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서 자리를 양보받은 적이 몇 번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핸드폰을 보면서 양보를 해주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노약자 자리의 할머니들이 이리 와서 앉으라며 자리를 양보해주셨는데, 임산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어요.”(서울 강남구 이미영 씨)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임산부 체험 행사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06년부터 개최된 임산부의 날 행사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했다. 임산부의 날은 모자보건법에 따라 제정된 날로,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 기간 '10개월'이란 의미를 더해 10월 10일로 정했다. 이번 행사는 ‘예비엄마가 행복해지는 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임산부 입장에서 우리 사회의 배려 인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은 임산부 배려 문화 캠페인 설문조사 이벤트를 비롯해 ▲메시지 트리 ▲임산부 배려 인식 퀴즈 ▲임산부 체험 ▲SNS 인증샷 이벤트 등으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 ‘늘 배려받고 있다’는 임산부, 156명 중 단 7명뿐
먼저 ‘임산부의 날 기념 임산부 배려 문화 캠페인 설문 이벤트’라는 주제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임산부가 얼마나 배려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서는 ‘때때로 배려받고 있다’라는 항목이 전체 스티커를 붙인 시민 156명 중 120명이 선택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반면 ‘늘 배려 받고 있다’라는 항목은 단 7명에 불과했다.
특히 ‘임산부에게 어떠한 도움(배려) 및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서는 스티커를 붙인 174명의 시민들 중 72명이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정서적 어려움 이해’를 뽑았다. 이어 ▲대중교통 자리 양보(48명) ▲임산부 우선 업무처리지원(35명) ▲교통비·주차비 할인 혜택(10명) ▲임산부 전용 주차장(9명) 등 순이었다.
서울 여의도동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한 육아맘은 “대중교통 자리 양보를 선택했다”면서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 있던 적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아직까지 사람들이 임산부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당신의 부른 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다음으로 메시지 트리 프로그램은 임산부라서 겪었던 애로사항, 서러운 사연, 격려와 응원 등 메시지를 작성하는 이벤트였다. 눈에 띈 메시지는 “예비맘님! 당신의 부른 배가 세상에게 가장 아름다워요”, “예비엄마와 예비아빠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기원합니다”, “임산부님들 10개월 동안 많이 힘들고 지치고 걱정도 많으시겠지만 부디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서 힘내세요” 등이 있었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퀴즈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퀴즈는 O/X로 진행됐는데, 정답을 맞춘 시민들에게는 몽당씨앗연필과 텀블러가 선물로 증정됐다.
끝으로 무대 앞쪽에서는 임산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기자가 직접 임산부 체험에 나섰다. 임산부 체험 세트를 입자마자 몸이 무거워지고 숨이 찼다. 10분 정도 입고 있었는데, 피곤함을 느꼈다. 또한 임산부복을 입고 수면양말 신어보기를 도전했는데 쉽지 않았다. 잠깐이었지만 임산부의 몸으로 지낸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편 이날 시민 참여 프로그램 이외에도 ▲임산부 배려 홍보영상(웹툰) 시청 ▲임산부 배려 토크 버스킹 ▲가수 서영은의 축하공연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그동안 임산부 배려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 온 기관 및 개인에게 대통령표창과 국무총리표창 등이 수여됐다. 대통령 표창에는 한길의료재단 한길안과병원이 수상했다. 국무총리 표창에는 조정봉 부산교통공사 기술본부 팀장, 김광준 중앙대학교병원 교수, 김숙자 소아청소년병원 원장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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