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국회토론회 거부한 복지부
피해자 병원비 보험문제조차 해결책 마련 안해

정부가 원인미상 폐질환 사망 원인을 가습기살균제로 발표한지 어느 덧 13개월. 임신부, 영유아 등 피해자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나 기업은 서로 책임을 떠넘길 뿐 피해자들에 대한 어떠한 보상이나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피해자단체 등이 정부 측 입장을 묻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참석을 거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의원, 이언주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 심상정 의원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교실,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시민위원회,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에 대한 정부와 업계, 전문기관의 해결 방향을 듣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토론자로 참석한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감염병관리센터장은 “현재 의학전문가들이 참여한 판정위원회에서 그동안 질병관리본부에 접수된 민원 181건에 대해 관련 영상기록을 확보해 각 사례별로 가습기살균제 관련성을 분석하고 ‘관련 있음’, ‘관련 없음’, ‘판단 불가’ 세 가지로 판정하고 있다”며 “오는 28일 마지막 판정위원회를 소집하고 그 결과를 늦어도 10월 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권 센터장은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모임으로 접수된 사례 174건은 분석시간이 필요해 올 연말쯤 돼야 할 것 같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정규직 역학조사관을 늘리는 한편, 제도가 보완이 되면 이와 유사한 일이 더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피해자들의 피해 보상 등에 대해서는 관련부처와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중증폐질환 원인은 여러 가지로 경증과 중증의 구분도 어려운데 화학물질에 의한 건강영향이란 걸 어떤 기준으로 관련성을 판단할지 의문”이라며 “질병의 원인과 양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양상만을 보고 판단하면 중증 이외의 많은 사례들을 놓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판정위원회의 구성과 판정기준 등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질병관리본부의 판단결과 ‘관련 있음’의 경우는 어떤 대책이 마련되고, ‘판단 못함’이나 ‘관련 없음’의 경우 추가적인 조사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이 없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그 문제까지 책임질 수 있는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토론회에 질병관리본부가 아닌 복지부의 참석을 요청했는데 복지부가 이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환경부 화학물질과 이율범 과장은 “가습기살균제 사고 후속대책으로 방향제·탈취제 등 생활용품 원료물질의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 제품제조에 좀 더 안정성을 높이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화학물질의 유해성과 위해성 관리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예용 소장은 “얼마 전 토론회에서 현재의 화평법은 완제품을 관리하지 못하고 1톤 이상 제조 수입되는 경우만 대상으로 하는 등 구멍투성이기 때문에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누누이 있었음에도 환경부는 여전히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법률센터 정남순 변호사는 “정부의 입장은 현행 법률에는 보상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 법률이 없다고 보고 가습기살균제 이외에도 시멘트공장으로 인한 진폐 환자 발생, 산업단지 공단으로 인한 피해 등에서도 동일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며 “이것을 법률의 문제라고 한다면 국회가 그 부분에 대해 관심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국회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 변호사는 “현행 환경정책기본법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피해를 원활하게 구제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할 책무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해구제에 대한 대책 미수립은 법적 근거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언주 의원은 “성장위주의 정책을 추진해오면서 한국기업의 도덕적 해이의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규제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며 “화학물질이 생활용품으로 제조돼 쓰였을 때 안전관리 어떻게 할 것인지, 또 이번 피해사례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의 판결위원회 구성과 판정기준 등은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 자료들은 각 관련부처에서 의원실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 장동만 씨는 “딸을 먼저 세상을 떠나보내고 중증의 아내를 간병하느라 현재 생업도 뒷전으로 하고 간병에 매달리고 있는데 병원비와 생업에 종사하면서 간병할 수 있는 대책이라도 세워 달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커녕 병원비 보험 혜택도 전혀 되지 않는데 보험처리 문제를 확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복지부에서 확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센터장은 “피해보상 등에 관한 것은 절차와 위계에 따라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확답을 하기는 곤란하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최예용 소장은 “피해문제에 대해 정부가 인정했는데 그럼 정부가 먼저 보상을 해주고, 가해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면 기업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런 내용을 담은 것이 환경피해보상법인데 환경부와 복지부는 이러한 대책과는 무관한 내용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은 “화학물질 피해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본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될 경우 일단 먼저 보상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화학물질 피해보상제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용품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면밀히 살펴 필요한 법을 만들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한 장하나 의원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환경 상 건강피해가 발생하면 더 늦기 전에 신속히 구제하는 환경피해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 심사 때 긴급구호기금 등을 반영하거나 건강보험안에서 피해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등 해결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피해 문제는 10월에 열리는 국정감사 때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은 다음달 8일 보건복지부 국감과 24일 환경부 국감 때 가습기살균제 이슈를 다루기로 했다. 특히 국회 복지위는 복지부 국감 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5명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참고인으로, 옥시레킷벤키저 사장과 옥시싹싹 원료공급업체인 한빛화학 대표는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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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공2012.09.21 22:17
가습기 살균제..
아직까지도 해결이 안되다니..
보험비 마저..
보험이 안된다면 병원비 장난이 아닐텐데..
보상은 커녕 보험까지 안된다면 어떻게 살아가라고