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부모의 태도, '맥락적 경청'이란?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부모의 태도, '맥락적 경청'이란?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1.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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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아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해주세요

경청이란,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상대의 말을 그저 단순히 들어주는 것은 낮은 수준의 경청일 뿐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경청은 상대의 말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가를 파악하면서 듣는 ‘맥락적 경청(Contextual Listening)’이라고 할 수 있다. 맥락적 경청은 상대의 의도와 감정, 배경까지 헤아리면서 듣는 것을 뜻한다. 많은 부모들은 경청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프로그램 즉, 부모 효율성 훈련 프로그램을 만든 미국의 심리학자 토머스 고든은 "대부분 부모는 아이에게 문제가 일어났을 때 '명령과 지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명령과 지시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는 경고, 위협, 비난, 비판, 욕설, 빈정거림, 묵살 등의 방법을 쓰고, 그나마 이성적으로 대처할 때는 충고, 해결책 제시, 훈계, 설득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고 했다. 또, 부모가 아이의 잘못을 찾으려고 할 때는 캐묻기, 심문하기, 분석, 진단을 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의사소통 방식은 결국 아이를 변화시키고 싶은 부모의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맥락적 경청'을 아십니까? ⓒ베이비뉴스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맥락적 경청'을 아십니까? ⓒ베이비뉴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에게 접근한다면 아이는 도리어 부모의 말을 경청하지 않게 될 것이다. 아이는 자신의 문제나 생각을 그대로 인정받고, 공감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의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공감하는 '맥락적 경청'이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맥락적 경청을 하려면 먼저 아이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으며,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문제는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은 후, 그 생각에 공감해주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 '맥락적 경청'하다 보면 적어도 부정적인 의사소통법 벗어날 수 있을 것

예를 들어, 길에서 자신에게 달려드는 강아지를 보고 놀라 서럽게 우는 아이에게 "뚝 그쳐! 빨리! 사람들이 계속 쳐다보잖아! 왜 자꾸 울어?"라고 다그치고 꾸중할 것이 아니라, 울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는 것이 먼저다. "많이 놀랐지? 강아지가 무서웠구나"라고 말이다. 이런 부모의 말 한마디에 아이는 부모에게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 아이가 서러운 듯 더 크게 울더라도 울음을 그치라고 재촉하지 않는다면 그칠 것 같지 않던 울음도 이내 진정될 것이다.

또 다른 상황을 한 가지 더 가정해보자.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키가 작다고 놀림을 받았다. 아이는 마음이 상한 채 집에 돌아왔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문제를 즉각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넌 아빠를 닮아서 언젠가는 키가 클 거야. 그러니까 그때까지 우유를 많이 먹으면 돼"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아이의 반응은 어쩐지 부모의 기대와 어긋난다. 정작 아이는 친구들에게 놀림당해 속상한 마음을 공감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어쩌면 "작은 키 때문에 친구가 무시해서 아주 속상했구나"라는 말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식사 중 벌어진 갈등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엄마가 아이 밥 위에 냉이 반찬을 올려줬다. 아이는 "나 냉이 안 먹어. 시금치 줘"라고 말했다. 엄마는 아이가 편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안돼. 그냥 먹어"라고 말하며 반강제로 냉이를 먹였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을 한번 진정했다면 "냉이 싫은데, 엄마가 밥 위에 냉이를 올려주니까 더 안 먹고 싶었구나"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엄마가 이렇게 말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준 엄마에게 "응"이라고 대답했을 것이고, 이어 엄마가 "그런데 냉이도 시금치만큼 영양이 풍부한데"라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전달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읽었다는 듯 "그럼 다음에는 냉이 올려주고, 그다음에는 시금치 올려주고, 그다음에는 냉이 올려주고, 이렇게 번갈아서 해 줘"라고 대답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이의 편식 습관도 부모가 화내지 않고 아이 스스로 결정하게끔 하면서 바로잡을 수 있다. 물론 의사소통의 방법은 변수가 많다. 그래서 '맥락적 경청'만으로 아이의 마음이 바뀔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대화의 시작이 경청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실천해본다면, 적어도 부정적인 의사소통 방식에선 멀어질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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