간씩 투입돼 봐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휴게시간을 가질 수 없는 구조인 것을 잘 알고 있는 복지부가 당사자들끼리 보육 현장 안에서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교사 대 아동비율 낮추고 보육교사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다면 휴게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것.

연대발언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저출산 위기와 원아 수 감소에 대한 전망은 계속 나오는데 왜 한 명의 교사가 감당해야 할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느냐”고 의아해했다.

이어 “영유아들과 외출하고 씻기고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재우고 심지어 교육활동까지 도맡는 노동의 강도를 가늠한다면, 돌봄노동의 가치를 존중한다면, 아동인권의 보장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교사 대 아동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동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하라”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도 아동 인권보장을 위해 교사 대 아동비율을 지금 당장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도 아동 인권보장을 위해 교사 대 아동비율을 지금 당장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그 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공운수노조,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서도 연대발언을 통해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에 힘을 실었다.

끝으로, 보육공공성실현과 인권보육현장 실현을 위한 제4차 전국보육노동자한마당 선언문을 낭독을 통해 보육공공성 확보를 위한 요구안과 인권보육현장 실현을 위한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에는 공공성 확보를 위해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보육기반 예산을 OECD 평균 규모로 확대하라 ▲보육노동자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을 수립하라 ▲보육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인권보육 현장 실현을 위해서는 ▲상시적인 대체인력 위해 전국의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인력풀을 직영으로 즉각 전환하라 ▲아동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사 대 아동비율 전면 축소하라 ▲CCTV설치와 운영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라 ▲보육시설 내 노동인권 교육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다섯 살 아이 엄마 가수 임정득 씨가 나와 부모로서 보육교사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공감했다. ‘땡큐’, ‘상상하자’, ‘벨라 챠오’, ‘나의 노래는’ 등을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보다 나은 보육 현장으로 개선돼 아이와 교사와 부모가 행복하길 응원했다. 

다섯 살 아이 엄마 가수 임정득 씨는 부모로서 어려운 현실에 놓인 보육교사들의 상황을 적극 공감하며 보다 나은 보육 현장으로 개선 되길 노래와 춤으로 응원했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다섯 살 아이 엄마 가수 임정득 씨는 부모로서 어려운 현실에 놓인 보육교사들의 상황을 적극 공감하며 보다 나은 보육현장으로 개선되길 노래로 응원했다.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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